푸른병원 김상규 원장 "대학병원서도 환자 보내는 화상·재건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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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 전성시대 (15)
"중화상 입은 임신부도 치료받고 무사히 출산"
대구·경북 유일 화상 4차병원…흉터수술 가장 많이 하는 의사
치료비 못 내는 환자 위해 직접 후원자 찾아 나서기도
"중화상 입은 임신부도 치료받고 무사히 출산"
대구·경북 유일 화상 4차병원…흉터수술 가장 많이 하는 의사
치료비 못 내는 환자 위해 직접 후원자 찾아 나서기도
김상규 푸른병원 원장(사진)은 2002년 3월 대구 상인동에 10병상 규모 프라인외과의원을 열었다. 대구·경북 지역에 처음 생긴 화상 클리닉이었다. 대학병원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던 화상 환자들이 동네의원으로 몰렸다.
김 원장은 화상 치료에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치료 후 흉터로 고생하는 환자를 보며 한계를 느꼈다. ‘화상 치료와 재건 치료를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근 의대 성형외과 교수를 초빙해 흉터 재건수술을 배웠다. 얼굴에 화상을 입은 환자의 눈을 뜨게 하고, 굽어진 환자의 관절을 폈다. 전국에서 화상 흉터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의사가 됐다.
환자가 늘수록 아쉬움이 커졌다. 외과 내과 마취과 등을 모두 갖춘 병원이 돼야 죽어가는 중증 화상 환자를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은 “동네의원으로도 잘되는데 왜 쓸데없는 부담을 지려 하느냐”며 말렸다. 여윳돈도 많지 않았다. 손수 쓴 사업계획서를 들고 은행을 다니며 병원 지을 돈을 빌렸다. 2006년 9월 대구 대명동에 7층짜리 70병상의 푸른병원 문을 열었다.
병원이 됐지만 한계는 있었다. 일부 보호자는 “이렇게 작은 병원에서 환자를 살릴 수 있겠느냐”며 환자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2013년 병원을 키워 대구 태평로로 옮겼다. 160병상, 14층 규모가 됐다. 의사만 10명이 진료한다. 김 원장은 푸른병원을 “대학병원에서도 환자를 보내주는 화상 분야 4차 병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화상 치료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른병원은 대구·경북지역에 하나뿐인 화상전문병원이다. 이 지역에서 화재 폭발 분신 등의 사고가 나면 환자는 모두 이 병원으로 온다. 감전으로 화상을 입어 대학병원에서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고 판정받은 환자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걸어나갔다. 중화상 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태롭던 32주차 임신부가 무사히 치료를 받고 출산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9월 전신의 92%에 화상을 입은 환자가 실려와 치료를 받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며 “지난해 전국 생존 화상 환자 중 가장 상태가 심했을 것”이라고 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다 보니 어려움도 많다. 중환자실은 늘 적자를 면치 못하지만 환자를 위해 열어두고 있다. 돈이 없어 치료비를 못 내는 환자도 많다. 이들의 치료·재료비 등을 모으기 위해 직접 후원자를 찾아나서는 일도 흔하다. 그는 “아이들이 화상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국가와 기업에서 소아화상후원재단 등을 세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기술을 배우러 오는 의사에겐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 김 원장은 “의사들이 최신 화상 치료법을 배우면 환자도 올바른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병원의 의료기술을 익힌 의사들이 문을 여는 화상병원이 늘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화상 재건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을 세울 것”이라며 “수년 내 제주에 푸른병원 문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전문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우수병원입니다. 복지부로부터 난도 높은 질환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인증받은 전국의 병원 111개가 전문병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대구=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김 원장은 화상 치료에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치료 후 흉터로 고생하는 환자를 보며 한계를 느꼈다. ‘화상 치료와 재건 치료를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근 의대 성형외과 교수를 초빙해 흉터 재건수술을 배웠다. 얼굴에 화상을 입은 환자의 눈을 뜨게 하고, 굽어진 환자의 관절을 폈다. 전국에서 화상 흉터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의사가 됐다.
환자가 늘수록 아쉬움이 커졌다. 외과 내과 마취과 등을 모두 갖춘 병원이 돼야 죽어가는 중증 화상 환자를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은 “동네의원으로도 잘되는데 왜 쓸데없는 부담을 지려 하느냐”며 말렸다. 여윳돈도 많지 않았다. 손수 쓴 사업계획서를 들고 은행을 다니며 병원 지을 돈을 빌렸다. 2006년 9월 대구 대명동에 7층짜리 70병상의 푸른병원 문을 열었다.
병원이 됐지만 한계는 있었다. 일부 보호자는 “이렇게 작은 병원에서 환자를 살릴 수 있겠느냐”며 환자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2013년 병원을 키워 대구 태평로로 옮겼다. 160병상, 14층 규모가 됐다. 의사만 10명이 진료한다. 김 원장은 푸른병원을 “대학병원에서도 환자를 보내주는 화상 분야 4차 병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화상 치료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른병원은 대구·경북지역에 하나뿐인 화상전문병원이다. 이 지역에서 화재 폭발 분신 등의 사고가 나면 환자는 모두 이 병원으로 온다. 감전으로 화상을 입어 대학병원에서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고 판정받은 환자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걸어나갔다. 중화상 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태롭던 32주차 임신부가 무사히 치료를 받고 출산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9월 전신의 92%에 화상을 입은 환자가 실려와 치료를 받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며 “지난해 전국 생존 화상 환자 중 가장 상태가 심했을 것”이라고 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다 보니 어려움도 많다. 중환자실은 늘 적자를 면치 못하지만 환자를 위해 열어두고 있다. 돈이 없어 치료비를 못 내는 환자도 많다. 이들의 치료·재료비 등을 모으기 위해 직접 후원자를 찾아나서는 일도 흔하다. 그는 “아이들이 화상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국가와 기업에서 소아화상후원재단 등을 세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기술을 배우러 오는 의사에겐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 김 원장은 “의사들이 최신 화상 치료법을 배우면 환자도 올바른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병원의 의료기술을 익힌 의사들이 문을 여는 화상병원이 늘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화상 재건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을 세울 것”이라며 “수년 내 제주에 푸른병원 문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전문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우수병원입니다. 복지부로부터 난도 높은 질환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인증받은 전국의 병원 111개가 전문병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대구=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