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 사로잡은 국내 영화 촬영업체
지난해 4월 개봉한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인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국내에서 일부 분량을 촬영해 화제가 됐다. 영화 제작사인 마블 스태프들의 ‘손과 발’이 된 곳이 영화 및 광고 프로덕션 서비스 회사인 미스터로맨스다. 촬영은 물론 장소 물색 및 섭외, 일정 관리, 현장 통제 등을 도맡았다.

심세윤 미스터로맨스 대표(사진)는 “수십개 업체가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다”며 “2011년 창업 후 쌓아온 촬영 경험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회사가 강한 체질을 갖추도록 많은 투자를 했다”고 했다. 회사 내에 컴퓨터그래픽(CG)팀, 편집팀 등을 갖췄다. 촬영을 이끄는 PD도 일감을 딸 때마다 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으로 뽑았다. 저가 수주를 위해 비용 절감에 목을 매는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심 대표는 “국내 영화 촬영 수준도 미국 못지않게 뛰어나다”며 “자금의 한계를 극복하는 ‘창의적인 발상’에 할리우드 인력들이 혀를 내두르더라”고 강조했다.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RC카(무선조종 자동차)에 소형 카메라를 달아 추격전을 찍는 방식을 예로 들었다.

미스터로맨스는 해외 제작사의 구애를 받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워쇼스키 자매가 찍는 미국 드라마 ‘센스8’의 국내 촬영을 맡는다. 심 대표는 “미국에서는 그동안 많이 등장했던 일본이나 중국 대신 한국을 촬영지로 고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광고에서도 실적을 거두고 있다. 업계에서 짧은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 라인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스터로맨스가 광고대행사 이노션과 함께 찍은 ‘기아차 K5 디젤’ 광고는 높은 연비를 재밌게 표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었다. 미스터로맨스 매출은 2011년 21억원에서 지난해 약 80억원으로 증가했다.

심 대표는 “1980~1990년대 출간된 국내 소설과 만화 중 해외를 겨냥해 영화화할 만한 것이 많다”며 “문화 한류의 주역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