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속의 비상장사] 박수경 듀오 사장 "조건 등급표·성혼사례금 없어…'연못남녀' 누구든 오세요"
젊은이들 사이에 ‘듀오’라는 이름은 낯설지가 않다. 그게 최대 강점이다. 하지만 1위 기업을 따라다니는 ‘구설수’도 없지 않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등급표’가 그중 하나다. 직업군과 학력 등에 따라 1~10등급으로 나눈 표다.

16일 서울 강남 듀오 본사에서 만난 박수경 듀오 사장(사진)은 “이것은 명백한 오해”라며 억울해 했다. 그런 등급표는 존재하지도 않고, 만들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애초에 회원 각자의 요구와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정형화한 등급표를 만들 수 없다는 것. “많은 분이 자기 조건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몇 등급인지, 어떤 등급의 사람을 만날 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하지만 듀오에는 등급표가 없습니다. 누군가 임의로 만든 것이 마치 듀오 것인 양 돌아다닌 것뿐입니다.”

등급표뿐 아니라 성혼사례금도 없다고 한다. 애초 정성한 고문이 창업한 배경이 ‘성혼사례금을 노린 마담뚜의 말 바꾸기와 거짓 정보’였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상류층 자제들만 특별히 우대한다는 얘기도 편견이라고 했다. 박 사장은 “주요 고객은 결혼과 연애에 의지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들”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도 미래 성장을 위한 나름의 복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듀오웨드 △서비스아카데미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것.

웨딩컨설팅을 담당하는 듀오웨드는 듀오로 만나 결혼에 성공한 회원들이 ‘결혼 준비도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늘면서 2002년부터 시작하게 됐다. 전체 매출의 23%가량을 차지한다. 2006년에 시작한 서비스아카데미는 웨딩플래너 등의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전체 매출의 3~4% 수준이다.

매출 기여도는 미미하지만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분야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자문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박 사장은 “오랜 시간 결혼과 부부생활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다 보니 가끔 부부상담 출산상담 등이 들어온다”며 “결혼 출산 교육 노후준비 등 인생 주기별로 겪는 고민을 종합적으로 컨설팅하는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