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창업 꿈꾸는 엄마들 "두 번째 인생 사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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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엄마를 위한 캠퍼스' 2기 참가자들 창업 계획 소개
평소 관심사·육아 경험 녹인 사업 아이템 눈길
평소 관심사·육아 경험 녹인 사업 아이템 눈길
"인생 얼마나 길어요. 좋아하는 일 해야죠. 요즘 제2의 인생을 사는 기분이에요."
꽃을 좋아한다는 이은영씨(41)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 자신감이 넘쳤다. 이 씨는 지난 2월 10년동안 근무했던 정보기술(IT) 컨설팅회사에 사표를 냈다. 좋아하는 꽃으로 생각해둔 사업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였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꽃 이야기에 소녀같이 웃는 이씨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엄마였다.
25일 서울 강남 구글 캠퍼스 곳곳에선 어린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씨처럼 창업가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여성들은 아이를 달래며 발표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돌이 안된 아기를 안고온 초보 엄마들부터 학부모라는 말이 익숙한 엄마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2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지난 3월부터 총 9주에 걸쳐 구글 캠퍼스 서울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엄마를 위한 캠퍼스' 과정을 이수했다. 엄마를 위한 캠퍼스는 육아로 창업의 꿈을 미루고 있었던 엄마 아빠들의 창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선 지난해 7월 처음 시작돼 22명이 1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중 약 70%가 현재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2기 참가자들은 이날 프로그램 마지막 세션으로 열린 '데모데이'에서 창업 계획과 프로그램 성과 등을 발표했다. 행사엔 투자자와 구글 임원, 멘토 등이 참석했다.
이씨는 스토리텔링을 통한 꽃 판매 서비스인 '플라토리'를 소개해 멘토들의 호평을 받았다. 꽃을 선물하는 목적에 따라 꽃말 등을 이용한 스토리텔링을 적용해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선물용 꽃의 수요는 줄고 있지만 취미나 인테리어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꽃 공동구매와 셀프키트, 레슨 서비스 등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이외 이날 소개된 사업 아이템은 참가자들의 육아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들이 많았다. 대학생 베이비시터 사업과 유아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등엔 참가자들이 아이를 키우며 느낀 고민들이 녹아있었다.
멘토들은 참가자들의 고충에 공감하며 경험에서 나온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현장에서 본 비슷한 사업 사례들을 언급하며 제품 가격은 물론 타깃층, 기술, 인력, 마케팅 전략 등 사업 전반에 걸쳐 냉철한 시각으로 의견을 냈다.
이씨의 발표를 들은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대표는 "꽃 배달 업체에 투자했다가 크게 실패한 사례가 있어서 관심있게 봤다"며 "시장은 잘 잡았지만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춘다면 사업 타깃을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잡는 게 더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연소 참가자인 양효진 씨(27)는 육아용품 모음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양씨는 스타트업 마케팅 부서에 일하며 오랫동안 창업의 꿈을 키웠다.
양씨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 전반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아이가 많이 어린데도 구글에서 돌보미 서비스를 지원해준 덕분에 편하게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발표를 끝낸 양씨는 7개월 된 딸을 품에 안고 다른 참가자들의 얘기를 경청했다.
구글 캠퍼스 서울은 이날 발표장에 아이가 놀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참가자들이 발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돌보미가 아이들을 대신 봐주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이씨는 "9주동안 멘토들의 질문을 받고 답을 찾아가면서 창업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며 "정규 프로그램은 끝났지만 참가자들과 지속적인 스터디 모임을 갖고 도움을 얻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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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꽃을 좋아한다는 이은영씨(41)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 자신감이 넘쳤다. 이 씨는 지난 2월 10년동안 근무했던 정보기술(IT) 컨설팅회사에 사표를 냈다. 좋아하는 꽃으로 생각해둔 사업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였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꽃 이야기에 소녀같이 웃는 이씨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엄마였다.
25일 서울 강남 구글 캠퍼스 곳곳에선 어린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씨처럼 창업가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여성들은 아이를 달래며 발표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돌이 안된 아기를 안고온 초보 엄마들부터 학부모라는 말이 익숙한 엄마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2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지난 3월부터 총 9주에 걸쳐 구글 캠퍼스 서울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엄마를 위한 캠퍼스' 과정을 이수했다. 엄마를 위한 캠퍼스는 육아로 창업의 꿈을 미루고 있었던 엄마 아빠들의 창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선 지난해 7월 처음 시작돼 22명이 1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중 약 70%가 현재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2기 참가자들은 이날 프로그램 마지막 세션으로 열린 '데모데이'에서 창업 계획과 프로그램 성과 등을 발표했다. 행사엔 투자자와 구글 임원, 멘토 등이 참석했다.
이씨는 스토리텔링을 통한 꽃 판매 서비스인 '플라토리'를 소개해 멘토들의 호평을 받았다. 꽃을 선물하는 목적에 따라 꽃말 등을 이용한 스토리텔링을 적용해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선물용 꽃의 수요는 줄고 있지만 취미나 인테리어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꽃 공동구매와 셀프키트, 레슨 서비스 등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이외 이날 소개된 사업 아이템은 참가자들의 육아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들이 많았다. 대학생 베이비시터 사업과 유아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등엔 참가자들이 아이를 키우며 느낀 고민들이 녹아있었다.
멘토들은 참가자들의 고충에 공감하며 경험에서 나온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현장에서 본 비슷한 사업 사례들을 언급하며 제품 가격은 물론 타깃층, 기술, 인력, 마케팅 전략 등 사업 전반에 걸쳐 냉철한 시각으로 의견을 냈다.
이씨의 발표를 들은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대표는 "꽃 배달 업체에 투자했다가 크게 실패한 사례가 있어서 관심있게 봤다"며 "시장은 잘 잡았지만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춘다면 사업 타깃을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잡는 게 더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연소 참가자인 양효진 씨(27)는 육아용품 모음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양씨는 스타트업 마케팅 부서에 일하며 오랫동안 창업의 꿈을 키웠다.
양씨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 전반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아이가 많이 어린데도 구글에서 돌보미 서비스를 지원해준 덕분에 편하게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발표를 끝낸 양씨는 7개월 된 딸을 품에 안고 다른 참가자들의 얘기를 경청했다.
구글 캠퍼스 서울은 이날 발표장에 아이가 놀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참가자들이 발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돌보미가 아이들을 대신 봐주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이씨는 "9주동안 멘토들의 질문을 받고 답을 찾아가면서 창업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며 "정규 프로그램은 끝났지만 참가자들과 지속적인 스터디 모임을 갖고 도움을 얻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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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