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조선업계에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임직원들의 근무여건 개선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선 떨어질 대로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권 사장은 지난 4월 현대중공업 울산사업장에 준공한 새 기숙사 ‘율전재’를 방문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싶은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경영 여건이 나아지면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 기숙사가 편안하고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숙사는 1974년 준공한 종전 기숙사를 헐어내고 새로 지어 지난 4월 개관했다. 신축 기숙사의 총면적은 3만8907㎡에 달한다. 지상 15층, 지하 3층 규모로 총 1325명을 수용할 수 있다. 전국 사업장에서 현대중공업이 운영하고 있는 11개 기숙사 중 최대 규모다.

이 기숙사는 666개 생활실에 모두 온돌 방식의 난방 시스템이 적용됐다. 온돌 방식은 일반 난방에 비해 설치 비용이 많이 들어 기업이나 대학교 기숙사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또 40여종의 운동기구를 비치한 체력단련실뿐 아니라 풋살경기장, 카페테리아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설치했다. 울산 앞바다가 보이는 15층 카페테리아에선 바리스타가 직접 만들어주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직원 기 살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간 10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린 직원에게 국내 조선업계 최대인 1억원의 포상금을 주는 ‘우수 성과 즉시 포상제도’를 이달부터 도입했다.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현대중공업은 이런 노력이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수주환경 악화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2014년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조선 ‘빅3’ 중 가장 빨랐다. 올 1분기엔 영업이익 3252억원을 달성, 2013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창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임직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