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 신영자 수사 암초에 결국 '연기'

이달 29일 예정이던 호텔롯데 상장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으로 결국 연기됐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사진=한국경제 DB)

7일 재계와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 결과 상장 예정일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는 협의를 마친 후 이날 중으로 신규 상장 일정과 조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호텔롯데는 지난 6일부터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에서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자금조달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사실상 취소됐다.

검찰이 지난 2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관련, 신 이사장이 금품을 받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기 때문이다.

상장 전 검찰수사 등 중요한 변화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 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통보 및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연휴가 겹쳐 정식 보고와 협의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달 중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날 중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이 실천 과제로 내놓은 기업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사항이었으나 누나인 신 이사장의 예기치 못한 로비 건으로 발목이 잡히게 됐다.

또한 검찰 수사 결과,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올해 말 특허(사업권) 취득이 기대되던 잠실 월드타워점 재승인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가능성이 있다. 매출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에 달하는 만큼, 호텔롯데의 기업가치 하락과 공모 규모 축소도 우려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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