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사, 특히 생명보험사들이 초비상이다. 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막대한 규모의 자본확충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에 확정금리로 팔아둔 상품에서 발생하는 역마진이 확대되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5개 생명보험사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확정금리로 판매한 상품의 보험료 적립금은 약 20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연 4%대 미만 금리 상품의 적립금은 14조170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연 4%대 이상이다. 연 7%대 확정금리를 보장한 상품의 적립금만도 79조3400억원에 달한다. 보험사의 최근 자산운용 수익률을 감안할 때 모두 역마진이 불가피한 상품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사들은 앞으로 변동금리 상품의 공시이율을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자들의 불만을 감수하고서라도 역마진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공시이율은 은행의 예금금리에 해당한다.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가입자가 돌려받는 만기 환급금은 줄게 된다. 보험사의 이달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2.8%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변동금리 상품에선 공시이율을 낮춰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지만, 확정금리 상품에서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하소연했다.

생명보험사들이 확정금리 상품의 역마진을 메우려면 자산 운용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둬야 하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금리 인하로 운용수익을 내기가 그만큼 어려워진 탓이다. 2011년 연 5.9%였던 생보사의 운용자산 수익률은 지난해 4%로 하락했고, 올해 1분기엔 3.9%까지 떨어졌다. 3%대 수익률은 사상 최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