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더 강한 차 '포터' 아이러니
현대차의 소형트럭 포터가 상반기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사실상 예약했다. 경기가 나빠지면 자영업에 뛰어드는 퇴직자들이 많아져 포터 수요가 늘어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침체에 빠진 조선산업 등 기업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수록 포터 판매는 더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게 업계의 전망이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t 트럭 포터는 총 4만4696대가 판매돼 국내 베스트셀링카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들어 매달 9000대 가까이 팔리고 있는 셈이다.

포터는 5월 말 현재 2위인 현대차 아반떼(3만9811대)를 4885대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이 추세라면 상반기는 물론 연간 1위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

지금껏 국내 베스트셀링카는 승용차들의 독무대였다. 현대차의 대표 중형 승용차인 쏘나타가 1999년부터 2010년까지 12년 동안 1위를 차지했고,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은 아반떼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2014년 1위를 재탈환한 쏘나타는 여세를 몰아 작년에도 아반떼와 포터를 제치고 2년 연속 수위 자리를 지켰다.

승용차들만의 리그였던 베스트셀링카 부문에서 상용차인 포터의 연간 1위 가능성이 점쳐지는 배경은 꾸준한 수요에 따른 고른 월별 판매실적이다.

지난 1월 월간 판매 순위에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포터는 2월 아반떼에 잠시 자리를 내줬으나 3월부터 지난달까지 내리 석 달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쏘나타, 아반떼를 포함해 기아차 쏘렌토, 한국GM 스파크 등 올해 최다 판매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다른 차량의 실적이 매달 오르락내리락하는 반면, 포터는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어 과거 어느 때보다 연간 베스트셀링카 1위 등극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현재 1430만∼1949만원에 판매되는 포터는 주로 길거리에서 채소나 과일을 팔거나 푸드트럭, 이삿짐 운반, 택배 등에 이용되는 생계형 소형트럭이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