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전쟁 1년(상)] "2000원 쯤이야" 쿨해진 김 대리…편의점 알뜰남 이 과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일상 속 스며든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 전쟁 1년 新풍속도
결제·할인·송금 '페이' 하나면 끝…지갑 없는 세상 '성큼'
페이 전쟁 1년 新풍속도
결제·할인·송금 '페이' 하나면 끝…지갑 없는 세상 '성큼'
[ 박희진 기자 ] 직장인 김모씨(31)는 최근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8만원짜리 이어폰을 샀다. 네이버에서 모델명을 검색하자 해당 제품을 팔고 있는 쇼핑몰들이 떴다. 김씨는 가격이 2000원 정도 차이 나는 두 곳 중 고민하다 비싼 곳에서 구매를 결정했다. 가격이 싼 쇼핑몰은 별도의 회원 가입과 로그인이 필요했지만 다른 한 곳은 네이버페이로 결제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단발성으로 물건을 살 땐 1000원~2000원 비싸더라도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며 "즐겨 쓰는 쇼핑몰도 아닌데 회원 가입하기가 귀찮고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이' 앞에선 인터넷 최저가도 무색
간편결제가 일상이 된 것은 김씨뿐 만이 아니다. 나스미디어가 국내 인터넷·모바일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기준 최근 6개월 내 간편 결제를 이용해본 사람은 55.7%에 달했다. 특히 20대는 간편결제 이용률이 67.8%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간편결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것은 지난해부터다. 정보기술(IT)업체는 물론 전자, 유통, 이동통신업체들이 일제히 각종 '페이'를 쏟아냈다. 국내 최대 포털업체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는 오는 25일 출시 1년을 맞는다. 국내 오프라인 페이 시장에서 승기를 잡고 해외로 진출한 삼성페이는 지난해 8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2014년 출시된 카카오페이는 최근 국내 순수 핀테크(기술+금융) 서비스 중 최초로 가입자 1000만명을 기록했다. 이 외 이통 3사와 신세계 롯데 등 유통업체들도 페이 전쟁에 가세한 상황이다.
간편결제 시장의 충성 고객 비중도 높다. 올 들어 카카오페이로 결제한 전체 이용자 중 재결제자 비중은 월평균 87%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네이버페이로 결제한 이용자 중 월 2회 이상 결제한 이용자는 69%를 기록했다.
삼성페이는 가입자 수보다 결제 금액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재사용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삼성페이의 누적 결제 금액은 지난해 10월 총 1000억원에서 지난달 1조원으로 10배나 뛰었다. 같은 기간 가입자 수가 1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세 배 늘어난 것에 비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최저가보다 간편결제를 찾는 김씨와 같은 사례는 국내 간편 결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나온 신(新)풍속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쇼핑 검색 결과에서 네이버페이 적용 매장만 따로 볼 수 있는 '네이버페이 필터' 기능은 실제 이용자들의 요청을 반영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처음 한 번 회원 가입과 결제 수단 등록을 하면 이후 다양한 가맹점에서 비밀번호나 패턴 인증만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 편리함과 빠른 결제 속도를 앞세운 각종 페이들은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멤버십 할인·송금도 간편하게
30대 싱글남 이모씨는 요즘 편의점 계산대에서 지갑대신 휴대폰을 내민다. 그동안 할인 카드가 있냐는 직원의 말에 늘 고개를 젓던 그였다. 얼마 전부터 이씨는 T페이를 이용해 SK텔레콤 멤버십 할인과 소액결제를 스마트폰 한 화면에서 해결하고 있다. 빠르고 편리할 뿐 아니라 주섬주섬 지갑을 뒤지느라 스타일 구기는 일도 없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결제 뿐 아니라 멤버십 활용, 모바일 송금에도 편리함을 더했다 특히 이통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는 멤버십 활용에 특화돼 있다. SK텔레콤의 T페이와 KT의 클립은 간소해진 멤버십 활용과 결제 과정이 좋은 평가를 얻으며 이용자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시된 T페이는 최근 사용자 수가 50만명을 넘어섰다. 모바일지갑 서비스인 모카월렛에 BC카드의 결제 서비스를 결합한 KT의 클립은 가입자가 1000만명에 육박했다.
T페이를 가장 많이 이용한 계층은 20대 남성으로 이들의 결제 건수는 전체의 24.6%를 차지했다. 이어 30대 남성(15.8%), 20대 여성(15.2%) 순이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업체 페이는 남성보다 여성 사용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페이가 얇은 지갑을 들고 다니고 싶어하는 20~30대 남성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페이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늘었다. 상대방의 계좌 번호를 모르더라도 휴대전화 번호 등만 알면 보안카드나 공인인증서 없이 손쉽게 돈을 보낼 수 있다.
'페이' 중 가장 먼저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 네이버페이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송금액은 출시 대비 7배 넘게 증가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 4월 송금 기능을 적용한 데 이어 이달 들어 LG유플러스의 페이나우와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도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김씨는 "단발성으로 물건을 살 땐 1000원~2000원 비싸더라도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며 "즐겨 쓰는 쇼핑몰도 아닌데 회원 가입하기가 귀찮고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이' 앞에선 인터넷 최저가도 무색
간편결제가 일상이 된 것은 김씨뿐 만이 아니다. 나스미디어가 국내 인터넷·모바일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기준 최근 6개월 내 간편 결제를 이용해본 사람은 55.7%에 달했다. 특히 20대는 간편결제 이용률이 67.8%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간편결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것은 지난해부터다. 정보기술(IT)업체는 물론 전자, 유통, 이동통신업체들이 일제히 각종 '페이'를 쏟아냈다. 국내 최대 포털업체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는 오는 25일 출시 1년을 맞는다. 국내 오프라인 페이 시장에서 승기를 잡고 해외로 진출한 삼성페이는 지난해 8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2014년 출시된 카카오페이는 최근 국내 순수 핀테크(기술+금융) 서비스 중 최초로 가입자 1000만명을 기록했다. 이 외 이통 3사와 신세계 롯데 등 유통업체들도 페이 전쟁에 가세한 상황이다.
간편결제 시장의 충성 고객 비중도 높다. 올 들어 카카오페이로 결제한 전체 이용자 중 재결제자 비중은 월평균 87%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네이버페이로 결제한 이용자 중 월 2회 이상 결제한 이용자는 69%를 기록했다.
삼성페이는 가입자 수보다 결제 금액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재사용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삼성페이의 누적 결제 금액은 지난해 10월 총 1000억원에서 지난달 1조원으로 10배나 뛰었다. 같은 기간 가입자 수가 1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세 배 늘어난 것에 비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최저가보다 간편결제를 찾는 김씨와 같은 사례는 국내 간편 결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나온 신(新)풍속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쇼핑 검색 결과에서 네이버페이 적용 매장만 따로 볼 수 있는 '네이버페이 필터' 기능은 실제 이용자들의 요청을 반영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처음 한 번 회원 가입과 결제 수단 등록을 하면 이후 다양한 가맹점에서 비밀번호나 패턴 인증만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 편리함과 빠른 결제 속도를 앞세운 각종 페이들은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멤버십 할인·송금도 간편하게
30대 싱글남 이모씨는 요즘 편의점 계산대에서 지갑대신 휴대폰을 내민다. 그동안 할인 카드가 있냐는 직원의 말에 늘 고개를 젓던 그였다. 얼마 전부터 이씨는 T페이를 이용해 SK텔레콤 멤버십 할인과 소액결제를 스마트폰 한 화면에서 해결하고 있다. 빠르고 편리할 뿐 아니라 주섬주섬 지갑을 뒤지느라 스타일 구기는 일도 없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결제 뿐 아니라 멤버십 활용, 모바일 송금에도 편리함을 더했다 특히 이통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는 멤버십 활용에 특화돼 있다. SK텔레콤의 T페이와 KT의 클립은 간소해진 멤버십 활용과 결제 과정이 좋은 평가를 얻으며 이용자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시된 T페이는 최근 사용자 수가 50만명을 넘어섰다. 모바일지갑 서비스인 모카월렛에 BC카드의 결제 서비스를 결합한 KT의 클립은 가입자가 1000만명에 육박했다.
T페이를 가장 많이 이용한 계층은 20대 남성으로 이들의 결제 건수는 전체의 24.6%를 차지했다. 이어 30대 남성(15.8%), 20대 여성(15.2%) 순이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업체 페이는 남성보다 여성 사용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페이가 얇은 지갑을 들고 다니고 싶어하는 20~30대 남성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페이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늘었다. 상대방의 계좌 번호를 모르더라도 휴대전화 번호 등만 알면 보안카드나 공인인증서 없이 손쉽게 돈을 보낼 수 있다.
'페이' 중 가장 먼저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 네이버페이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송금액은 출시 대비 7배 넘게 증가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 4월 송금 기능을 적용한 데 이어 이달 들어 LG유플러스의 페이나우와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도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