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스타트업 리포트] '포켓몬고' 열풍 타고…뽀로로고·코드몽 출격
닌텐도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AR 콘텐츠를 제작하는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AR시장이 커지면서 정보기술(IT)업계에서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이들 업체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포켓몬고 개발사인 나이앤틱랩스(Niantic Labs)도 구글 사내벤처로 출발해 2010년 분사한 스타트업으로 구글에서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제2의 ‘포켓몬고’ 열풍을 불러일으킬 국내 스타트업이 탄생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2의 ‘포켓몬고’ 노린다

지난해 창업한 AR 스타트업 언리얼파크는 가상의 캐릭터를 육성해 다른 이용자와 결투를 벌이는 게임 ‘코드몽’을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책상 위를 비추면 가상의 3차원(3D) 캐릭터가 나타난다. 먹이를 주거나 놀아주면 성장한다. 육성한 캐릭터로 다른 사용자와 대결할 수도 있다.

코드몽은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상곤 언리얼파크 대표는 “어릴적엔 얼굴을 맞대고 떠들며 놀았는데 요즘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게 안타까워 코드몽을 기획하게 됐다”며 “포켓몬고의 흥행이 증강현실 스타트업에도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드몽은 이달 말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AR 기업 소셜네트워크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이코닉스와 협력해 뽀로로 캐릭터를 활용한 AR 게임 ‘뽀로로고’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지난 18일 발표해 화제가 됐다. 소셜네트워크는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교육용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뽀로로와 타요, 로보카폴리 캐릭터를 활용한 AR 색칠놀이 교육 앱(응용프로그램) ‘스케치팝’을 출시해 회원 100만명을 확보했다. 스케치팝은 그림을 그려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3D 캐릭터처럼 움직이도록 한 앱이다.

뽀로로 고는 어린이들의 선호도가 높은 캐릭터 특성상 교육적인 요소를 강조한 게임이 될 전망이다. 박수왕 소셜네트워크 대표는 “증강현실에 교육적인 요소를 버무린게 뽀로로고의 차별점이 될 것”이라며 “어릴적 뽀로로에 열광했던 20대 초반을 위한 게임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생활 돕는 앱도

KAIST 출신 석사와 박사 연구원이 주축이 돼 설립한 가상현실(VR) 및 AR 전문 벤처기업 버넥트는 AR 콘텐츠 제작툴 ‘오리얼 메이커(oReal Maker)’를 자체 개발했다. 오리얼 메이커는 코딩 지식 없이도 손쉽게 A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앱이다. 부엌을 촬영하면 탁자나 의자 위치를 마음대로 바꿔볼 수 있는 방식이다. 하태진 버넥트 대표는 “응급상황에서 전문가가 실시간 영상을 보고 조언할 수 있는 ‘오리얼 리모트’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맥스트는 3D 증강현실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자동차 ‘사용자 설명서 앱’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열어 자동차의 각종 장치에 갖다 대면 3D 영상으로 사용 방법 등을 알려 주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는 이 기술을 작년 말 북미시장에 출시한 쏘나타에 시범 적용했다. 올해 하반기 같은 지역에서 내놓을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에도 탑재할 예정이다.

박재완 맥스트 대표는 “사용설명서를 책자 대신 영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며 “내년부터는 한국과 유럽, 중동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