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수 총장 "모든 대학이 노벨상 좇을 필요 없어…사회가 원하는 실용인재 키울 것"
올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유지수 총장(사진)은 국민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자’는 게 유 총장이 내건 변화의 핵심이다. 취업과 연관된 교육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실용주의 학풍이 강합니다.

“학교 설립자인 해공 신익희 선생 이래 국민대의 건학 이념은 ‘실천궁행’입니다. 실제로 몸소 이행한다는 뜻이에요.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가 내건 산업주의도 실용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한다는 얘기인가요.

“모든 대학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데 매달릴 수는 없습니다. 기업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술 및 역량을 갖춘 학생들을 키워내자는 게 국민대의 교육 목표입니다. 코딩 등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고 글쓰기와 자기 성찰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뜻에서입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왜 중요한가요.

“문과생들이 기술을 배우면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인문·사회 계열 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3차원(3D) 프린터 강의를 개설했는데 실제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게 되자 학생들이 즐거워합니다. 역사를 전공한 한 학생은 고대 동물 문양을 본떠 옷걸이를 제작해 디자인 전공 교수를 놀라게 한 적도 있습니다.”

▷교육 방식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교수가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들은 받아적는 경직적인 교수학습법을 확 바꿀 겁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깨닫는 게 진정한 교육이라는 데에 교수들이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교수가 수업 전에 질문 거리를 주면 학생들이 글로 생각을 정리해온 뒤 수업에서 토론하게 하고 교수는 피드백을 주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국민대 졸업생은 어떤 인재들입니까.

“실무능력은 물론 성실성과 책임감을 갖춘, 한마디로 ‘사람이 된’ 학생들이죠. 국민대 학생들을 채용하는 기업에 만족과 감동을 주는 인재를 배출하고 싶습니다. 국내 굴지의 한 기업이 내부적으로 직원들의 출신 대학별 능력을 평가한 결과 국민대 졸업생의 인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기본을 강조하는 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대학에 비해 세련되거나 참신한 맛은 좀 덜할 겁니다. 한국의 현재 산업구조를 토대로 미래에 수요가 많고 유망한 분야를 선정해 구조개편 계획을 짰으니까요. 산업계 실수요에 대한 분석이 아닌 미래학자들의 직관적 전망만을 믿고 대학이 섣불리 나서다간 큰일 납니다. 원자력 태양광 바이오 등이 붐을 일으켰지만 그 분야 전공자들이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걸 되새겨야 할 겁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