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신설 경전철 공사 중단] "수익성 개선해달라" vs "계약대로 하자"…'서울 1호 경전철' 표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업자 "이대론 적자 뻔해"
서울시도 운영 참여하고 공사지연보상금 분납해야
서울시 "개통도 안됐는데…"
비용조달은 사업자 책임…1~2년 운영해보고 재논의
연말 개통 물 건너가나…포퓰리즘 선거 공약 후유증
서울시도 운영 참여하고 공사지연보상금 분납해야
서울시 "개통도 안됐는데…"
비용조달은 사업자 책임…1~2년 운영해보고 재논의
연말 개통 물 건너가나…포퓰리즘 선거 공약 후유증
경전철 우이~신설선은 서울 10개 경전철 사업 중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노선이다. 거주민은 꾸준히 늘어났지만 도시철도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정릉, 미아뉴타운, 삼양동, 수유동 등을 통과해 수익성이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런 만큼 서울 경전철 사업의 모델로 여겨졌다. 그러나 노선 사업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개통을 불과 4개월 앞두고 중단 위기에 빠지면서 서울 경전철 사업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익성 개선을 요구하는 민자 사업자와 민자 사업 성격에 맞게 업체가 준공·개통·운영을 맡아야 한다는 서울시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양측은 공사 전면 중단과 계약파기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수익성은 따지지 않은 채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한 후유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년 넘게 공사지연…손실 커져”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을 연결하는 11.4㎞ 구간 경전철(경량 지하철)이다. 건설과 운영은 민자 사업자 컨소시엄인 ‘우이트랜스’가 맡고 있다. 개통 후 30년간 운영해 투자금을 회수한 뒤 서울시에 이전하는 방식이다. 주관사인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포스코 계열사가 전체 지분의 38.19%를 갖고 있다. 대우건설 20.31%, 고려개발 14.33%, 두산건설 10.47% 등 총 10곳이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다. 공정률은 90%가량이며 시험운행하고 있다.
공사에 비상이 걸린 것은 지난 3월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13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중단하면서다. 사업성이 애초 예상보다 낮다고 평가되면서 대출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과 수요예측 실패에서 나오고 있다고 우이트랜스 관계자는 전했다. 공사가 2년 넘게 지연되면서 1500억원가량 손실이 발생했다는 추정이다. 2006년 당시 하루 13만명이 이 노선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인구 구조와 주변 교통여건 변화로 수요가 그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달라진 사업 환경도 민자 사업자들은 부담 요인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 사업인 만큼 교통요금 결정에 자율권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2013년 서울시와 메트로9호선 주식회사 간의 협상 결과 민자 구간 기본요금도 기존과 똑같이 적용되면서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컨소시엄 내부에서는 “계약을 파기해 위약금을 물더라도 운영 이후 떠안게 될 손실보다 적을 것”이라는 의견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에 따르면 수요 예측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시행사 측에 있다.
◆서울시-우이트랜스 정면 대치
우이신설선은 지난 5월에도 자금난으로 공사가 일시 중단된 적이 있다. 업체 측 요청으로 서울시가 327억원의 건설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자금난이 불거지자 업체 측에서는 “이대로는 공사가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우이트랜스는 지난달 말 서울시에 지금의 임대형 민간투자사업방식을 손익공유형 민간투자방식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출을 거부하고 있는 대주단에 서울시가 채무보증을 서줄 것도 요청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3일 이제원 제2부시장 주재로 교통본부,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예산, 법률 담당자 등 관련 부서 회의를 열고 사업시행자 측 요구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업체 측의 사업구조 재설계 요청에 서울시 관계자는 “1~2년가량 운영해보고 문제점이 생기면 논의할 수 있지만 완공도 안 된 상태에서 사업성 재설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을 분담하자는 요구에 대해서도 “지체상금은 공사가 늦어진 데 대한 일종의 ‘페널티’”라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업체들이 공사를 중단할 경우 제재방안 및 대응책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4일 오후 출자사들에 회의 결과를 통보했다.
강북지역 교통난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 우이신설선 개통이 늦어질 경우 지역 수요자의 불편과 함께 이 지역 부동산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이신설선이 지나는 지역의 분양시장에서는 경전철 개통을 호재로 판촉을 벌여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간 우이신설선이 호재로 작용해 시세에 반영된 부분이 있었는데 개통이 늦어지면 시세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수익성은 따지지 않은 채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한 후유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년 넘게 공사지연…손실 커져”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을 연결하는 11.4㎞ 구간 경전철(경량 지하철)이다. 건설과 운영은 민자 사업자 컨소시엄인 ‘우이트랜스’가 맡고 있다. 개통 후 30년간 운영해 투자금을 회수한 뒤 서울시에 이전하는 방식이다. 주관사인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포스코 계열사가 전체 지분의 38.19%를 갖고 있다. 대우건설 20.31%, 고려개발 14.33%, 두산건설 10.47% 등 총 10곳이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다. 공정률은 90%가량이며 시험운행하고 있다.
공사에 비상이 걸린 것은 지난 3월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13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중단하면서다. 사업성이 애초 예상보다 낮다고 평가되면서 대출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과 수요예측 실패에서 나오고 있다고 우이트랜스 관계자는 전했다. 공사가 2년 넘게 지연되면서 1500억원가량 손실이 발생했다는 추정이다. 2006년 당시 하루 13만명이 이 노선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인구 구조와 주변 교통여건 변화로 수요가 그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달라진 사업 환경도 민자 사업자들은 부담 요인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 사업인 만큼 교통요금 결정에 자율권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2013년 서울시와 메트로9호선 주식회사 간의 협상 결과 민자 구간 기본요금도 기존과 똑같이 적용되면서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컨소시엄 내부에서는 “계약을 파기해 위약금을 물더라도 운영 이후 떠안게 될 손실보다 적을 것”이라는 의견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에 따르면 수요 예측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시행사 측에 있다.
◆서울시-우이트랜스 정면 대치
우이신설선은 지난 5월에도 자금난으로 공사가 일시 중단된 적이 있다. 업체 측 요청으로 서울시가 327억원의 건설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자금난이 불거지자 업체 측에서는 “이대로는 공사가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우이트랜스는 지난달 말 서울시에 지금의 임대형 민간투자사업방식을 손익공유형 민간투자방식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출을 거부하고 있는 대주단에 서울시가 채무보증을 서줄 것도 요청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3일 이제원 제2부시장 주재로 교통본부,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예산, 법률 담당자 등 관련 부서 회의를 열고 사업시행자 측 요구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업체 측의 사업구조 재설계 요청에 서울시 관계자는 “1~2년가량 운영해보고 문제점이 생기면 논의할 수 있지만 완공도 안 된 상태에서 사업성 재설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을 분담하자는 요구에 대해서도 “지체상금은 공사가 늦어진 데 대한 일종의 ‘페널티’”라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업체들이 공사를 중단할 경우 제재방안 및 대응책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4일 오후 출자사들에 회의 결과를 통보했다.
강북지역 교통난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 우이신설선 개통이 늦어질 경우 지역 수요자의 불편과 함께 이 지역 부동산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이신설선이 지나는 지역의 분양시장에서는 경전철 개통을 호재로 판촉을 벌여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간 우이신설선이 호재로 작용해 시세에 반영된 부분이 있었는데 개통이 늦어지면 시세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