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진학률이 69.8%로 낮아졌다는 뉴스다.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때 80%에 육박한 대학 진학률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변화다. 지역에 따라 60%를 밑도는 곳도 있다고 한다. 대신 고졸 취업자 수는 6만1882명(33.9%)으로 2011년 4만1057명(23.3%) 대비 2만명(10.6%포인트) 늘어났다. 대학 진학률은 떨어지고 고졸 취업률은 늘어나고 있다. 인력시장의 재편이다. 일부에선 학력 인플레 거품이 걷히는 것이라고 반색한다지만 지력(知力)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려하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간단치 않은 문제다.

물론 대학 졸업장이 좋은 직장을 구하고 안정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길이라는 믿음이 갈수록 퇴색돼 가는 것은 바람직하다. 소위 ‘대졸백수’는 지난해 기준 334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4.7% 늘어났다. 대졸 일자리 창출의 핵심인 좋은 일자리 즉, 기업들의 신규 투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고학력이 필요한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대졸자들이 환경미화원이나 등대지기도 마다하지 않고 모여들고 있다. 9급 공무원 응시자의 90%가 대졸자라는 보도도 있다.

문제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질 좋은 대졸 인력은 갈수록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바이오나 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 분야 기업들은 더욱 그렇다. 현장에 필요한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들은 드물고 낡은 이론과 강의식 교육으로 무늬만 대졸자가 즐비하다. 대학 4년을 그저 졸업장을 따기 위해 다닌 형국이다. 이러다 보니 기업들이 오히려 외국인을 선호하는 건 당연한 처사일지 모른다.

새로운 일자리는 분명 기업이 만든다. 기업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대졸자들을 많이 채용하도록 정부와 사회가 발벗고 나서도 모자랄 판에 국회는 기업들을 옥죄려는 법안만 쏟아낸다. 문제를 거꾸로 풀고 있다. 대학 진학률 감소의 본질도 분명하게 읽어야 한다. 부지런히 고등교육을 시키고 교육과정을 마치면 질 좋은 일자리가 제공돼야 한다. 그저 허드렛일자리만 남겨 놓고 취업률이나 진학률만 말할 수는 없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