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 빚는 어머니 손이 퉁퉁…혹시 류머티즘 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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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명절 부모님 건강상태 체크하기
"손목 관절이…" 류머티즘 관절염
폐경 초기 발병률 높아…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뼈 파괴
간질성 폐질환 등 합병증 유발도
"왜 그거 있잖아, 그거…" 치매
과거 일은 시시콜콜 기억하지만 최근 있었던 일은 잘 기억 못해
초기엔 우울·짜증·의심 늘어
"뭐라고? 무슨 말이냐?" 난청
의사소통 장애로 소외감 느껴…엉뚱한 말하면 치매 오인받기도
"손목 관절이…" 류머티즘 관절염
폐경 초기 발병률 높아…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뼈 파괴
간질성 폐질환 등 합병증 유발도
"왜 그거 있잖아, 그거…" 치매
과거 일은 시시콜콜 기억하지만 최근 있었던 일은 잘 기억 못해
초기엔 우울·짜증·의심 늘어
"뭐라고? 무슨 말이냐?" 난청
의사소통 장애로 소외감 느껴…엉뚱한 말하면 치매 오인받기도
올해는 여느 때보다 긴 추석 연휴가 이어지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부모님을 만나면 건강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매, 난청 등 노년기에 겪기 쉬운 질환들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노인성 질환의 초기 증상과 예방법 등을 알아봤다.
관절 붓는다면 류머티즘 관절염 의심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이 “손가락과 손목 관절이 쑤시고 아프다”고 하면 ‘연세가 있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해 넘어가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보조식품을 선물하는 일이 많다. 그 전에 류머티즘 관절염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외부로부터 인체를 지키는 면역계에 문제가 생겨 면역계가 자신의 신체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유전적 원인,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병하기 쉽다. 폐경 초기에도 발병률이 높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만성 염증성 관절염으로 여러 관절이 붓고 아프며 아침에 1시간 이상 관절이 뻣뻣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초기에는 손목이나 손가락 관절에만 문제가 생기지만 이후 어깨 팔꿈치 턱관절 무릎관절 고관절 등 전신으로 퍼진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환자가 늘고 있다. 2010년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만3215명에서 2014년 9만4601명으로 연평균 6.6% 늘었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2년 안에 뼈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처음에는 관절운동에만 제한이 있지만 지속적으로 뼈가 파괴되면 관절이 굳어져 구부러지는 관절구축이 생기고 관절을 쓰는 것이 어려워진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오래 앓으면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골다공증 때문에 골절 위험이 커지고 빈혈, 구강 및 안구 건조증, 간질성 폐질환 등이 생기기도 한다.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중년 이상에서 류머티즘 관절염 발병이 증가하고 있고 이 중 70~80%는 어머니 세대”라며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도록 권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 우울감 심해지면 위험
고령층에 가장 두려운 질환 중 하나가 치매다. 치매에 대한 두려움의 바탕에는 치료되지 않는 병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하지만 치매의 10%는 완치 가능하다. 전체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도 완치까지는 아니어도 진행을 억제하거나 증상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난폭행동, 수면장애, 의심, 환각, 우울 등의 정신행동 증상은 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
오랜만에 찾아뵌 부모님이 이전보다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최근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자신이 한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일이 반복되면 병원에 찾아가야 한다. 최근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알츠하이머에 의한 치매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과거 일은 시시콜콜 잘 기억해도 최근 일을 자꾸 잊으면 문제가 된다.
말하려는데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 “왜 그거 있잖아, 그거”라는 식의 표현을 많이 하고 말을 주저하거나 말수가 줄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시간이나 장소를 혼동하거나 익숙하게 처리하던 일이 서툴러지기도 한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 외에 치매 초기에는 우울해하거나 성격이 변하는 일이 많다.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속적으로 의욕이 줄고 짜증이 늘었다면 먼저 우울증을 의심해야 하지만 노년기 이런 현상이 처음 나타났다면 치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 없이 의심이 늘었거나 평소 성격과 사뭇 다른 모습을 계속 보이는 것도 치매 초기 증상이다.
언어 사용이 어려워지고 시간과 장소를 혼동하는 것도 치매 증상 중 하나다.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돈 계산에 문제가 생기고 스스로 무엇을 하겠다는 마음이 줄고 수동적으로 변하면 치매일 가능성이 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8%다. 전국에 약 64만명의 노인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유병률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매 중 가장 많은 알츠하이머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를 복용하면 6개월에서 2년 정도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TV 볼륨 커진 부모님, 난청일 수도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과의 대화가 원활하지 않거나 TV 볼륨이 커졌다면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난청은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 고막, 중이 등 소리를 전달하는 기관에 문제가 생겨 음파의 전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달팽이관에서 소리를 감지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소리에 의한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청신경이나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노인성 난청은 감각신경성 난청이 많다.
난청은 환자 본인보다 가까운 가족, 친구가 먼저 느끼는 질환이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난청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겪는 질환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노년기 난청을 방치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노년기에는 사소한 일에도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데 난청이 심할수록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기 때문이다. 난청이 있으면 자녀나 손자 등이 대화를 계속 시도하다가 나중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며 피해 소외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의사소통 문제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청력이 나빠져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하면 치매가 생긴 것은 아닌지 오인하기도 한다. 자연히 사람과의 만남을 피하게 된다. 난청이 있는 노인 20%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노인성 난청은 65~75세 성인의 30~35%가 앓는 흔한 질환이다. 75세 이상은 절반 정도가 난청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정수 이어케어네트워크 강정수이비인후과 원장은 “노인성 난청에 대처하기 위해 청력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청각재활을 할 때는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난청이 의심되면 귀 전문 이비인후과에서 정확한 청력검사를 받은 뒤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강정수 강정수이비인후과 원장
관절 붓는다면 류머티즘 관절염 의심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이 “손가락과 손목 관절이 쑤시고 아프다”고 하면 ‘연세가 있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해 넘어가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보조식품을 선물하는 일이 많다. 그 전에 류머티즘 관절염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외부로부터 인체를 지키는 면역계에 문제가 생겨 면역계가 자신의 신체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유전적 원인,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병하기 쉽다. 폐경 초기에도 발병률이 높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만성 염증성 관절염으로 여러 관절이 붓고 아프며 아침에 1시간 이상 관절이 뻣뻣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초기에는 손목이나 손가락 관절에만 문제가 생기지만 이후 어깨 팔꿈치 턱관절 무릎관절 고관절 등 전신으로 퍼진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환자가 늘고 있다. 2010년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만3215명에서 2014년 9만4601명으로 연평균 6.6% 늘었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2년 안에 뼈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처음에는 관절운동에만 제한이 있지만 지속적으로 뼈가 파괴되면 관절이 굳어져 구부러지는 관절구축이 생기고 관절을 쓰는 것이 어려워진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오래 앓으면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골다공증 때문에 골절 위험이 커지고 빈혈, 구강 및 안구 건조증, 간질성 폐질환 등이 생기기도 한다.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중년 이상에서 류머티즘 관절염 발병이 증가하고 있고 이 중 70~80%는 어머니 세대”라며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도록 권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 우울감 심해지면 위험
고령층에 가장 두려운 질환 중 하나가 치매다. 치매에 대한 두려움의 바탕에는 치료되지 않는 병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하지만 치매의 10%는 완치 가능하다. 전체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도 완치까지는 아니어도 진행을 억제하거나 증상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난폭행동, 수면장애, 의심, 환각, 우울 등의 정신행동 증상은 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
오랜만에 찾아뵌 부모님이 이전보다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최근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자신이 한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일이 반복되면 병원에 찾아가야 한다. 최근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알츠하이머에 의한 치매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과거 일은 시시콜콜 잘 기억해도 최근 일을 자꾸 잊으면 문제가 된다.
말하려는데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 “왜 그거 있잖아, 그거”라는 식의 표현을 많이 하고 말을 주저하거나 말수가 줄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시간이나 장소를 혼동하거나 익숙하게 처리하던 일이 서툴러지기도 한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 외에 치매 초기에는 우울해하거나 성격이 변하는 일이 많다.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속적으로 의욕이 줄고 짜증이 늘었다면 먼저 우울증을 의심해야 하지만 노년기 이런 현상이 처음 나타났다면 치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 없이 의심이 늘었거나 평소 성격과 사뭇 다른 모습을 계속 보이는 것도 치매 초기 증상이다.
언어 사용이 어려워지고 시간과 장소를 혼동하는 것도 치매 증상 중 하나다.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돈 계산에 문제가 생기고 스스로 무엇을 하겠다는 마음이 줄고 수동적으로 변하면 치매일 가능성이 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8%다. 전국에 약 64만명의 노인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유병률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매 중 가장 많은 알츠하이머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를 복용하면 6개월에서 2년 정도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TV 볼륨 커진 부모님, 난청일 수도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과의 대화가 원활하지 않거나 TV 볼륨이 커졌다면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난청은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 고막, 중이 등 소리를 전달하는 기관에 문제가 생겨 음파의 전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달팽이관에서 소리를 감지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소리에 의한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청신경이나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노인성 난청은 감각신경성 난청이 많다.
난청은 환자 본인보다 가까운 가족, 친구가 먼저 느끼는 질환이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난청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겪는 질환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노년기 난청을 방치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노년기에는 사소한 일에도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데 난청이 심할수록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기 때문이다. 난청이 있으면 자녀나 손자 등이 대화를 계속 시도하다가 나중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며 피해 소외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의사소통 문제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청력이 나빠져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하면 치매가 생긴 것은 아닌지 오인하기도 한다. 자연히 사람과의 만남을 피하게 된다. 난청이 있는 노인 20%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노인성 난청은 65~75세 성인의 30~35%가 앓는 흔한 질환이다. 75세 이상은 절반 정도가 난청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정수 이어케어네트워크 강정수이비인후과 원장은 “노인성 난청에 대처하기 위해 청력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청각재활을 할 때는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난청이 의심되면 귀 전문 이비인후과에서 정확한 청력검사를 받은 뒤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강정수 강정수이비인후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