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 농업의 패러다임 바꿀 것인가
독일 제약·농화학기업 바이엘이 세계 최대 종자기업 몬산토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이 660억달러(약 74조8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5월 제안한 620억달러에 비해 40억달러나 올랐다. 바이엘은 몬산토를 놓고 바스프와 치열한 경쟁을 치렀다. 미국과 독일 정부가 독과점 여부를 조사한다지만 업계에서는 무난하게 승인될 것으로 본다. 바이엘도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농약의 바이엘과 종자의 몬산토가 불러올 농업의 미래상이 우리의 관심이다.

몬산토는 바이오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변형(GMO) 종자시장을 90%나 장악하고 있는 기업이다. 청양고추나 파프리카 종자 특허도 몬산토 소유다. 하지만 1996년 GMO 제품을 처음 내놓은 이후 20년 동안 종자값은 무려 네 배로올랐다. GMO에 내성이 강한 슈퍼 잡초를 없애는 신품종을 개발하는 데 계속 투자한 결과다. 그만큼 개발 기간과 비용이 엄청났다. 반면 곡물 가격은 답보 상태다. 최근 3년은 오히려 떨어졌다. 역설적으로 GMO가 아닌 기존 종자를 찾는 농가도 생겼다.

농약업계도 마찬가지다.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만이 농화학업계의 생명줄이다. 바이엘과 몬산토의 합병은 결국 농약과 종자를 하나로 묶는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2월 다우케미칼과 듀폰이 통합한 것도, 차이나켐(중국화공그룹)이 올 2월 스위스 신젠타를 인수하기로 한 것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된다. 매출 100억달러 이상인 3강 체제가 구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만 가족 단위 자연농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