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학자 "처음 있는 일…더 큰 지진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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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5 넘는 지진 하루 두차례…여진 일주일새 400여회
2013년엔 서해, 올해는 경주…지진 발생지역 달라져
양산단층 이외에서 여진
그동안 제대로 연구하지 못한 옥천·추가령단층 조사 시급
2013년엔 서해, 올해는 경주…지진 발생지역 달라져
양산단층 이외에서 여진
그동안 제대로 연구하지 못한 옥천·추가령단층 조사 시급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1과 5.8 지진이 일어난 데 이어 1주일 만에 또다시 규모 4.5 지진이 나면서 전문가들은 이전까지 이뤄진 한반도 지진 연구 틀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일어난 규모 2 이상 지진은 183건으로 이 가운데 133건이 지난 12일 이후 발생했다. 1978년 국내 지진 계기관측이 시작된 이후 일어난 규모 5 이상 지진 9건 가운데 3건이 7월과 9월에 났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지진 규모는 기존 연구 결과의 예상치 안에 있다”면서도 “규모 5 이상 지진이 하루 두 차례 나고 1주일 새 크고 작은 지진이 401차례 발생한 것은 한반도 지진 관측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진 발생 지역도 과학자들의 이전 분석 범위에서 벗어나고 있다. ‘9·12 강진’이 일어난 뒤 400여차례 이어지고 있는 여진의 진앙이 양산단층과 겹치지 않는 지역이다. 1996년 이후 국내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연구자들은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을 중심으로 지진 발생 가능성이 큰 활동성 단층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양산단층과 힘을 주고받는 한반도의 다른 단층에 대한 연구는 거의 하지 못했다.
홍 교수는 “국내에선 주로 지표상 드러난 단층 위치를 중심으로 연구했다”며 “최근의 지진들은 지질도에 단층이 나타나지 않았던 지역의 지하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규모 지진이 또 다른 지역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에서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난 뒤 지진 집중 발생 지역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 2013년 한 해 동안 서해에서는 53차례 지진이 났다. 올 들어서는 한반도 동남 지역인 경주와 울산에 지진이 집중되고 있다. 지진은 땅이 받는 스트레스(응력)가 풀리는 과정으로 봐야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에 전달한 힘이 해소되고 있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이희권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는 “10만년을 기준으로 보면 한반도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양산단층과 평형을 이루는 옥천단층, 추가령단층 등 다른 단층에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 부근의 남양주와 원산 사이에 발달한 추가령단층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 지역은 부동산 개발로 땅값에 민감해 단층 연구가 부진한 곳이다.
조선왕조실록 등에 따르면 1437년과 1456년, 1466년, 1518년 등 서울에선 크고 작은 지진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 그동안 서울에서 발생한 지진이 추가령단층 활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이 지금까지 확인하지 못한 이 지역의 단층을 파악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 이유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일어난 규모 2 이상 지진은 183건으로 이 가운데 133건이 지난 12일 이후 발생했다. 1978년 국내 지진 계기관측이 시작된 이후 일어난 규모 5 이상 지진 9건 가운데 3건이 7월과 9월에 났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지진 규모는 기존 연구 결과의 예상치 안에 있다”면서도 “규모 5 이상 지진이 하루 두 차례 나고 1주일 새 크고 작은 지진이 401차례 발생한 것은 한반도 지진 관측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진 발생 지역도 과학자들의 이전 분석 범위에서 벗어나고 있다. ‘9·12 강진’이 일어난 뒤 400여차례 이어지고 있는 여진의 진앙이 양산단층과 겹치지 않는 지역이다. 1996년 이후 국내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연구자들은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을 중심으로 지진 발생 가능성이 큰 활동성 단층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양산단층과 힘을 주고받는 한반도의 다른 단층에 대한 연구는 거의 하지 못했다.
홍 교수는 “국내에선 주로 지표상 드러난 단층 위치를 중심으로 연구했다”며 “최근의 지진들은 지질도에 단층이 나타나지 않았던 지역의 지하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규모 지진이 또 다른 지역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에서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난 뒤 지진 집중 발생 지역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 2013년 한 해 동안 서해에서는 53차례 지진이 났다. 올 들어서는 한반도 동남 지역인 경주와 울산에 지진이 집중되고 있다. 지진은 땅이 받는 스트레스(응력)가 풀리는 과정으로 봐야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에 전달한 힘이 해소되고 있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이희권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는 “10만년을 기준으로 보면 한반도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양산단층과 평형을 이루는 옥천단층, 추가령단층 등 다른 단층에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 부근의 남양주와 원산 사이에 발달한 추가령단층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 지역은 부동산 개발로 땅값에 민감해 단층 연구가 부진한 곳이다.
조선왕조실록 등에 따르면 1437년과 1456년, 1466년, 1518년 등 서울에선 크고 작은 지진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 그동안 서울에서 발생한 지진이 추가령단층 활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이 지금까지 확인하지 못한 이 지역의 단층을 파악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 이유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