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중국 베이징대와 칭화대의 경영대학원(MBA) 등을 나온 중국 명문대 엘리트를 대거 선발한다. 이들은 외국인 엘리트집단인 글로벌스트래티지그룹(GSG)에 소속돼 컨설팅 업무를 맡게 되며, 몇 년 뒤 중국 등에서 핵심 간부로 일한다. ‘외인 특수부대’로 불리는 GSG가 중국 대학 졸업생을 뽑는 건 1997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삼성그룹 소속 GSG는 27일 베이징에 있는 칭화대 경영대학원을 찾아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GSG 인력을 뽑기 위해서다. 전날엔 베이징대에서 같은 행사를 개최했다. 상하이의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은 지난 23일 방문했다.

삼성은 작년까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컬럼비아대, 버클리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런던정경대 등 세계 16개 대학을 돌며 인재를 뽑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베이징대 등 중국 명문대 3곳을 추가해 19곳을 찾는다.

GSG는 삼성 내부 컨설팅 조직이다. 1997년 이건희 삼성 회장의 특명으로 설립됐다.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이 정체될 때 외부 시각으로 해결책을 찾는 게 주 업무다. GSG에 지원하려면 3년 이상의 직장 경력과 MBA 혹은 경영학 박사 학위가 있어야 한다. GSG가 석 달 동안 각 학교를 세 차례 찾아 ‘채용설명회→집중 면접→지원자 사례연구 발표’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뽑는다.

GSG엔 20여개국 출신 100여명이 근무 중이다. 매년 40~50여명이 확충되며 비슷한 수가 삼성 계열사 해외법인으로 빠져나간다. 삼성 관계자는 “채용되면 2~3년간 서울에서 핵심 사업에 대해 컨설팅하면서 한국과 삼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뒤 세계로 흩어져 핵심 간부로 커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주는 혜택은 파격적이다. 높은 연봉뿐 아니라 주거비, 의료비, 자녀 학비 등도 대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