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는 제35회 다산경제학상 수상자로 최인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를, 제5회 다산 젊은 경제학자로 서경원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최인 교수는 계량경제학에서 시계열 데이터의 불안정성을 테스트하는 단위근 검증(Unit Root Test) 기법을 체계화하고 집대성하는 데 독보적 업적을 쌓았다. 최 교수가 저술한 단위근 관련 논문은 세계적으로 1461건이나 인용되는 등 이 분야에 선구자적 기여를 했다.

서경원 교수는 주식시장이나 선거 등 확률조차 알지 못하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분석한 논문을 단독으로 세계 최고 저널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에 실어 경제학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최근까지 게임이론을 활용한 기업 간 경쟁모형 등 4편의 논문을 이코노메트리카에 게재해 세계 경제학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학자다. 이들 외에도 발군의 업적을 자랑하는 세계적 경제학자들은 많았다. 이번 심사에서도 심사위원들이 수상자 선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경제학계가 경제성장과 함께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해온 증거다. 이제 유수 저널에서 한국 학자들의 논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해외 경제 석학들이 한국을 찾아와 한국 학자와 열띤 토론을 벌이는 일도 흔해졌다.

그러나 우리 경제 현실에는 경제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없다는 분석도 많다. 실력 없이 이름만 알린 다수의 경제학자가 정치권에 기생하면서 학문을 타락시키고 경제 현상을 더 왜곡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폴리페서’들이나 명망가가 아니라 연구실에서 밤을 밝히면서 연구에 매진하는 학자들이다. 이들을 미력이나마 응원하고 지평을 넓혀주는 것이 다산경제학상의 존재 이유다. 이미 연구자들 사이에선 다산경제학상 수상자의 계보를 논할 정도로 다산경제학상은 권위를 더해가고 있다. 최인, 서경원 두 분의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