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 이달 중 요청키로
"유예기간 3년5년으로"
보험부채 시가평가 전환땐
저금리에 자본잠식 우려
적용시점 연기 수용 관심
"준비기간 늘어도 효과 미미
언발에 오줌누기" 비판도
회계처리기준 제정 등을 담당하는 한국회계기준원은 이달 안에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 보험회사에 적용하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4 2단계 도입 유예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려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IFRS4 2단계 적용을 2년 연기하겠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은 부채 시가평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IFRS4 2단계가 조기 시행되면 대다수 회사가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왔다. 회계기준원 건의가 받아들여지면 새 회계기준 적용시점은 2021년에서 2023년께로 늦춰진다.
회계기준원 관계자는 6일 “보험사들의 우려를 반영해 국제회계기준을 정하는 IASB에 IFRS4 2단계 도입 유예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려줄 것을 10월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통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3년간의 유예기간을 준다. IFRS4 2단계는 2018년 도입된 뒤 유예기간을 거쳐 2021년 공식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IASB는 IFRS4 2단계의 정확한 도입 시점을 오는 11월 결정할 예정으로, IFRS 기준을 따르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은 그 전에 요청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이 이같이 결정한 것은 국내 보험사가 IFRS4 2단계를 적용받으면 부채 증가로 대규모 자본 확충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보험사들의 주장을 반영해서다. 일부 보험사는 자본잠식 상태에 놓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IFRS4 2단계는 보험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 즉 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한다는 게 골자다. 고금리 확정형 보험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일수록 부채 규모가 커진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금리 하락분을 계속 부채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IFRS4 2단계 기준으로 한국 보험사의 부채가 42조원 증가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보험연구원 측은 가용자본금이 47조원가량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책임준비금비율(RBC)도 그만큼 떨어진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쌓아야 할 책임 준비금은 2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보험업계는 회계기준원의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단기간에 천문학적인 추가적립금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어서다. IFRS4 2단계 회계기준의 조기 도입을 주장하던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민간기구인 한국회계기준원이 보험업계 의견을 수렴해 움직이는 만큼 기다려볼 것”이라며 “IASB가 한국회계기준원의 의견을 받아들인다면 감독회계기준도 완화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IASB가 굳이 한국만 적용 시점을 유예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설사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2년의 준비 기간이 더 생긴다는 게 보험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사가 이미 판매한 연 6% 이상 고금리 확정형 상품 비중을 단기간에 줄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체질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입 시점을 미루는 것은 말 그대로 임시방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IFRS4 2단계
보험업에 적용하는 새 국제회계기준. 보험의 부채(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 평가 방식을 계약 시점 기준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의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한다는 게 골자다. 저금리 기조 속에 꾸준히 하락한 금리 차이만큼 보험회사 부채도 크게 늘어난다.
이번 주(10~14일) 월가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표는 12일(현지시간) 나오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로이터에 따르면 1월 CPI는 전월 대비 0.3%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0.4%)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전망된다.1월 고용보고서에서 1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0.5% 상승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0.3%)를 웃도는 결과다. 여기에 CPI마저 예상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일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관세 이슈도 챙겨봐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월요일(10일)이나 화요일(11일)에 (상호 관세에 대해) 회의 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대해 수출국이 미국산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다.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비롯해 Fed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도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은 11일과 12일 각각 상원과 하원에서 발언 일정히 잡혀 있다. 11일엔 베스 해맥 클리브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미셸 보먼 연준 이사 등도 공개석상에 오른다.12일은 CPI 외에도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13일은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주목해야 한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발표도 있다. 14일에는 1월 소매판매가 기다리고 있다. 코카콜라(11일), 시스코(12일), 에어비앤비ㆍ코인베이스ㆍ유니레버ㆍ바클레이즈(13일), 모더나(14일) 등이 실적을 내놓을 계획이다.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80조원(순자산 기준)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금융투자업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ETF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 경고에 나섰다.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10개 자산운용사의 252개 ETF 광고(커버드콜 ETF 160개 포함)를 점검한 결과, 부적절한 광고물에 수정·삭제 등 시정조치를 했다고 9일 밝혔다.일부 ETF 광고에서는 수익률이 높았던 기간의 수익률이나 예상·목표 수익률 등 실현되지 않은 수익률을 강조한 사례들이 포착됐다. 일례로 정기적으로 분배금을 지급하는 한 ETF 광고에서는 "1억원을 투자하면 1년 뒤 1080만원을 받는다"는 문구 등으로 손실 위험이 거의 없는 상품인 것처럼 투자자를 오인하게 한 사례가 있었다."국내 최저보수 리츠 ETF", "국내 최초로 출시한 인도 ETF" 등 최초·최저 등 과장 문구도 금감원 지적 사항에 올랐다.기준일, 비교범위 등에 따라 최저·최초 등 최상급 문구의 진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금감원은 "정기적으로 투자성 상품 광고 현황 모니터링, 허위·과장 광고물 점검을 할 예정"이라며 "소비자 피해 우려 시 소비자경보 발령 등으로 유의 사항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이달 들어 180조원대로 불어났다. 시장 확대 속 자산운용업계 경쟁에 재차 불이 붙은 모습이다. 특히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려는 삼성자산운용과 뺏으려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대표 지수 상품의 총보수를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낮추며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년 전 양사의 격차는
1976년 미국 뉴욕. 베트남 전쟁 퇴역 군인인 트래비스는 택시 운전을 전전한다. 하루 종일 코카콜라와 초코바, 나초칩으로 끼니를 때우는 그는 외설영화관을 전전한다. 그가 택시로 누비는 뉴욕시는 디스토피아의 전형이다. 하수구에선 물이 새고, 정전으로 도시 전체는 어둡다. 도시 곳곳은 범죄자와 성매매 여성들로 가득 찼다.미국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대표작 '택시 드라이버'는 1970년대 어두운 미국의 일상을 담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택시 드라이버와 '대부' 등의 1970년대 영화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팍팍하고 어두운 시대상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한국 경제 전망을 둘러싸고 스태그플레이션이냐,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이냐는 논쟁이 점화됐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뒷걸음질치지 않고 1%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가 상승 흐름이 임금을 밀어 올리는 '인플레이션 소용돌이' 흐름이 포착되지 않은 만큼 스태그플레이션 지적은 섣부르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떨어지는 성장 전망…2%대 물가 상승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달 나란히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오는 25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종전 1.9%에서 1.5% 안팎으로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DI도 오는 11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종전 2.0%에서 큰 폭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1~1.4%까지 하향 조정했다.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