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한 ‘뱅거스’.
호주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한 ‘뱅거스’.
제1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다음달 3일부터 8일까지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과 CGV명동역점에서 열린다.

국내 최초의 국제경쟁단편영화제인 이 축제에는 총 121개국 5327편이 출품됐다. 해외 4423편, 국내 904편으로 국내외 모두 역대 최다 출품 기록이다.

유럽 단편의 강세 속에서 남미 단편들과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단편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국제경쟁부문에 총 31개국 46편, 국내경쟁부문에는 11편이 선정됐다. 국제경쟁부문 선정작은 모두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시상식에서는 총 8개 부문에서 총 상금 4300만 원과 부상이 주어진다.

국제경쟁부문에서는 여성 인권, 성소수자, 노인 문제, 난민들의 불법 이민,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인종적 갈등 및 차별을 다룬 작품들이 많다.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거나, 조금 투박하더라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품들까지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국내 출품작들은 대부분 취업 문제와 가족 해체, 집단 따돌림을 소재로 다뤘다. 우리가 뒤돌아 봐야 할 사건이나 시간들을 주제로 한 의미 있는 작품들도 있다. 국내경쟁부문에서는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부터 우리 청년들이 직면한 암울한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 작품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작품들까지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개막작으로는 크리스토프 데아크 감독의 헝가리 단편 ‘싱’이 선정됐다. 합창단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작은 사회 안에서 그들이 어떻게 한 목소리를 내는지, 부당한 처우에 대한 어떻게 용기있게 대항하는 지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올해 유럽 유수 단편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 등에서 관객상과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폐막작은 국제경쟁부문 수상작이 상영된다.

유명 감독과 배우들의 초기 연출작과 출연작도 선보인다. 영화 ‘토탈 리콜’의 폴 버호벤 감독의 초기 단편 ‘더 레슬러’와 ‘해피 고 럭키’를 비롯해 영국 마이크 리 감독의 단편 ‘어 러닝 점프’, ‘매드맥스’ 시리즈의 조지 밀러 감독의 단편 ‘영화 폭력, 1부’, ‘캐롤’의 배우 케이트 블란쳇과 ‘아바타’의 샘 워싱턴 등의 초기 출연작들도 상영된다.

우수한 시나리오에 제작비를 지원하는 ‘펀드 프로젝트 피칭’도 열린다. 총 67편의 지원작 중 1차 서류 심사를 통고한 6편이 투자설명회를 갖는다. 최종 선정작은 폐막식에서 발표되며 최고 1000 만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내년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다. 올해에는 지난해 사전제작지원작인 ‘겨울나무’가 첫 상영된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