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검찰 수사 수용할 듯…검찰, 서면·방문조사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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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현직 대통령 수사
수사 대상 아니라던 검찰도 "대통령 수사 못할 이유 없다"
"대통령이 미르재단 설립 지시"…안종범 전 수석 진술도 나와
수사 대상 아니라던 검찰도 "대통령 수사 못할 이유 없다"
"대통령이 미르재단 설립 지시"…안종범 전 수석 진술도 나와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밝힐 전망이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검찰 수사가 현실화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박 대통령은 최순실 정국을 풀기 위해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검찰 수사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도 받아들이겠다는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 수사에 대한 국민 여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자진해 수사 의사를 밝히면서 검찰로서는 수사에 대한 고민이 줄었다.
검찰은 당초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부정적이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에 수사도 포함되느냐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가 있지만 수사 대상도 되지 않는다는 게 다수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여론 압박이 가해지면서 조금씩 기류가 바뀌었다. 결국 3일 국회에서 “수사 진행 경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직접 수사 필요성과 가능성을 검토해 박 대통령에게 수용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출범 당시 이 본부장이 “(대통령은) 형사 소추의 대상이 아니다”고 못 박은 것과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이미 박 대통령 수사의 ‘핵심 키맨’으로 꼽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은 박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며 박 대통령이 두 재단과 더블루케이의 구체적 사업까지 직접 챙겼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의 진술로 볼 때 박 대통령 수사가 불가피해지는 상황이다. 전날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여러 공개 장소에서 두 재단에 각별한 관심을 밝힌 만큼 재단들이 잘 설립돼 운영되도록 돕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라 생각했다”고 말한 것과는 확연히 차이 나는 진술이다.
학계에서도 대통령 수사가 가능할 뿐 아니라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헌법학계 권위자인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소추를 전제로 한 강제 수사는 불가능하지만,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자진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 조사가 이뤄질 경우 그 시기는 이 사건 수사가 대부분 마무리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검찰은 대형 수사를 할 때 부담스러운 대상은 한 번에 조사를 마치는 방법을 택해왔다. 이 사건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흔적’이 여러 군데 있는 만큼 사건의 전체적 윤곽을 잡은 뒤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수본은 다음주께 청와대 문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의혹을 받는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 조사 방식은 서면조사 또는 방문조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의혹을 서면조사만으로 풀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방문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청와대 관계자는 3일 “박 대통령은 최순실 정국을 풀기 위해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검찰 수사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도 받아들이겠다는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 수사에 대한 국민 여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자진해 수사 의사를 밝히면서 검찰로서는 수사에 대한 고민이 줄었다.
검찰은 당초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부정적이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에 수사도 포함되느냐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가 있지만 수사 대상도 되지 않는다는 게 다수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여론 압박이 가해지면서 조금씩 기류가 바뀌었다. 결국 3일 국회에서 “수사 진행 경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직접 수사 필요성과 가능성을 검토해 박 대통령에게 수용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출범 당시 이 본부장이 “(대통령은) 형사 소추의 대상이 아니다”고 못 박은 것과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이미 박 대통령 수사의 ‘핵심 키맨’으로 꼽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은 박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며 박 대통령이 두 재단과 더블루케이의 구체적 사업까지 직접 챙겼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의 진술로 볼 때 박 대통령 수사가 불가피해지는 상황이다. 전날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여러 공개 장소에서 두 재단에 각별한 관심을 밝힌 만큼 재단들이 잘 설립돼 운영되도록 돕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라 생각했다”고 말한 것과는 확연히 차이 나는 진술이다.
학계에서도 대통령 수사가 가능할 뿐 아니라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헌법학계 권위자인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소추를 전제로 한 강제 수사는 불가능하지만,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자진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 조사가 이뤄질 경우 그 시기는 이 사건 수사가 대부분 마무리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검찰은 대형 수사를 할 때 부담스러운 대상은 한 번에 조사를 마치는 방법을 택해왔다. 이 사건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흔적’이 여러 군데 있는 만큼 사건의 전체적 윤곽을 잡은 뒤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수본은 다음주께 청와대 문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의혹을 받는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 조사 방식은 서면조사 또는 방문조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의혹을 서면조사만으로 풀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방문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