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드 人터뷰] "워킹맘 '내일 뭐 먹지' 고민…'한밤의 식재료 배송'으로 날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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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샛별배송'으로 뜬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한밤~새벽에 배송'히트'
전날 밤 11시까지 식재료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집 앞에 '딱'
골드만삭스·맥킨지 출신
사회초년생 때 아토피 시달려…무농약·유기농 식품 먹고 회복
보람된 일 하고 싶어 작년 창업
수입은 회사 다닐 때의 10분의 1
김밥·두유·물 2개씩 배낭에 넣고 식재료 공급처 찾으려 전국 누벼
요즘엔 '성북동 사모님'도 주문
한밤~새벽에 배송'히트'
전날 밤 11시까지 식재료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집 앞에 '딱'
골드만삭스·맥킨지 출신
사회초년생 때 아토피 시달려…무농약·유기농 식품 먹고 회복
보람된 일 하고 싶어 작년 창업
수입은 회사 다닐 때의 10분의 1
김밥·두유·물 2개씩 배낭에 넣고 식재료 공급처 찾으려 전국 누벼
요즘엔 '성북동 사모님'도 주문
“여기 꼭 주방처럼 생겼죠? 주방은 아니고 상품 촬영하는 곳입니다. 그릇은 대부분 빌린 거고요. 식품 사진 찍는 게 생각보다 꽤 까다롭습니다. 소비자는 홈페이지를 보고 믿고 사는 거니까요.”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34)는 지난달 13일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냉장고와 식탁, 조명, 각양각색의 그릇으로 가득한 선반 등 예쁜 주방으로 꾸민 스튜디오에서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매출을 점검하고 있었다.
마켓컬리는 최근 온·오프라인 연계(O2O) 업계에서 ‘식재료 샛별배송’으로 스타가 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샛별배송은 소비자가 배송 전날 밤 11시까지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채소와 육류, 빵, 가공식품 등 다양한 물건을 고르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소비자의 집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2015년 5월 창업 이후 1년 만에 회원이 10만명을 넘어섰고, 매출은 2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예상외로 덤덤했다. “처음 창업했을 때는 저와 공동창업자, 직원 한 명 이렇게 셋뿐이었는데 이젠 식구가 70명 이상으로 늘어났어요. 규모가 커졌다는 건 기쁜 일이지만 큰 부담이기도 하죠. 책임이 막중합니다.”
금융계 박차고 창업 나선 ‘엄친딸’
김 대표는 이른바 ‘엄친딸’이다. 미국 유명 금융회사 골드만삭스와 세계 최대 컨설팅사 맥킨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9년 동안 쌓은 금융계의 화려한 이력을 뒤로 한 채 그는 식재료 배송사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취직 후 몸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가 음식을 통해 회복한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취직한 뒤 갑자기 생전 앓지 않던 아토피 피부염과 부종이 생겼어요. 부모님과 동생 모두 의사인데 ‘원인은 모르겠지만 면역계 쪽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고 했어요. 곰곰이 생각하다가 음식을 무농약, 유기농 재료로 바꿨어요. 그랬더니 신기하게 점점 병이 나았습니다.”
김 대표는 미식가이기도 했다. 식당을 찾을 때 음식의 재료는 철저히 따지되 맛이 없으면 두 번 다시 가지 않았다. 해외여행을 가도 항공권보다 현지 레스토랑 예약을 먼저 했다. 직장 동료들이 “슬아씨가 추천하는 레스토랑이라면 언제든지 ‘№ 1’”이라고 할 정도였다. “제겐 언제나 ‘오늘 뭐 먹지’가 최대 고민거리였어요. 다국적 기업에 다니다 보니 미국과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에서 살아봤어요. 모두 음식으로 유명한 국가들이죠.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고, 약속이 없는 날은 웬만하면 음식을 직접 해 먹어서 퇴근하고 장을 보거나 인터넷 식재료 쇼핑을 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3년 전 결혼한 뒤 맞벌이 부부로 살면서 김 대표는 창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웠다. “처음 사업을 구상할 때만 해도 막연히 ‘신선하고 질 좋은 식재료를 제때 갖다 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상상만 했는데, 막상 제가 맞벌이 주부가 되니 눈앞의 일이 되더라고요. 워킹맘들이 장을 보거나 요리할 때 뭘 고민하고 걱정하는지 신경 쓰게 됐어요. 샛별배송 아이디어도 그렇게 얻었죠. 낮에 주문하면 아무래도 퇴근 후에 먹게 되는데, 그땐 이미 신선도가 많이 떨어진 뒤거든요.”
수억원의 연봉을 포기하고 스타트업에 뛰어든 걸 후회한 적은 없느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특유의 화끈한 웃음으로 답했다. “전혀요. 만약 이 일을 돈 벌기 위해 하는 거라 생각했다면 그냥 금융사 다녔을 거예요. 그런데 어차피 한 번 사는 거,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과 건강한 식재료를 나누며 미래를 꿈꾸는 일이요.”
‘한밤의 배송’이 대박으로 이어져
그는 “식재료 배송 사업의 성패는 좋은 식재료 공급처를 찾는 것과 24시간 냉장 공급 라인을 갖추는 것, 믿을 수 있는 배송기사를 찾는 것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식재료 공급처를 찾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배낭에 김밥과 물, 두유를 두 개씩 넣고 전국을 누볐다. “아마 지금까지 먹은 김밥이 300줄은 더 될 걸요. 김밥이라면 질리도록 먹었습니다. 회의 일정도 하루에 10~12개씩 있었고요. 솔직히 돈으로 따지자면 금융계 시절 대비 10분의 1도 안 됩니다. ‘이리 다녀 뭐 하나’ 싶어도 무농약, 유기농이란 원칙을 깰 수는 없었죠.”
24시간 냉장 공급 라인과 배송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관련 업계 사람들도 열심히 만났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마켓컬리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 배송기사들은 급식재료 배달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식재료 배달은 다른 물건과는 달라요.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고, 망가지면 안 되죠. 그래서 아기 다루듯 물건을 소중히 만지고, 주문자의 집 앞에 갖다 놓을 때도 절대 던지지 않아요. 이 분야에서 오래 일한 배송기사들은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제겐 은인과도 같은 분들이죠.”
김 대표에게도 고충은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채소 관리다. 그는 “유기농 채소는 제철이 아니면 생산하기 힘들기 때문에 해당 시기가 아니면 품질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당근이나 호박처럼 소비자가 사시사철 찾는 채소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공급처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샛별배송은 30~40대 워킹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켓컬리는 처음에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다가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현재 샛별배송은 서울에서만 하고, 전국 배송은 하루 단위로 하고 있다. “원래 워킹맘들을 목표 고객층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강북 쪽 50대 이상 장년층에도 인기가 많아졌어요. 특히 ‘성북동 사모님들’이 의외로 많이 찾습니다. 요리연구가 선생님들이 마켓컬리를 많이 찾는데, 그분들이 제자에게 소개하는 거죠. 그 제자 중에 중장년층 사모님이 많았던 것이고요.”
“‘온라인의 식품 백화점’ 꾸리고 싶어”
김 대표는 “마켓컬리는 O2O회사도 아니고 푸드테크회사도 아니다”며 “우리의 진정한 라이벌은 오프라인 백화점”이라고 강조했다. “고급 백화점에서나 구할 수 있던 귀한 식재료도 일반 소비자에게 구매 진입장벽을 낮춰서 소개하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백화점을 라이벌로 삼은 이유는 또 있다. 백화점의 엄격한 검수 기준을 온라인에서도 지키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백화점은 입점 식품 브랜드의 검수 기준이 다른 유통망보다 훨씬 까다롭다”며 “백화점의 식품부 운영 방식과 검수 기준을 토대로 마켓컬리에서도 자체적으로 70여가지 검수 기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저희 홈페이지를 보면 알겠지만 잼이나 파스타, 홍차, 각종 양념 등 예전엔 해외 직구로만 구할 수 있던 것이 많이 있죠? 소비자들이 그런 걸 보면서 ‘아, 이런 재료도 있구나’ 하고 새로운 식탁을 꾸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전 제 일이 식문화를 바꿔나가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식품을 파는 온라인의 백화점을 꾸리고 싶어요.”
모든 제품에 생산자 표시
빵·제철나물까지 배달
네이버·카카오도 뛰어들어
O2O시장 달구는 식재료 배송
최근 신선 식재료 배송 경쟁이 온·오프라인 연계(O2O)사업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마켓컬리를 비롯해 헬로네이처, 배민프레시 등 다양한 O2O업체가 각자 차별화한 전략을 내세우며 소비자층을 넓히는 중이다.
헬로네이처(www.hellonature.net)는 모든 제품에 생산 농부의 이름을 붙이고 자체 안전성 검사를 한다. 24시간 내 배달 지역을 서울 강남권에서 강북으로 점점 넓히고 있다. 전날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그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집으로 배달한다.
배민프레시(www.baeminfresh.com)는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덤앤더머스 지분 100%를 인수해 이름을 바꿔 운영하는 사이트다.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달해주는 시스템이다. 식재료가 아니라 반찬과 빵, 도시락 등 조리식품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나물투데이(www.namultoday.com)는 서재호 대표의 부모가 27년간 광명시장에서 운영해온 반찬가게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데친 나물을 판매한다. 나물, 건나물, 해초류, 뿌리류 등을 취급하며 나물투데이 제철나물 정기배달 서비스도 도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2014년 2월 푸드윈도를 출시했다. 전국 산지에서 재배한 신선한 식재료와 지역 명물 식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입점 식재료와 식품 수가 1100여개에 달한다.
카카오는 지난 8월 카카오파머제주 플랫폼을 내놓았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시범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제주 지역 생산자와 전국 농산물 구매자를 직접 연결해준다. 40여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34)는 지난달 13일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냉장고와 식탁, 조명, 각양각색의 그릇으로 가득한 선반 등 예쁜 주방으로 꾸민 스튜디오에서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매출을 점검하고 있었다.
마켓컬리는 최근 온·오프라인 연계(O2O) 업계에서 ‘식재료 샛별배송’으로 스타가 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샛별배송은 소비자가 배송 전날 밤 11시까지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채소와 육류, 빵, 가공식품 등 다양한 물건을 고르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소비자의 집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2015년 5월 창업 이후 1년 만에 회원이 10만명을 넘어섰고, 매출은 2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예상외로 덤덤했다. “처음 창업했을 때는 저와 공동창업자, 직원 한 명 이렇게 셋뿐이었는데 이젠 식구가 70명 이상으로 늘어났어요. 규모가 커졌다는 건 기쁜 일이지만 큰 부담이기도 하죠. 책임이 막중합니다.”
금융계 박차고 창업 나선 ‘엄친딸’
김 대표는 이른바 ‘엄친딸’이다. 미국 유명 금융회사 골드만삭스와 세계 최대 컨설팅사 맥킨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9년 동안 쌓은 금융계의 화려한 이력을 뒤로 한 채 그는 식재료 배송사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취직 후 몸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가 음식을 통해 회복한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취직한 뒤 갑자기 생전 앓지 않던 아토피 피부염과 부종이 생겼어요. 부모님과 동생 모두 의사인데 ‘원인은 모르겠지만 면역계 쪽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고 했어요. 곰곰이 생각하다가 음식을 무농약, 유기농 재료로 바꿨어요. 그랬더니 신기하게 점점 병이 나았습니다.”
김 대표는 미식가이기도 했다. 식당을 찾을 때 음식의 재료는 철저히 따지되 맛이 없으면 두 번 다시 가지 않았다. 해외여행을 가도 항공권보다 현지 레스토랑 예약을 먼저 했다. 직장 동료들이 “슬아씨가 추천하는 레스토랑이라면 언제든지 ‘№ 1’”이라고 할 정도였다. “제겐 언제나 ‘오늘 뭐 먹지’가 최대 고민거리였어요. 다국적 기업에 다니다 보니 미국과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에서 살아봤어요. 모두 음식으로 유명한 국가들이죠.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고, 약속이 없는 날은 웬만하면 음식을 직접 해 먹어서 퇴근하고 장을 보거나 인터넷 식재료 쇼핑을 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3년 전 결혼한 뒤 맞벌이 부부로 살면서 김 대표는 창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웠다. “처음 사업을 구상할 때만 해도 막연히 ‘신선하고 질 좋은 식재료를 제때 갖다 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상상만 했는데, 막상 제가 맞벌이 주부가 되니 눈앞의 일이 되더라고요. 워킹맘들이 장을 보거나 요리할 때 뭘 고민하고 걱정하는지 신경 쓰게 됐어요. 샛별배송 아이디어도 그렇게 얻었죠. 낮에 주문하면 아무래도 퇴근 후에 먹게 되는데, 그땐 이미 신선도가 많이 떨어진 뒤거든요.”
수억원의 연봉을 포기하고 스타트업에 뛰어든 걸 후회한 적은 없느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특유의 화끈한 웃음으로 답했다. “전혀요. 만약 이 일을 돈 벌기 위해 하는 거라 생각했다면 그냥 금융사 다녔을 거예요. 그런데 어차피 한 번 사는 거,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과 건강한 식재료를 나누며 미래를 꿈꾸는 일이요.”
‘한밤의 배송’이 대박으로 이어져
그는 “식재료 배송 사업의 성패는 좋은 식재료 공급처를 찾는 것과 24시간 냉장 공급 라인을 갖추는 것, 믿을 수 있는 배송기사를 찾는 것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식재료 공급처를 찾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배낭에 김밥과 물, 두유를 두 개씩 넣고 전국을 누볐다. “아마 지금까지 먹은 김밥이 300줄은 더 될 걸요. 김밥이라면 질리도록 먹었습니다. 회의 일정도 하루에 10~12개씩 있었고요. 솔직히 돈으로 따지자면 금융계 시절 대비 10분의 1도 안 됩니다. ‘이리 다녀 뭐 하나’ 싶어도 무농약, 유기농이란 원칙을 깰 수는 없었죠.”
24시간 냉장 공급 라인과 배송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관련 업계 사람들도 열심히 만났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마켓컬리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 배송기사들은 급식재료 배달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식재료 배달은 다른 물건과는 달라요.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고, 망가지면 안 되죠. 그래서 아기 다루듯 물건을 소중히 만지고, 주문자의 집 앞에 갖다 놓을 때도 절대 던지지 않아요. 이 분야에서 오래 일한 배송기사들은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제겐 은인과도 같은 분들이죠.”
김 대표에게도 고충은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채소 관리다. 그는 “유기농 채소는 제철이 아니면 생산하기 힘들기 때문에 해당 시기가 아니면 품질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당근이나 호박처럼 소비자가 사시사철 찾는 채소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공급처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샛별배송은 30~40대 워킹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켓컬리는 처음에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다가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현재 샛별배송은 서울에서만 하고, 전국 배송은 하루 단위로 하고 있다. “원래 워킹맘들을 목표 고객층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강북 쪽 50대 이상 장년층에도 인기가 많아졌어요. 특히 ‘성북동 사모님들’이 의외로 많이 찾습니다. 요리연구가 선생님들이 마켓컬리를 많이 찾는데, 그분들이 제자에게 소개하는 거죠. 그 제자 중에 중장년층 사모님이 많았던 것이고요.”
“‘온라인의 식품 백화점’ 꾸리고 싶어”
김 대표는 “마켓컬리는 O2O회사도 아니고 푸드테크회사도 아니다”며 “우리의 진정한 라이벌은 오프라인 백화점”이라고 강조했다. “고급 백화점에서나 구할 수 있던 귀한 식재료도 일반 소비자에게 구매 진입장벽을 낮춰서 소개하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백화점을 라이벌로 삼은 이유는 또 있다. 백화점의 엄격한 검수 기준을 온라인에서도 지키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백화점은 입점 식품 브랜드의 검수 기준이 다른 유통망보다 훨씬 까다롭다”며 “백화점의 식품부 운영 방식과 검수 기준을 토대로 마켓컬리에서도 자체적으로 70여가지 검수 기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저희 홈페이지를 보면 알겠지만 잼이나 파스타, 홍차, 각종 양념 등 예전엔 해외 직구로만 구할 수 있던 것이 많이 있죠? 소비자들이 그런 걸 보면서 ‘아, 이런 재료도 있구나’ 하고 새로운 식탁을 꾸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전 제 일이 식문화를 바꿔나가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식품을 파는 온라인의 백화점을 꾸리고 싶어요.”
모든 제품에 생산자 표시
빵·제철나물까지 배달
네이버·카카오도 뛰어들어
O2O시장 달구는 식재료 배송
최근 신선 식재료 배송 경쟁이 온·오프라인 연계(O2O)사업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마켓컬리를 비롯해 헬로네이처, 배민프레시 등 다양한 O2O업체가 각자 차별화한 전략을 내세우며 소비자층을 넓히는 중이다.
헬로네이처(www.hellonature.net)는 모든 제품에 생산 농부의 이름을 붙이고 자체 안전성 검사를 한다. 24시간 내 배달 지역을 서울 강남권에서 강북으로 점점 넓히고 있다. 전날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그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집으로 배달한다.
배민프레시(www.baeminfresh.com)는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덤앤더머스 지분 100%를 인수해 이름을 바꿔 운영하는 사이트다.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달해주는 시스템이다. 식재료가 아니라 반찬과 빵, 도시락 등 조리식품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나물투데이(www.namultoday.com)는 서재호 대표의 부모가 27년간 광명시장에서 운영해온 반찬가게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데친 나물을 판매한다. 나물, 건나물, 해초류, 뿌리류 등을 취급하며 나물투데이 제철나물 정기배달 서비스도 도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2014년 2월 푸드윈도를 출시했다. 전국 산지에서 재배한 신선한 식재료와 지역 명물 식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입점 식재료와 식품 수가 1100여개에 달한다.
카카오는 지난 8월 카카오파머제주 플랫폼을 내놓았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시범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제주 지역 생산자와 전국 농산물 구매자를 직접 연결해준다. 40여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