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창업이 희망이다] 퇴근할 때 인사하지 마…휴가원도 쓰지 마, 회사 맞아?…기업문화도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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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박힌 직장문화 '저격'
'잡담하는 게 경쟁력' 등
일하는 방식도 구글 뺨쳐
'잡담하는 게 경쟁력' 등
일하는 방식도 구글 뺨쳐
‘휴가에는 사유가 없습니다.’ ‘퇴근할 때 인사하지 맙시다.’
서울 석촌동에 있는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에 들어가면 벽에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는 불합리한 문화를 바꿔보기 위해 직원들과 논의해 사내 문화를 조성해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독특한 사무실 분위기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는 업계에서 이미 유명하다. 잠실 석촌호수 근처에 있는 이 회사의 회의실은 학교 운동장의 계단식 스탠드를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다. ‘구성원’(직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들은 창밖 풍경을 보며 잡담하듯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며 회의한다. 김 대표는 “마주 보는 회의실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며 “공간을 창의적으로 구성하면 사람의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했다.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은 구성원의 요청에 따라 석촌호수 옆에 자리잡았다. 사업 초기, 팀원들에게 변변한 월급도 줄 수 없어 각자 집에 있던 노트북을 들고 와 일하던 시절도 있었다. 구성원들과 함께 좋은 회사를 꾸리고 싶었던 김 대표는 당시 15명 정도이던 구성원에게 각자가 그리는 이상적인 회사 모습을 두 가지씩 적어 내도록 했다. 혹시나 과도한 바람이 있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도 했는데 의외로 구성원들이 원한 것은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회사, 회사 곳곳에 책이 널브러져 있는 회사 같은 소박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김 대표는 이렇게 받은 의견을 하나도 빠짐없이 포스터에 담았고, 구성원들과 함께 하나씩 실현해 나갔다.
사무실 벽에 붙은 문구들은 ‘희망사항’이 아니라 이 회사의 규율이다. 우아한형제들 구성원은 휴가를 갈 때 아무도 사유를 작성하지 않는다. 휴가는 쉬러 가는 것인데, 사유 따윈 필요없다는 게 이 회사의 정신이다. ‘퇴근 시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도 퇴근하는 사람에게 눈치를 주는 한국 특유의 직장문화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 회사가 만들어낸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는 수많은 다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일의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니라 결정한 사람이 진다’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와 같은 규정은 기존 한국식 직장문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준이다.
마냥 자유로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아한형제들 사무실 현관문 손잡이에 붙어 있는 ‘9시1분은 9시가 아니다’는 경고문. 김 대표는 “자율성은 기본적인 룰을 지킬 때 더 빛을 발한다”고 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서울 석촌동에 있는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에 들어가면 벽에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는 불합리한 문화를 바꿔보기 위해 직원들과 논의해 사내 문화를 조성해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독특한 사무실 분위기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는 업계에서 이미 유명하다. 잠실 석촌호수 근처에 있는 이 회사의 회의실은 학교 운동장의 계단식 스탠드를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다. ‘구성원’(직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들은 창밖 풍경을 보며 잡담하듯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며 회의한다. 김 대표는 “마주 보는 회의실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며 “공간을 창의적으로 구성하면 사람의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했다.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은 구성원의 요청에 따라 석촌호수 옆에 자리잡았다. 사업 초기, 팀원들에게 변변한 월급도 줄 수 없어 각자 집에 있던 노트북을 들고 와 일하던 시절도 있었다. 구성원들과 함께 좋은 회사를 꾸리고 싶었던 김 대표는 당시 15명 정도이던 구성원에게 각자가 그리는 이상적인 회사 모습을 두 가지씩 적어 내도록 했다. 혹시나 과도한 바람이 있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도 했는데 의외로 구성원들이 원한 것은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회사, 회사 곳곳에 책이 널브러져 있는 회사 같은 소박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김 대표는 이렇게 받은 의견을 하나도 빠짐없이 포스터에 담았고, 구성원들과 함께 하나씩 실현해 나갔다.
사무실 벽에 붙은 문구들은 ‘희망사항’이 아니라 이 회사의 규율이다. 우아한형제들 구성원은 휴가를 갈 때 아무도 사유를 작성하지 않는다. 휴가는 쉬러 가는 것인데, 사유 따윈 필요없다는 게 이 회사의 정신이다. ‘퇴근 시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도 퇴근하는 사람에게 눈치를 주는 한국 특유의 직장문화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 회사가 만들어낸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는 수많은 다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일의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니라 결정한 사람이 진다’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와 같은 규정은 기존 한국식 직장문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준이다.
마냥 자유로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아한형제들 사무실 현관문 손잡이에 붙어 있는 ‘9시1분은 9시가 아니다’는 경고문. 김 대표는 “자율성은 기본적인 룰을 지킬 때 더 빛을 발한다”고 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