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의 '신약 집념'…6300억 기술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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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 면역항암제 기술 다국적 제약사와 수출 계약
강 회장 지시로 혁신신약연구소 세워
출범 3년 만에 기술수출 성과
면역항암제, 차세대 기술로 주목
기초후보물질 단계서 이례적 수출
강 회장 지시로 혁신신약연구소 세워
출범 3년 만에 기술수출 성과
면역항암제, 차세대 기술로 주목
기초후보물질 단계서 이례적 수출
“혁신 신약을 개발해 봅시다.”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사진)은 2012년 임직원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그룹의 신약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동아에스티가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 등을 선보였지만 강 회장은 세계 제약시장의 판을 바꾸는 ‘혁신 신약’이 한국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이듬해 동아에스티에 혁신신약연구소가 설립됐다.
세계 1위 제약사 노바티스에서 수석연구원을 지낸 윤태영 박사가 소장을 맡았다. 혁신신약연구소 출범 3년 만에 동아에스티는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의 자회사에 차세대 항암제를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차세대 항암제 기술 수출
동아에스티는 애브비바이오테크놀로지에 5억2500만달러(약 6351억원) 규모 면역항암제 기술을 수출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계약금은 4000만달러(약 480억원)다. 임상시험, 허가 등 상용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은 애브비가 부담하고 글로벌 독점권을 갖는다. 동아에스티는 국내 시장 판권을 갖고 단계별 기술료와 판매에 따른 로열티(10%) 등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동아에스티가 수출한 기술은 암세포가 자라도록 하는 특정 단백질(MerTK)을 억제하는 면역항암제 물질이다.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3세대 항암 치료제’다.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화학 항암제(1세대)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표적항암제(2세대)와 비교해 부작용이 거의 없고 생존 기간이 길다.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각광받으면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여보이, 머크샤프앤드돔(MSD)의 키트루다 등 세 가지 제품만 개발됐다. 지난해 16억달러였던 면역항암제 시장은 2020년 35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신약 기초물질로 ‘대박’
이번 수출 계약은 동아에스티가 맺은 역대 최대 규모 기술수출 계약이자 강 회장이 혁신 신약 개발 의지를 갖고 설립한 혁신신약연구소의 첫 결실이다. 혁신신약연구소는 윤 소장을 주축으로 24명의 연구원이 혁신 신약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쓰는 신약 후보물질이 없는 상태에서 수출 계약이 성사된 것을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애브비 측은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후보물질 이전 단계인 기초물질만 보고 기술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브비는 후보물질 탐색부터 동아에스티와 공동 연구를 하기로 했다. 임상 1상부터는 애브비가 단독 개발한다.
◆전통적 신약 강자
동아에스티는 전통적으로 신약 개발에 강한 제약사다. 자이데나, 당뇨치료제 슈가논,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 등 국내에서 개발된 27개 신약 중 4개를 동아에스티가 개발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서 가장 많은 신약을 보유하고 있다. 시벡스트로는 2007년 미국에 기술 수출돼 2014년 현지에서 발매됐다. 슈가논은 당뇨뿐 아니라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 효과가 높다는 것이 입증돼 올 4월 미국 토비라에 기술 이전됐다. 이 밖에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등 5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항암 분야에 경험이 많은 애브비와 계약을 맺어 기쁘다”며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사진)은 2012년 임직원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그룹의 신약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동아에스티가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 등을 선보였지만 강 회장은 세계 제약시장의 판을 바꾸는 ‘혁신 신약’이 한국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이듬해 동아에스티에 혁신신약연구소가 설립됐다.
세계 1위 제약사 노바티스에서 수석연구원을 지낸 윤태영 박사가 소장을 맡았다. 혁신신약연구소 출범 3년 만에 동아에스티는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의 자회사에 차세대 항암제를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차세대 항암제 기술 수출
동아에스티는 애브비바이오테크놀로지에 5억2500만달러(약 6351억원) 규모 면역항암제 기술을 수출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계약금은 4000만달러(약 480억원)다. 임상시험, 허가 등 상용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은 애브비가 부담하고 글로벌 독점권을 갖는다. 동아에스티는 국내 시장 판권을 갖고 단계별 기술료와 판매에 따른 로열티(10%) 등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동아에스티가 수출한 기술은 암세포가 자라도록 하는 특정 단백질(MerTK)을 억제하는 면역항암제 물질이다.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3세대 항암 치료제’다.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화학 항암제(1세대)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표적항암제(2세대)와 비교해 부작용이 거의 없고 생존 기간이 길다.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각광받으면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여보이, 머크샤프앤드돔(MSD)의 키트루다 등 세 가지 제품만 개발됐다. 지난해 16억달러였던 면역항암제 시장은 2020년 35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신약 기초물질로 ‘대박’
이번 수출 계약은 동아에스티가 맺은 역대 최대 규모 기술수출 계약이자 강 회장이 혁신 신약 개발 의지를 갖고 설립한 혁신신약연구소의 첫 결실이다. 혁신신약연구소는 윤 소장을 주축으로 24명의 연구원이 혁신 신약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쓰는 신약 후보물질이 없는 상태에서 수출 계약이 성사된 것을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애브비 측은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후보물질 이전 단계인 기초물질만 보고 기술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브비는 후보물질 탐색부터 동아에스티와 공동 연구를 하기로 했다. 임상 1상부터는 애브비가 단독 개발한다.
◆전통적 신약 강자
동아에스티는 전통적으로 신약 개발에 강한 제약사다. 자이데나, 당뇨치료제 슈가논,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 등 국내에서 개발된 27개 신약 중 4개를 동아에스티가 개발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서 가장 많은 신약을 보유하고 있다. 시벡스트로는 2007년 미국에 기술 수출돼 2014년 현지에서 발매됐다. 슈가논은 당뇨뿐 아니라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 효과가 높다는 것이 입증돼 올 4월 미국 토비라에 기술 이전됐다. 이 밖에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등 5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항암 분야에 경험이 많은 애브비와 계약을 맺어 기쁘다”며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