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리는 정부] 23개 부처 60여개 조직 신설…공무원 1만명 늘리고 봉급도 인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국혼란 틈타 자리 늘리기 열올리는 관가
"새 정부 조직개편 전에 몸집 불려놓자"
공무원 증원하면 조직 더 늘어날 수도
행자부 "국회 요구에 따른 것" 당당
"새 정부 조직개편 전에 몸집 불려놓자"
공무원 증원하면 조직 더 늘어날 수도
행자부 "국회 요구에 따른 것" 당당
정부 출범 초기 ‘조직 효율화’ 명분으로 추진되는 조직 축소는 일반적으로 정권 후반기로 넘어가면서 유야무야된다. 각 부처는 다음 정권이 들어서 단행될 조직 개편에 대비해 미리 몸집을 불려 놓자는 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도 그랬다. 2013년 초 정권인수위원회 시절, 정부조직을 17부3처17청으로 줄이고 공무원 정원도 축소했다. 하지만 임기 말로 접어들면서 몹집 불리기는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싸고 정국 혼란이 가중되면서, 이를 틈타 부처 이기주의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정부가 올해 공무원 보수를 물가상승률에 웃도는 수준으로 인상하고 인원도 대폭 증원하기로 한 데 이어 조직까지 늘리는 등 공직 사회가 방만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다퉈 조직 늘려
11일 각 부처에 따르면 경제부처 중에서는 국세청이 가장 많은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서울지방국세청에 중랑세무서, 대전지방국세청에 세종세무서, 부산지방국세청에 해운대세무서를 각각 새로 만든다. 관련 인원도 11명 증원할 방침이다. 또 중부지방국세청에 납세자보호2담당관도 신설한다. 세원관리와 세무조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관세청은 관세평가분류원에 품목분류4과, 광주세관에 수출입기업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인력 8명을 늘린다. 중소기업청은 본부에 국제협력과를 만들고 경북북부사무소, 전남동부사무소, 강원영동사무소 등도 신설할 계획이다.
비경제부처 중에서는 국민안전처와 경찰청의 신설 조직 규모가 크다. 국민안전처는 비상대비민방위정책관, 위기관리지원과, 해양구조안전국, 해양구조과(중부·서해·남해해양경비안전본부), 장비관리과(군산·여수·통영해양경비안전서) 등을 새로 만든다. 경찰청은 대테러위기관리관, 국제협력과, 보안과(경기도북부지방경찰청), 외사과(제주특별자치도지방경찰청)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정부 교체 대비?
관가에서조차 이례적인 조직 불리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각 부처의 조직 개편을 전담하는 행정자치부의 ‘잣대’가 엄격했기 때문이다. 예산 늘리는 것보다 조직 신설이 몇 백 배는 더 힘들었다는 게 일선 부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조직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렵고 예산도 따라온다”며 “최근 행자부의 ‘인심’이 후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기 말 국정의 안정 관리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각 부처가 조직과 인력을 확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조성한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조직 확대는 관리자급 자리를 늘리기 위한 수단인데 공공 서비스가 오히려 부실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정부 교체를 앞두고 각 부처가 선제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기획재정부는 이전보다 1실, 2국, 9과가 줄었다. 전직 고위 관료는 “부처 크기를 미리 늘려야 정부 조직이 개편돼도 현상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자부 “국회 요구 때문”
각 부처의 하부 조직 증가 폭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올해 공무원을 1만명 이상 증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 수가 늘어나면 조직도 비례해서 증가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정부조직관리지침의 하부조직 기준을 보면 7명 이상이면 새로운 과를 신설할 수 있다. 국 단위는 4개의 과 단위를 둘 경우 설치가 가능하다. 행자부 관계자는 “공무원 증원은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부대의견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라는 권고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앞다퉈 조직 늘려
11일 각 부처에 따르면 경제부처 중에서는 국세청이 가장 많은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서울지방국세청에 중랑세무서, 대전지방국세청에 세종세무서, 부산지방국세청에 해운대세무서를 각각 새로 만든다. 관련 인원도 11명 증원할 방침이다. 또 중부지방국세청에 납세자보호2담당관도 신설한다. 세원관리와 세무조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관세청은 관세평가분류원에 품목분류4과, 광주세관에 수출입기업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인력 8명을 늘린다. 중소기업청은 본부에 국제협력과를 만들고 경북북부사무소, 전남동부사무소, 강원영동사무소 등도 신설할 계획이다.
비경제부처 중에서는 국민안전처와 경찰청의 신설 조직 규모가 크다. 국민안전처는 비상대비민방위정책관, 위기관리지원과, 해양구조안전국, 해양구조과(중부·서해·남해해양경비안전본부), 장비관리과(군산·여수·통영해양경비안전서) 등을 새로 만든다. 경찰청은 대테러위기관리관, 국제협력과, 보안과(경기도북부지방경찰청), 외사과(제주특별자치도지방경찰청)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정부 교체 대비?
관가에서조차 이례적인 조직 불리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각 부처의 조직 개편을 전담하는 행정자치부의 ‘잣대’가 엄격했기 때문이다. 예산 늘리는 것보다 조직 신설이 몇 백 배는 더 힘들었다는 게 일선 부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조직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렵고 예산도 따라온다”며 “최근 행자부의 ‘인심’이 후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기 말 국정의 안정 관리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각 부처가 조직과 인력을 확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조성한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조직 확대는 관리자급 자리를 늘리기 위한 수단인데 공공 서비스가 오히려 부실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정부 교체를 앞두고 각 부처가 선제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기획재정부는 이전보다 1실, 2국, 9과가 줄었다. 전직 고위 관료는 “부처 크기를 미리 늘려야 정부 조직이 개편돼도 현상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자부 “국회 요구 때문”
각 부처의 하부 조직 증가 폭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올해 공무원을 1만명 이상 증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 수가 늘어나면 조직도 비례해서 증가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정부조직관리지침의 하부조직 기준을 보면 7명 이상이면 새로운 과를 신설할 수 있다. 국 단위는 4개의 과 단위를 둘 경우 설치가 가능하다. 행자부 관계자는 “공무원 증원은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부대의견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라는 권고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