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수술 실습"…IT가 병원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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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구강암 환자 수술 전에 3D프린터로 시뮬레이션… 수술시간 단축
서울365mc병원, VR로 지방흡입수술 시연
인천 길병원은 AI 왓슨을 진료에 활용
각종 위험 요인 미리 파악해 질환 예측도
서울365mc병원, VR로 지방흡입수술 시연
인천 길병원은 AI 왓슨을 진료에 활용
각종 위험 요인 미리 파악해 질환 예측도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의료진은 구강암 환자 수술을 하기 전 3차원(3D)프린터로 환자의 뼈 모형을 만들어 수술 시뮬레이션을 한다. 실제 같은 연습 덕분에 이전보다 수술이 더 정교해졌고 수술시간은 짧아졌다. 3D프린터,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기술(IT)이 병원 진료 환경을 바꾸고 있다. 기증 시신(카데바)이 부족해 수술 실습 등에 어려움을 겪던 의사들이 3D프린터 VR 등 첨단 기술로 신의료기술을 전파하는 것은 물론 환자 진료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3D프린터·VR 활용 병원 늘어
의사들은 수술 실력을 쌓기 위해 동물이나 카데바로 실습을 한다. 하지만 시신 기증이 많지 않아 의사들이 카데바로 실습하는 것은 1년에 고작 한두 번이다. 의료계는 ‘21세기 연금술’로 불리는 3D프린터로 카데바 부족 문제를 풀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은 뼈 장기 등의 모양을 관찰할 수 있는 모형을 3D프린터로 제작했다.
백정환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3D프린터로 만드는 실습용 측두골(귀 바로 위 관자뼈 주변) 모형 제작기술을 개발했다. 백 교수는 “시신은 구하는 것뿐 아니라 보관이 어렵고 해부할 수 있는 장소도 제한적이지만 3D프린팅 모형은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다”고 했다.
의료실습에 VR을 활용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영국 런던 로열병원 외과의사인 샤피 아메드 박사는 지난해 4월 대장암 환자의 수술 장면을 세계 최초로 VR 기술로 중계했다. 지난해 말 국내에서 열린 아시아비만학회(AFC)에서도 VR을 활용한 수술 시연이 이뤄졌다. 수술을 시연한 김대겸 서울365mc병원 부원장은 “지방흡입수술은 흡입관을 넣는 부위, 환자의 자세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모션캡처로 수술 의사의 손 움직임을 분석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치료에도 도움
첨단 IT는 환자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VR 기술은 재활·심리치료 등에 적용됐다. 3D프린팅 모형으로 뼈, 연골 등을 대체하는 맞춤치료는 이미 상용화 단계다. 중앙대병원 국립암센터 등에서 3D프린터로 인공뼈를 제작해 이식하는 수술이 이뤄졌다. 10년 안에 줄기세포 등을 활용해 3D프린터로 맞춤형 장기를 제작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의료기기업체인 오가노보는 3D프린터로 혈관 신장 간 등을 만들었다. 바이오잉크를 층층이 쌓아올려 장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AI 활용도 늘고 있다. 인천 길병원, 부산대병원은 IBM의 AI 왓슨을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의료 빅데이터를 학습한 AI를 진료에 활용하면 환자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를 구현할 수 있다. 각종 질환의 위험 요인을 미리 파악하고 질환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제도 보완이 숙제
전통적 규제 산업인 의료와 최신 기술이 접목되면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 교수는 “의료기기 허가를 위해 촬영된 영상을 3D프린터가 얼마나 잘 구현하는지, 소재는 얼마나 안전한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자동차, 휴대폰 등 전략사업을 육성했던 것처럼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AI 연구 의료진은 “개인식별 정보를 없애도록 하는 현행 개인정보보호 규제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3D프린터·VR 활용 병원 늘어
의사들은 수술 실력을 쌓기 위해 동물이나 카데바로 실습을 한다. 하지만 시신 기증이 많지 않아 의사들이 카데바로 실습하는 것은 1년에 고작 한두 번이다. 의료계는 ‘21세기 연금술’로 불리는 3D프린터로 카데바 부족 문제를 풀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은 뼈 장기 등의 모양을 관찰할 수 있는 모형을 3D프린터로 제작했다.
백정환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3D프린터로 만드는 실습용 측두골(귀 바로 위 관자뼈 주변) 모형 제작기술을 개발했다. 백 교수는 “시신은 구하는 것뿐 아니라 보관이 어렵고 해부할 수 있는 장소도 제한적이지만 3D프린팅 모형은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다”고 했다.
의료실습에 VR을 활용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영국 런던 로열병원 외과의사인 샤피 아메드 박사는 지난해 4월 대장암 환자의 수술 장면을 세계 최초로 VR 기술로 중계했다. 지난해 말 국내에서 열린 아시아비만학회(AFC)에서도 VR을 활용한 수술 시연이 이뤄졌다. 수술을 시연한 김대겸 서울365mc병원 부원장은 “지방흡입수술은 흡입관을 넣는 부위, 환자의 자세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모션캡처로 수술 의사의 손 움직임을 분석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치료에도 도움
첨단 IT는 환자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VR 기술은 재활·심리치료 등에 적용됐다. 3D프린팅 모형으로 뼈, 연골 등을 대체하는 맞춤치료는 이미 상용화 단계다. 중앙대병원 국립암센터 등에서 3D프린터로 인공뼈를 제작해 이식하는 수술이 이뤄졌다. 10년 안에 줄기세포 등을 활용해 3D프린터로 맞춤형 장기를 제작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의료기기업체인 오가노보는 3D프린터로 혈관 신장 간 등을 만들었다. 바이오잉크를 층층이 쌓아올려 장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AI 활용도 늘고 있다. 인천 길병원, 부산대병원은 IBM의 AI 왓슨을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의료 빅데이터를 학습한 AI를 진료에 활용하면 환자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를 구현할 수 있다. 각종 질환의 위험 요인을 미리 파악하고 질환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제도 보완이 숙제
전통적 규제 산업인 의료와 최신 기술이 접목되면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 교수는 “의료기기 허가를 위해 촬영된 영상을 3D프린터가 얼마나 잘 구현하는지, 소재는 얼마나 안전한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자동차, 휴대폰 등 전략사업을 육성했던 것처럼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AI 연구 의료진은 “개인식별 정보를 없애도록 하는 현행 개인정보보호 규제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