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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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약학전문대학원(약전원) 지원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리사 시험 지원자도 작년보다 300명가량 늘었다. 이공계 대학 졸업자의 전문직 선호 현상이 여전한 데다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정원이 급격히 줄면서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특허청에 따르면 2017년 변리사 1차 시험 신청자는 약 3900명으로 작년(3569명)보다 증가했다. 변리사 자격증 지원자는 2010년 412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까지 5년 연속 줄어들다가 작년부터 반등세로 돌아섰다. 약전원 입학 경쟁률도 매년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지원자 수가 1만6127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1만5599명)보다 400여명 증가한 수치다.

이공계 대학 졸업생들이 의전원 정원 감소로 다른 ‘사(師)자’ 자격증 따기에 매달린 결과라는 게 입시 전문기관의 분석이다. 의전원 정원은 2010년만 해도 1643명에 달했으나 올해는 93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 정시모집에서 16개 대학이 509명을 뽑은 것보다 400명 가까이 줄었다. 의전원을 유지하고 있는 대학도 차의과학대, 제주대, 강원대, 동국대, 건국대 등 다섯 곳에 불과하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A씨(25)는 “의전원 진학을 희망하다가 변리사 시험 준비로 진로를 돌린 후배들이 최근 늘었다”며 “진로가 불투명해 여전히 전문직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대학원들은 연구 인력 유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홍대식 연세대 공대 학장은 “불황으로 이공계 대학원 진학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국방부의 이공계 병역 특례 폐지 방침으로 대학원 진학이 더 줄어들 전망이라 해결책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전원 폐지가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못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의전원 폐지를 유도하면서 이유 중 하나로 ‘우수 인력 의전원 쏠림 방지’를 내세웠다. 의전원을 준비하다가 작년부터 로스쿨을 준비하기 시작한 B씨(27·연세대 생명공학과 졸)는 “장학금을 줄 테니 대학원에 오라는 교수도 있었지만 교수가 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연구직을 택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