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환보유액이 2011년 2월 이후 5년11개월 만에 처음으로 3조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중국 인민은행은 1월 외환보유액이 2조998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엊그제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123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7개월 연속 감소세다. 계속 규모가 줄고 있는 것은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를 우려한 중국 당국이 위안화를 사고 달러화를 파는 시장 개입을 늘렸기 때문이다. 인민은행도 “외환시장의 수급 균형을 위한 외환 공급이 주 요인”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는 여러 면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2조달러대가 됐다고 당장 중국에 큰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 3조달러는 일종의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향후 위안화 약세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할 경우 더욱 그렇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1년간 4.7%가량 떨어져 달러당 6.88위안 안팎이다.

IMF는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액을 2조6000억~2조8000억달러로 보고 있다. 이 기준으로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 외환보유액의 3분의 1가량이 유동성이 거의 없는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한 직접적인 자본통제는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 중인 중국으로서는 쉬운 선택도 아니다.

2015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돼 지난해 초 절정을 이뤘던 헤지펀드들의 위안화 공격이 다시 거세졌다는 분석도 있다. 조지 소로스를 비롯한 헤지펀드계 거물들은 여전히 위안화 약세에 베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GDP의 300%에 육박한 중국의 과도한 부채와 급증하는 은행권의 부실여신, 성장률 둔화 등을 감안할 때 위안화 가치가 추가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가 급락하기라도 한다면 글로벌 시장 전체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이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큰 한국으로서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나라 밖 경제 동향에 소홀하다가는 자칫 큰코다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