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명 할랄시장 두드리는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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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식품 앞다퉈 인증…한류 힘입어 수출 탄력
“한국 드라마 주인공처럼 화장하고 싶어요.”
전현표 대덕랩코 대표는 눈이 번뜩였다. 카자흐스탄 출장 중 한 무슬림 여성이 흘린 말을 놓치지 않았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들어진 자국 내 할랄 화장품은 품질이 좋지 않아서 원하는 화장을 하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전 대표는 한국에 돌아와 할랄 시장 연구에 몰두했다. 일반 화장품에 쓰이는 동물성 성분, 합성계면활성제, 합성방부제, 합성색소 등을 뺀 제품을 개발했다. 2013년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할랄 화장품 인증을 받았다. 할랄 제품은 돼지고기나 파충류, 알코올 성분 등 이슬람 율법이 금지한 요소를 뺐다는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세계 무슬림 인구 18억명을 대상으로 한 할랄 시장이 식품 외에 의약·화장품·레저 분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5년 기준 시장 규모는 1조8900억달러(약 2160조원)다. 업계에서는 5년 안에 3조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할랄 시장에 눈을 돌리는 중소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기업들의 요청을 받아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등 해외 바이어 111명을 초청한 ‘할랄수출상담회’를 열었다. 512개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상담회에서 성사된 수출계약 금액은 1204만달러다. 중기중앙회 측은 올해는 수출 금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손톱 관리, 각질 제거 제품을 만드는 케이시디도 상담회에서 바이어들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다. ‘한류 드라마’ 영향으로 한국 여성처럼 꾸미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케이시디는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에서 할랄 인증을 마치고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인증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미미클도 할랄 시장에서 새 길을 찾았다. 이 회사의 미생물을 활용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가 습하고 무더운 동남아 지역에서 꼭 필요한 제품이라는 반응이었다.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할랄 인증이 첫 단추가 될 수 있지만 ‘만능 열쇠’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전현표 대덕랩코 대표는 눈이 번뜩였다. 카자흐스탄 출장 중 한 무슬림 여성이 흘린 말을 놓치지 않았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들어진 자국 내 할랄 화장품은 품질이 좋지 않아서 원하는 화장을 하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전 대표는 한국에 돌아와 할랄 시장 연구에 몰두했다. 일반 화장품에 쓰이는 동물성 성분, 합성계면활성제, 합성방부제, 합성색소 등을 뺀 제품을 개발했다. 2013년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할랄 화장품 인증을 받았다. 할랄 제품은 돼지고기나 파충류, 알코올 성분 등 이슬람 율법이 금지한 요소를 뺐다는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세계 무슬림 인구 18억명을 대상으로 한 할랄 시장이 식품 외에 의약·화장품·레저 분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5년 기준 시장 규모는 1조8900억달러(약 2160조원)다. 업계에서는 5년 안에 3조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할랄 시장에 눈을 돌리는 중소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기업들의 요청을 받아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등 해외 바이어 111명을 초청한 ‘할랄수출상담회’를 열었다. 512개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상담회에서 성사된 수출계약 금액은 1204만달러다. 중기중앙회 측은 올해는 수출 금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손톱 관리, 각질 제거 제품을 만드는 케이시디도 상담회에서 바이어들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다. ‘한류 드라마’ 영향으로 한국 여성처럼 꾸미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케이시디는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에서 할랄 인증을 마치고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인증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미미클도 할랄 시장에서 새 길을 찾았다. 이 회사의 미생물을 활용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가 습하고 무더운 동남아 지역에서 꼭 필요한 제품이라는 반응이었다.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할랄 인증이 첫 단추가 될 수 있지만 ‘만능 열쇠’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