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구의 소수의견] "유기농·신토불이 맹신, 누군가의 마케팅일 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식품 고정관념' 지적해온 하상도 중앙대 교수 인터뷰
"맹목적 국산·유기농 선호, GMO 거부는 오해로 인한 선입견"
"맹목적 국산·유기농 선호, GMO 거부는 오해로 인한 선입견"
[김봉구의 소수의견]은 통념이나 대세와 거리가 있더라도 일리 있는 주장, 되새겨볼 만한 의견을 소개하는 기획인터뷰입니다. 우리사회의 다양한 작은 목소리를 담아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
“로컬 푸드(local food)와 유기농은 몸에 좋고, 글루탐산나트륨(MSG)이 들어간 식품이나 유전자변형식품(GMO)은 해롭거나 위험하다.” 대중적 상식으로 굳어진 명제다. 좀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MSG 무(無)첨가’나 ‘Non-GMO’, 국산과 유기농 식품을 사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두 ‘예스’일 때 홀로 ‘노’를 외치면 눈에 띄는 법이다. 유명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내산보다 더 좋은 중국산도 있다’라는 글을 링크하면서 “공개적으로 하기 어려운 말을 하였다. 응원한다”고 언급했다.
이 글을 쓴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사진)는 식품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을 꾸준히 알려온 전문가다. 지난 16일 중앙대 약학대학에서 만난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식품에 대한 상식의 상당수는 과학적 근거가 없거나 오해로 인해 생긴 선입견”이라고 강조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란 말, 자연스럽죠? 그런데 아니에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측면이 큽니다.” 하 교수는 ‘누가’와 ‘왜’에 집중했다. “특정 효과나 위험성을 과장해 식품을 선과 악으로 나누고, 그런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이득을 보는 집단이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유기농 신화도 마찬가지다. 그는 “유기농은 프리미엄 산물(output)이 아닌 착한 투입(input)의 개념이다. 식품으로서의 가치를 보증하는 건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한우, 천일염 등 사례를 들어가며 하나하나 문제점을 꼬집었다. “전문가들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줘야 소비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 이색 주장을 펼쳤다. 중국산 하면 품질이 나쁘거나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잘 들여다보자. 중국산 자체가 문제인지, 아니면 질 나쁘고 값 싼 중국산만 수입한 탓인지. 후자다. 중국산의 반대편에 국산이 있다. ‘저질 싸구려 중국산과 질 좋고 안전한 국산’의 구도가 공식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원산지 속임수가 가장 많다. 종종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국산으로 허위 표시하는.”
- 대중의 인식이 실체와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왜 국산으로 속이겠나. 이익을 보니까 그렇다. 국산이 비싼 편인데 그만한 값어치를 할까? 글쎄. 식품의 가치는 품질과 안전성에서 나온다. 가격과 가치는 별개 문제다. 좋은 땅과 좋은 물로 엄격히 관리하며 길렀는지가 원산지보다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중국산이 좋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 국산 프리미엄은 없다는 건가.
“국산이 최고라는 맹목적 믿음이 문제다. 국산이라 해서 나쁜 토양, 나쁜 수질에 농약 뿌려가며 기른 게 좋을 리 있나. 이건 프레임이다. 정부일 수도 있고 농민일 수도 있는데, 이른바 ‘빅 마우스’ 역할을 한 것이다. 신토불이 캠페인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 ‘신토불이’도 만들어진 것이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국내 농업과 식품산업 보호를 위해 만들어낸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방식이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 ‘신토불이’나 ‘국내산이 최고’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누군가 이익을 보는 구조가 형성된 건 사실 아닌가. 학자들조차 이런 문제를 발언하기 쉽지 않다.”
- 자칫 매국노 꼬리표가 붙을 수 있겠다. 그런데 황교익 씨도 이 내용을 언급했더라.
“이런 이야기 자체가 금기시되고 용기를 내서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농민을 과보호하고 있다. 이번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사태가 온전히 국가만의 책임인가? 아니다. 당연히 농민에게도 책임이 있다. 왜 국가가 100% 보상하나. 과도하다. 이래선 안 된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농업도 산업이다. 책임에는 페널티(벌칙)가, 성과에는 보상이 있어야 산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AI 때문에 계란 대란이 일어났다. 그러자 정부가 미국에서 계란을 수입해왔다. 공급과 수요를 교란하는 인위적 시장 개입이자 왜곡이다.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 AI 피해가 없었던 농가는 계란 한 판에 1만 원씩 팔 수도 있어야지.”
그래도 의구심은 남았다. 마트에 가면 아무래도 국산을 고르게 된다. 우리 체질에 국산이 맞는다는 건 일리 있어 보였다. 현지에서 좋은 식품이라 해도 수입 과정에서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방부 처리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비슷한 맥락에서 너무 비싸지 않다면 유기농을 샀고, GMO는 꺼려했으며 MSG가 없다는 표시에 안심하고 집어 들곤 했다.
- 과한 건가? 수입산에 대한 근본적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로컬 푸드는 ‘친환경 운동’ 관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단 로컬 푸드가 몸에 좋다는 건 선입견이다. 요즘은 수입 식품이라도 상온에서 몇 달씩 운송하지 않는다. 속도도 빠르고 냉장시설(콜드 체인)도 잘 갖춰져 있다. 계란도 미국에서 하루 만에 왔다. 현재의 팩트(fact)를 봐야지, 과거 인식을 잣대로 삼으면 곤란하다.”
- 그렇다면 한우가 정말 좋은 건지 궁금하다. 오히려 사육 환경 면에서 호주산 쇠고기 품질이 더 우수하지 않을까?
“고기 등급은 이론적으로는 의미 없다. 마블링은 기름 덩어리다. 마블링 많다고 등급이 높고 비쌀 이유가 있나. 지방이 적은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기호의 문제다. 차라리 지방 함량이 많다, 적다 식으로 객관적 성분 표시를 하는 게 합리적이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청정 갯벌에서 만든다,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알려져서 비싼 천일염도 그렇다. 사실 정제염과 차이가 없다. 소금이 다를 게 뭐가 있나. 화학적으로 염화나트륨(NaCl)일 뿐인데.”
- 유기농은 어떻게 봐야 하는지.
“품질 면에선 일반 식품과 차이가 없다. 유기농은 농약을 안 친 것이다. 그러니 친환경적이다. 손이 많이 가고 생산량도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비싸다. 몸에 좋고 영양소가 많아서 비싼 게 아니다. 안전성과도 크게 상관없다. 비싼 유기농 식품을 사 먹는 것은 환경 기부금 또는 농민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생각하자.”
- 최근 ‘GMO 완전표시제’ 도입이 이슈가 됐다. 성분이 소량이라도 표시하는 게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방향 아닌가.
“소비자의 알 권리 맞다. 다만 너무 인식이 이분화 되어있다. 지금은 GMO는 독이라는 분위기다. 5~10년쯤 지나 어느 정도 인식이 개선되면 그때 성분 완전표시를 하는 게 좋겠다, 이게 결론이고. GMO 안전성 문제를 개념적으로 보자. GMO가 뭔가. 유전자변형식품이다. 유전자는 단백질을 통해 작동한다. 그래서 단백질이 아닌 순수 지방이나 고온에서 가열해 DNA를 완전히 분해한 식용유·간장·물엿 등에는 GMO 사용을 허용한다. GMO 논란에도 이해관계자 간 충돌이 숨어있다. 미국은 GMO를 미는 편이고 반대로 유럽연합(EU)은 Non-GMO를 민다.” - 아직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다.
“그래서 ‘유전자가위 기술’이 뜬다. 쉽게 설명하면 기존 GMO는 유전자 더하기다. 이를테면 병균에 강한 유전자를 곡물에 집어넣는 것이다. 반면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자 빼기로 볼 수 있다. 나쁜 유전자를 빼내는 방식이라 기존 GMO에 비해서도 안전하다는 시각이 있다.”
- 이해관계자 의도가 담긴 ‘푸드 패디즘(food faddism: 먹거리가 건강과 병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것)’에 휘둘리지 말자는 얘기로 요약된다.
“막연한 인식이 너무 오랫동안 진실인 것처럼 각인됐다. 이익을 보는 집단, 예컨대 식품업체가 MSG 없으면 좋은 걸로 포장하고 천일염을 프리미엄으로 마케팅하는 식이다. 밀가루보다 쌀이 건강하다? 발효식품은 몸에 좋다? 상식처럼 굳어진 이런 설들은 모두 사실과 거리가 있다. ‘신토불이 종교’, ‘유기농 신화’의 일종이다.”
- 작물 다양성 문제는 어떻게 보나. 생산·유통·판매에 유리한 품종만 살아남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사, 홍옥, 홍로, 아오리 따위 여러 종류였던 사과는 확실히 이전에 비해 품종이 줄어든 것 같은데.
“자연스러운 시장논리다. 소비자가 많이 찾거나 생산자에게 이익이 큰 품종이 살아남았다. 저장시스템 발전과 시장의 선택이 맞물린 결과다. 크게 보면 인류 역사는 품종 개량의 역사이지 않았나. 작물 다양성 문제를 우려할 수는 있지만 기술적으로 충분히 제어 가능하다고 본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모두 ‘예스’일 때 홀로 ‘노’를 외치면 눈에 띄는 법이다. 유명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내산보다 더 좋은 중국산도 있다’라는 글을 링크하면서 “공개적으로 하기 어려운 말을 하였다. 응원한다”고 언급했다.
이 글을 쓴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사진)는 식품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을 꾸준히 알려온 전문가다. 지난 16일 중앙대 약학대학에서 만난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식품에 대한 상식의 상당수는 과학적 근거가 없거나 오해로 인해 생긴 선입견”이라고 강조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란 말, 자연스럽죠? 그런데 아니에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측면이 큽니다.” 하 교수는 ‘누가’와 ‘왜’에 집중했다. “특정 효과나 위험성을 과장해 식품을 선과 악으로 나누고, 그런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이득을 보는 집단이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유기농 신화도 마찬가지다. 그는 “유기농은 프리미엄 산물(output)이 아닌 착한 투입(input)의 개념이다. 식품으로서의 가치를 보증하는 건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한우, 천일염 등 사례를 들어가며 하나하나 문제점을 꼬집었다. “전문가들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줘야 소비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 이색 주장을 펼쳤다. 중국산 하면 품질이 나쁘거나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잘 들여다보자. 중국산 자체가 문제인지, 아니면 질 나쁘고 값 싼 중국산만 수입한 탓인지. 후자다. 중국산의 반대편에 국산이 있다. ‘저질 싸구려 중국산과 질 좋고 안전한 국산’의 구도가 공식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원산지 속임수가 가장 많다. 종종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국산으로 허위 표시하는.”
- 대중의 인식이 실체와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왜 국산으로 속이겠나. 이익을 보니까 그렇다. 국산이 비싼 편인데 그만한 값어치를 할까? 글쎄. 식품의 가치는 품질과 안전성에서 나온다. 가격과 가치는 별개 문제다. 좋은 땅과 좋은 물로 엄격히 관리하며 길렀는지가 원산지보다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중국산이 좋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 국산 프리미엄은 없다는 건가.
“국산이 최고라는 맹목적 믿음이 문제다. 국산이라 해서 나쁜 토양, 나쁜 수질에 농약 뿌려가며 기른 게 좋을 리 있나. 이건 프레임이다. 정부일 수도 있고 농민일 수도 있는데, 이른바 ‘빅 마우스’ 역할을 한 것이다. 신토불이 캠페인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 ‘신토불이’도 만들어진 것이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국내 농업과 식품산업 보호를 위해 만들어낸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방식이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 ‘신토불이’나 ‘국내산이 최고’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누군가 이익을 보는 구조가 형성된 건 사실 아닌가. 학자들조차 이런 문제를 발언하기 쉽지 않다.”
- 자칫 매국노 꼬리표가 붙을 수 있겠다. 그런데 황교익 씨도 이 내용을 언급했더라.
“이런 이야기 자체가 금기시되고 용기를 내서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농민을 과보호하고 있다. 이번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사태가 온전히 국가만의 책임인가? 아니다. 당연히 농민에게도 책임이 있다. 왜 국가가 100% 보상하나. 과도하다. 이래선 안 된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농업도 산업이다. 책임에는 페널티(벌칙)가, 성과에는 보상이 있어야 산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AI 때문에 계란 대란이 일어났다. 그러자 정부가 미국에서 계란을 수입해왔다. 공급과 수요를 교란하는 인위적 시장 개입이자 왜곡이다.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 AI 피해가 없었던 농가는 계란 한 판에 1만 원씩 팔 수도 있어야지.”
그래도 의구심은 남았다. 마트에 가면 아무래도 국산을 고르게 된다. 우리 체질에 국산이 맞는다는 건 일리 있어 보였다. 현지에서 좋은 식품이라 해도 수입 과정에서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방부 처리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비슷한 맥락에서 너무 비싸지 않다면 유기농을 샀고, GMO는 꺼려했으며 MSG가 없다는 표시에 안심하고 집어 들곤 했다.
- 과한 건가? 수입산에 대한 근본적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로컬 푸드는 ‘친환경 운동’ 관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단 로컬 푸드가 몸에 좋다는 건 선입견이다. 요즘은 수입 식품이라도 상온에서 몇 달씩 운송하지 않는다. 속도도 빠르고 냉장시설(콜드 체인)도 잘 갖춰져 있다. 계란도 미국에서 하루 만에 왔다. 현재의 팩트(fact)를 봐야지, 과거 인식을 잣대로 삼으면 곤란하다.”
- 그렇다면 한우가 정말 좋은 건지 궁금하다. 오히려 사육 환경 면에서 호주산 쇠고기 품질이 더 우수하지 않을까?
“고기 등급은 이론적으로는 의미 없다. 마블링은 기름 덩어리다. 마블링 많다고 등급이 높고 비쌀 이유가 있나. 지방이 적은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기호의 문제다. 차라리 지방 함량이 많다, 적다 식으로 객관적 성분 표시를 하는 게 합리적이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청정 갯벌에서 만든다,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알려져서 비싼 천일염도 그렇다. 사실 정제염과 차이가 없다. 소금이 다를 게 뭐가 있나. 화학적으로 염화나트륨(NaCl)일 뿐인데.”
- 유기농은 어떻게 봐야 하는지.
“품질 면에선 일반 식품과 차이가 없다. 유기농은 농약을 안 친 것이다. 그러니 친환경적이다. 손이 많이 가고 생산량도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비싸다. 몸에 좋고 영양소가 많아서 비싼 게 아니다. 안전성과도 크게 상관없다. 비싼 유기농 식품을 사 먹는 것은 환경 기부금 또는 농민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생각하자.”
- 최근 ‘GMO 완전표시제’ 도입이 이슈가 됐다. 성분이 소량이라도 표시하는 게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방향 아닌가.
“소비자의 알 권리 맞다. 다만 너무 인식이 이분화 되어있다. 지금은 GMO는 독이라는 분위기다. 5~10년쯤 지나 어느 정도 인식이 개선되면 그때 성분 완전표시를 하는 게 좋겠다, 이게 결론이고. GMO 안전성 문제를 개념적으로 보자. GMO가 뭔가. 유전자변형식품이다. 유전자는 단백질을 통해 작동한다. 그래서 단백질이 아닌 순수 지방이나 고온에서 가열해 DNA를 완전히 분해한 식용유·간장·물엿 등에는 GMO 사용을 허용한다. GMO 논란에도 이해관계자 간 충돌이 숨어있다. 미국은 GMO를 미는 편이고 반대로 유럽연합(EU)은 Non-GMO를 민다.” - 아직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다.
“그래서 ‘유전자가위 기술’이 뜬다. 쉽게 설명하면 기존 GMO는 유전자 더하기다. 이를테면 병균에 강한 유전자를 곡물에 집어넣는 것이다. 반면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자 빼기로 볼 수 있다. 나쁜 유전자를 빼내는 방식이라 기존 GMO에 비해서도 안전하다는 시각이 있다.”
- 이해관계자 의도가 담긴 ‘푸드 패디즘(food faddism: 먹거리가 건강과 병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것)’에 휘둘리지 말자는 얘기로 요약된다.
“막연한 인식이 너무 오랫동안 진실인 것처럼 각인됐다. 이익을 보는 집단, 예컨대 식품업체가 MSG 없으면 좋은 걸로 포장하고 천일염을 프리미엄으로 마케팅하는 식이다. 밀가루보다 쌀이 건강하다? 발효식품은 몸에 좋다? 상식처럼 굳어진 이런 설들은 모두 사실과 거리가 있다. ‘신토불이 종교’, ‘유기농 신화’의 일종이다.”
- 작물 다양성 문제는 어떻게 보나. 생산·유통·판매에 유리한 품종만 살아남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사, 홍옥, 홍로, 아오리 따위 여러 종류였던 사과는 확실히 이전에 비해 품종이 줄어든 것 같은데.
“자연스러운 시장논리다. 소비자가 많이 찾거나 생산자에게 이익이 큰 품종이 살아남았다. 저장시스템 발전과 시장의 선택이 맞물린 결과다. 크게 보면 인류 역사는 품종 개량의 역사이지 않았나. 작물 다양성 문제를 우려할 수는 있지만 기술적으로 충분히 제어 가능하다고 본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