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젊은이에게
봄의 초입에 대학은 분주하다. 입학과 졸업, 그리고 새 학기가 이어지는 시기다. 3월은 새롭게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들과, 사회에 진출하는 졸업생 모두에게 가슴 설레는 시기다. 익숙해진 그간의 생활을 접고, 처음 경험하는 세계로 걸음을 내딛는 마음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해마다 돌아오는 3월을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음은 대학에 몸담은 이의 행복이다. 이 행복의 주인공이 청년이라면 당연히 그 어떤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모든 열정을 불태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도전은 젊은이의 특권이자 의무가 아닌가?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

안타깝지만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의 도전에 대한 응원에 인색하다. 도전보다 경쟁이 더 자연스러운 사회다. 그리고 취업은 그 경쟁에서 승리하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 무한경쟁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상대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것뿐이다. 0.1점이라도 높은 학점과 영어성적, 한 줄이라도 더 들어가는 공모전 수상 이력과 봉사활동, 희망 진로의 인턴 경력 등 스펙 쌓기에 올인한다. 그렇게 이력서 몸집 불리기 경쟁은 치열해져 가고 좁아지는 취업 문을 통과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우리 사회의 어떤 어른도 젊은이들에게 몸집 불리기를 멈추라는 조언을 건네기 망설여진다.

모바일 문화는 그 경쟁을 끊임없이 확장하는 촉매제가 됐다. 실시간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정보기술(IT)의 축복은 실상 실시간으로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고 순위를 확인하게 하는 비극을 품고 있다. 비교의 대상은 아름답고 완벽해 보일 정도로 정제된 모습이다. 가장 보기 좋게 필터링된 이미지에 카운트되는 ‘좋아요!’는 온라인에서까지 하나의 창문에만 매달려 세상을 보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을 맞이하는 젊은이들에게 건넬 수 있는 조언은 과감히 도전하는 특권을 누리라는 것이다. 지금 몸을 맡긴 해류에서 벗어나면 더 넓은 바다로 데려다 줄 새로운 해류에 올라탈 수 있다. 설사 바다에서 길을 잃더라도 도달할 대륙은 틀림없이 존재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이 있다. 나는 오늘도 나를 응원한다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이제 막 새로운 여행길에 오른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응원하길 바란다. 나 또한 이 세상 모든 젊은이의 과감한 도전을 온 힘을 다해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다.

강정애 < 숙명여대 총장 kangjap@sm.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