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계, '삼성 미전실 해체' 충격…벌써부터 한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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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줄어들어 관현악단·오페라 등 공연 차질 불가피
국내 미술품 구매 중단 이어질 땐 시장 악화 불 보듯
탁구·레슬링·육상 등 비인기 종목 지원 유지될지 촉각
국내 미술품 구매 중단 이어질 땐 시장 악화 불 보듯
탁구·레슬링·육상 등 비인기 종목 지원 유지될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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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을 이끌던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문화스포츠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삼성이 매년 수백억원을 스포츠문화 분야에 지원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이미지 등을 위해 문화스포츠를 후원했지만 계열사들은 꼭 필요한 지원 외에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문화계에서 주로 음악과 미술을 후원해왔다. 매년 관현악단, 오페라 등 30여개 공연에 5000만~3억원을 지원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달 20일 열린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다. 국립발레단은 삼성화재에서 연간 지원을 받고 있다.
A오페라단 관계자는 “그동안 공연할 때마다 후원 제안서를 삼성에 내왔는데, 올해 공연은 제안서조차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공연은 각종 비용 등을 감안하면 표만 팔아선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그래서 삼성 등 기업 후원을 얻어 수지를 맞춰왔다. 관현악단 내한공연 등을 주관해온 빈체로 관계자는 “베를린필 같은 ‘A급’ 공연은 100% 만석이라도 비용을 충당할 수 없다”며 “기업 후원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베를린필 같은 공연은 이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삼성이 미술품 구입 등을 줄이면 작가와 화랑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시장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포츠계 한파 지속
삼성은 2015년 삼성증권 테니스단, 삼성중공업 럭비단을 해체했다. 삼성생명 탁구단과 레슬링단, 에스원 태권도단, 삼성전자 육상단과 승마단, 삼성전기 배드민턴단 등 여전히 비인기 종목 팀을 꾸려 지원하지만, 미래전략실이 없어져 계속 운영할지 불투명하다.
내년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도 영향권에 들어 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삼성은 이미 IOC와 평창 조직위원회를 후원하기로 했다”며 “최근 스캔들이 (올림픽 스폰서십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은 평창올림픽의 가장 큰 후원자로 수백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가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현석/김경갑/김희경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