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그림값 64% 급등…천경자는 27%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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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의 아트마켓 리포트
작년 상위 작가 20명 호당가격 분석…박수근 2억8845만원 1위
정상화·박서보·윤형근 등 단색화가 인기 여전…낙찰률은 하락
작년 상위 작가 20명 호당가격 분석…박수근 2억8845만원 1위
정상화·박서보·윤형근 등 단색화가 인기 여전…낙찰률은 하락
김환기 그림은 지난해 경매에서 88점이 팔려 낙찰총액 41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경매시장(1720억원)의 24.1%를 차지해 ‘대장주’임을 입증했다. 그의 황금색 대작 ‘12-V-70 #172’(236×173㎝)는 작년 11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63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비해 ‘국민화가’ 박수근의 작년 낙찰총액은 41억원에 그쳤다. 수요는 많은데 유통 물량이 적은 데다 대부분 작품이 20호 미만 소품이기 때문이다. 낙찰총액으로는 열 배 이상 차이가 벌어진 두 작가 가운데 누구의 작품이 더 높은 가치를 지닐까. 미술품 거래 기준이 되는 평균 호당가격(엽서 두 장 크기)에서 박수근 작품이 김환기를 제치고 지난해 가장 비싸게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환기 가격지수는 박수근의 10분의 1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12일 내놓은 ‘2016년 낙찰총액 기준 상위 20대 작가 작품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박수근 작품 호당가격이 2억8845만원으로 선두를 달렸다. 미술품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재료, 바탕, 크기보다는 화가의 명성과 작품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장욱진(4586만원) 이중섭(3750만원) 김환기(2930만원) 천경자(1642만원) 이우환(1181만원) 도상봉(1140만원) 정상화(587만원)가 뒤를 이었다. 박수근 작품의 호당가격은 3위를 기록한 김환기보다 열 배가량 높다.
시가감정협회가 개발한 평균 호당가격은 동일한 재료로 비슷한 주제를 그린 10호 크기 작품을 기준으로 호가(미술품 거래 최소 단위)를 산정한 것이다. 김영석 이사장은 “급변하는 미술시장에서 작품 가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호수 기준’ 가격을 개발했다”며 “박수근의 호당가격(2억8845만원)을 100으로 했을 때 다른 작가 작품값을 수치로 표시한 게 ‘KYS 미술품가격지수’”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박수근의 가격지수가 100이라면 장욱진은 15.9, 이중섭은 13.0, 김환기는 10.1이란 의미다. ◆단색화가들, 그림값 상승 주도
지난해 20위권에 새로 진입한 서세옥, 김태호, 이강소를 제외한 17명의 호당가격 평균 상승률은 3.2%로, 서울지역 아파트값 상승률(4.2%)보다 낮지만 코스피지수 상승률(3.0%)보다 높았다. 박수근 작품가격(호당가격 기준)은 64.1% 오르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품 수(유화 250~300점)가 적어 국내 소장가들이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시장에 내놓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색화 작품값도 10~4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윤형근의 그림값은 1년 새 42%나 뛰어올랐고 박서보(23.8%) 하종현(29.4%) 정상화(18.2%)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낙찰률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떨어졌다.
위작 논란에 휩싸인 이우환과 천경자의 작품값은 상반된 흐름을 나타냈다. 이우환 작품 호당가격은 1181만원으로 전년보다 12.3% 오른 반면 천경자는 27.4%나 급락했다. 특히 이우환 그림값은 미술시장 호황기였던 2006~2008년의 호당 평균가(1129만원)를 넘어서며 매수세가 이어졌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일부 큰손 컬렉터들이 불안정한 틈을 타 출처가 확실한 작품만 골라 좋은 조건으로 이우환 작품을 수집하려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중섭 작품값은 단색화 트렌드에 밀려 65% 정도 하락했다. 김종학 이대원 오치균 이상범 등의 작품도 매수세가 크게 줄어들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그림 투자는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위험 부담이 커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상품이지만 인기 화가 작품은 투자 위험이 적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김환기 가격지수는 박수근의 10분의 1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12일 내놓은 ‘2016년 낙찰총액 기준 상위 20대 작가 작품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박수근 작품 호당가격이 2억8845만원으로 선두를 달렸다. 미술품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재료, 바탕, 크기보다는 화가의 명성과 작품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장욱진(4586만원) 이중섭(3750만원) 김환기(2930만원) 천경자(1642만원) 이우환(1181만원) 도상봉(1140만원) 정상화(587만원)가 뒤를 이었다. 박수근 작품의 호당가격은 3위를 기록한 김환기보다 열 배가량 높다.
시가감정협회가 개발한 평균 호당가격은 동일한 재료로 비슷한 주제를 그린 10호 크기 작품을 기준으로 호가(미술품 거래 최소 단위)를 산정한 것이다. 김영석 이사장은 “급변하는 미술시장에서 작품 가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호수 기준’ 가격을 개발했다”며 “박수근의 호당가격(2억8845만원)을 100으로 했을 때 다른 작가 작품값을 수치로 표시한 게 ‘KYS 미술품가격지수’”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박수근의 가격지수가 100이라면 장욱진은 15.9, 이중섭은 13.0, 김환기는 10.1이란 의미다. ◆단색화가들, 그림값 상승 주도
지난해 20위권에 새로 진입한 서세옥, 김태호, 이강소를 제외한 17명의 호당가격 평균 상승률은 3.2%로, 서울지역 아파트값 상승률(4.2%)보다 낮지만 코스피지수 상승률(3.0%)보다 높았다. 박수근 작품가격(호당가격 기준)은 64.1% 오르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품 수(유화 250~300점)가 적어 국내 소장가들이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시장에 내놓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색화 작품값도 10~4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윤형근의 그림값은 1년 새 42%나 뛰어올랐고 박서보(23.8%) 하종현(29.4%) 정상화(18.2%)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낙찰률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떨어졌다.
위작 논란에 휩싸인 이우환과 천경자의 작품값은 상반된 흐름을 나타냈다. 이우환 작품 호당가격은 1181만원으로 전년보다 12.3% 오른 반면 천경자는 27.4%나 급락했다. 특히 이우환 그림값은 미술시장 호황기였던 2006~2008년의 호당 평균가(1129만원)를 넘어서며 매수세가 이어졌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일부 큰손 컬렉터들이 불안정한 틈을 타 출처가 확실한 작품만 골라 좋은 조건으로 이우환 작품을 수집하려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중섭 작품값은 단색화 트렌드에 밀려 65% 정도 하락했다. 김종학 이대원 오치균 이상범 등의 작품도 매수세가 크게 줄어들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그림 투자는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위험 부담이 커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상품이지만 인기 화가 작품은 투자 위험이 적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