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은 양국 모두에 이롭지 않으며 글로벌 경제에도 재앙이 될 것이다.” 중산 중국 신임 상무부장이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중산 부장은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를 문제삼아 전방위적으로 무역보복을 감행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선 일언반구 말도 없다. 미국에는 자유무역이고 한국엔 무역보복인가.

중국의 이중성은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의 기조연설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시 주석은 “세계가 보호주의에 ‘노’라고 말해야 한다”며 “무역전쟁에서는 승자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엔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보복이 우려되자 “무역전쟁은 선택사항이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마치 자유무역의 기수인 양 자처하는 중국이 한국에 보여주는 모습은 전혀 딴판이다. 한국관광 중단 등 온갖 비관세 보복조치를 다 동원하더니 이제는 롯데 등 한국 기업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앞에선 자유무역을 말하면서 뒤로는 경제보복을 일삼는 중국이다.

미하엘 클라우스 중국 주재 독일 대사가 얼마 전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겉으로만 자유무역을 외친다”고 폭로한 것도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주중 유럽상공회의소 역시 최근 ‘중국 제조 2025’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말로는 자유무역을 주창하면서 실제로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무역은 말로 떠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닫힌 시장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한다. 중국이 자유무역을 외치려면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은 오히려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데도 통상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안보를 문제삼아 한국에 무역보복을 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의 사드 보복을 “비이성적”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런 중국이 아무리 자유무역을 말한들 누가 믿겠나. 보복에는 보복이 필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