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캠퍼스 내홍' 서울대·서강대, 수백억 산학협력사업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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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산학협력 재정지원사업 1차 평가
수도권대 링크플러스 '경쟁 치열'
경희대·성균관대 등 16곳 통과
'국(國) 3인방' 국민·단국·동국 합격
한양대는 2곳 캠퍼스 다 붙어
'SKY 대학' 중 고려대만 안도
'신촌 3인방' 연세·이화·서강 고배
수도권대 링크플러스 '경쟁 치열'
경희대·성균관대 등 16곳 통과
'국(國) 3인방' 국민·단국·동국 합격
한양대는 2곳 캠퍼스 다 붙어
'SKY 대학' 중 고려대만 안도
'신촌 3인방' 연세·이화·서강 고배
‘산학협력 우등생’으로 불리던 서강대가 정부의 2단계 산학협력 재정지원사업에서 탈락했다. 서울대 역시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두 곳 모두 제2캠퍼스 설립을 놓고 내홍을 치른 게 감점 요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라 부정입학’으로 교육부 제재를 받은 이화여대는 신청서조차 내지 못했다. 연세대는 지난 1단계(2012~2016년) 때에 이어 이번에도 탈락해 충격에 휩싸였다.
수도권 16개 대학, 첫 관문 통과
14일 각 대학에 따르면 올해부터 5년간 약 1조6300억원이 투입될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링크플러스)’ 사업의 1차 합격자가 정해졌다. 전국 4년제 대학 중 총 78곳이 1차 서류 관문을 넘었다. 교육부는 2차 면접을 거쳐 이 가운데 약 50개 대학을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초미의 관심을 끌었던 수도권 대학들의 경쟁에선 총 16곳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경쟁률이 3.4 대 1로 전국 5개 권역 중 가장 치열했다. 국민대 단국대 동국대 등 ‘국(國)’자 돌림 3인방이 웃었다.
한양대는 서울과 에리카(안산)캠퍼스 모두 합격해 산학협력 분야의 강자임을 입증했다. 여대 중에선 서울여대가 유일하게 들어갔다.
일명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로 불리는 서울 주요대 중에선 고려대만 살아남았다. 국민대, 경희대, 성균관대, 세종대, 숭실대, 광운대, 서울과학기술대, 한국산업기술대, 가톨릭대, 아주대 등도 서류 심사에서 살아남았다.
‘국정 농단’ 사태가 대학가에 파장을 일으키면서 이번 재정지원사업 선정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졌다. 교육부는 평가위원(55명)을 한국연구재단 전문가 ‘풀(pool)’에서 선발하던 관행을 깨고 과반수를 공모 형식으로 뽑는 등 평가과정을 바꾸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편파 심사에 대한 논란의 싹을 아예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학내 갈등 대학들 ‘낙방’
1단계 링크(LINC) 사업을 따낸 11개 대학 중에선 서강대와 중앙대가 탈락했다. 서강대가 ‘컷오프’로 떨어진 것은 이변이라는 게 대학가의 반응이다.
서강대는 국내 대학에선 유일하게 기업인(인텔 임원)을 산학협력단장에 앉히는 등 교육부로부터 ‘산학협력 모범대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임 총장과 재단 간 갈등으로 경기 남양주 제2캠퍼스 프로젝트가 좌절되는 등 학내 갈등을 겪으면서 이번 도전에선 고배를 마셨다.
연세대는 1~2단계 산학협력 사업에서 연달아 탈락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공대 인원을 대폭 늘리며 ‘링크 합격’을 꿈꿨지만 ‘정유라 부정입학’이란 복병 탓에 지원조차 못 했다. ‘신촌 3인방’이 모두 떨어진 셈이다.
내홍을 겪었거나 분규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들은 어김없이 탈락했다. ‘대학의 상업화’란 학내 반대 여론으로 1단계 링크 때 참여하지 않은 서울대는 이번 링크플러스에 신청 서류를 냈지만 시흥캠퍼스 문제에 발목이 잡혀 고배를 마셨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 설립 추진에 반발해 대학본부를 점거했던 학생들을 지난 11일 강제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교직원과 학생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재정지원사업은 산학협력 등 특정 주제와 관련된 정량적 지표 외에도 교과과정, 교원인사, 의사결정과정 등 대학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정 결과를 놓고 ‘산학협력 선도’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빠진 상황에서 ‘대학이 산업 발전 및 혁신을 선도한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1단계 링크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등 산학협력 모델을 대학에 정착시키는 데 목적을 뒀다. 재정 지원을 받은 57개교 중 현장밀착형(42개)이 기술혁신형(15개)보다 많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링크플러스에선 산학협력 고도화형(55개)을 대폭 늘렸다. 취업과 연계한 사회맞춤형은 20개에 불과하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역균형이란 명분으로 권역별로 경쟁시키다 보니 수도권의 우수한 대학들이 대거 탈락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정유라 부정입학’으로 교육부 제재를 받은 이화여대는 신청서조차 내지 못했다. 연세대는 지난 1단계(2012~2016년) 때에 이어 이번에도 탈락해 충격에 휩싸였다.
수도권 16개 대학, 첫 관문 통과
14일 각 대학에 따르면 올해부터 5년간 약 1조6300억원이 투입될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링크플러스)’ 사업의 1차 합격자가 정해졌다. 전국 4년제 대학 중 총 78곳이 1차 서류 관문을 넘었다. 교육부는 2차 면접을 거쳐 이 가운데 약 50개 대학을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초미의 관심을 끌었던 수도권 대학들의 경쟁에선 총 16곳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경쟁률이 3.4 대 1로 전국 5개 권역 중 가장 치열했다. 국민대 단국대 동국대 등 ‘국(國)’자 돌림 3인방이 웃었다.
한양대는 서울과 에리카(안산)캠퍼스 모두 합격해 산학협력 분야의 강자임을 입증했다. 여대 중에선 서울여대가 유일하게 들어갔다.
일명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로 불리는 서울 주요대 중에선 고려대만 살아남았다. 국민대, 경희대, 성균관대, 세종대, 숭실대, 광운대, 서울과학기술대, 한국산업기술대, 가톨릭대, 아주대 등도 서류 심사에서 살아남았다.
‘국정 농단’ 사태가 대학가에 파장을 일으키면서 이번 재정지원사업 선정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졌다. 교육부는 평가위원(55명)을 한국연구재단 전문가 ‘풀(pool)’에서 선발하던 관행을 깨고 과반수를 공모 형식으로 뽑는 등 평가과정을 바꾸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편파 심사에 대한 논란의 싹을 아예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학내 갈등 대학들 ‘낙방’
1단계 링크(LINC) 사업을 따낸 11개 대학 중에선 서강대와 중앙대가 탈락했다. 서강대가 ‘컷오프’로 떨어진 것은 이변이라는 게 대학가의 반응이다.
서강대는 국내 대학에선 유일하게 기업인(인텔 임원)을 산학협력단장에 앉히는 등 교육부로부터 ‘산학협력 모범대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임 총장과 재단 간 갈등으로 경기 남양주 제2캠퍼스 프로젝트가 좌절되는 등 학내 갈등을 겪으면서 이번 도전에선 고배를 마셨다.
연세대는 1~2단계 산학협력 사업에서 연달아 탈락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공대 인원을 대폭 늘리며 ‘링크 합격’을 꿈꿨지만 ‘정유라 부정입학’이란 복병 탓에 지원조차 못 했다. ‘신촌 3인방’이 모두 떨어진 셈이다.
내홍을 겪었거나 분규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들은 어김없이 탈락했다. ‘대학의 상업화’란 학내 반대 여론으로 1단계 링크 때 참여하지 않은 서울대는 이번 링크플러스에 신청 서류를 냈지만 시흥캠퍼스 문제에 발목이 잡혀 고배를 마셨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 설립 추진에 반발해 대학본부를 점거했던 학생들을 지난 11일 강제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교직원과 학생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재정지원사업은 산학협력 등 특정 주제와 관련된 정량적 지표 외에도 교과과정, 교원인사, 의사결정과정 등 대학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정 결과를 놓고 ‘산학협력 선도’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빠진 상황에서 ‘대학이 산업 발전 및 혁신을 선도한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1단계 링크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등 산학협력 모델을 대학에 정착시키는 데 목적을 뒀다. 재정 지원을 받은 57개교 중 현장밀착형(42개)이 기술혁신형(15개)보다 많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링크플러스에선 산학협력 고도화형(55개)을 대폭 늘렸다. 취업과 연계한 사회맞춤형은 20개에 불과하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역균형이란 명분으로 권역별로 경쟁시키다 보니 수도권의 우수한 대학들이 대거 탈락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