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도 153억달러 베팅…판 커지는 IT 강자들의 '자율주행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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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글로벌 M&A 경쟁'
'반도체 최강' 인텔과 '똑똑한 눈' 모빌아이 결합
"자율주행차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최전선"
완성차·SW·반도체 글로벌 기업들 각축전
미국 캘리포니아, 내년 자율주행 택시 허용
'반도체 최강' 인텔과 '똑똑한 눈' 모빌아이 결합
"자율주행차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최전선"
완성차·SW·반도체 글로벌 기업들 각축전
미국 캘리포니아, 내년 자율주행 택시 허용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이스라엘의 자율주행차 관련 벤처기업 모빌아이를 153억달러(약 17조5600억원)에 인수하면서 자율주행차 시장을 둘러싼 인수합병(M&A)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자율주행차가 PC, 스마트폰을 잇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촉망받는 ‘디지털 기기’로 떠오름에 따라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업, 반도체 회사까지 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글로벌 M&A 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달리는 서버”
“자율주행차의 똑똑한 눈(모빌아이)과 뇌(인텔)가 결합했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모빌아이를 인수한 13일(현지시간) 임직원에게 보낸 글에서 이같이 표현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모빌아이는 카메라나 레이더 등에서 수집된 정보를 자동으로 분석해 차량 운행을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GM 폭스바겐 혼다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300여대의 자율주행차에 솔루션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러재니치 CEO는 “자율주행차는 ‘달리는 서버’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앞으로 자동차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도 과거 마력에서 컴퓨터 연산능력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이번 모빌아이 인수는 2015년 반도체 회사인 알테라 인수(167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모바일 칩셋 시장을 퀄컴에 내준 뼈아픈 실책을 자율주행차 시장에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텔은 지난해 11월 자율주행그룹(ADG) 조직을 신설해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 1월에는 유럽 최대 지도 서비스 회사인 히어의 지분을 인수했다. 올 연말까지 BMW와 손잡고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40대를 시험할 계획이다.
◆치열해지는 M&A 전쟁
인텔의 최대 라이벌 기업인 퀄컴도 작년 10월 가속기, 브레이크 페달을 컨트롤하는 칩셋을 개발한 NXP반도체를 390억달러에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차량용 음향기기 제조사인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했다.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다. 자율주행차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구글은 2013년 이스라엘 내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웨이즈를 11억달러에 샀다. 구글은 올해 초 연구개발 조직이던 웨이모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시키며 조만간 우버와 비슷한 자율주행차 택시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인 GM과 포드도 각각 지난해와 올해 초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10억달러씩 투자하면서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규제 완화로 멍석 깔아주는 미국
미국에서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 완화가 업계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내년부터 일반도로에서 운전자가 동승하지 않고도 자율주행차 운행이 가능하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운전대나 페달을 부착하고 운전자가 탑승해야만 자율주행차 운행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구글 우버 등 기업이 긴급 상황 시 정지 버튼만 누르면 멈출 수 있도록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교통 법규에 맞게 프로그램을 짠다면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연구 목적으로만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기본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의 기술 개발 속도가 워낙 빨라 자칫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자율주행차 기술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라며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키워지지 않는 만큼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한 해결책은 M&A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자율주행차는 달리는 서버”
“자율주행차의 똑똑한 눈(모빌아이)과 뇌(인텔)가 결합했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모빌아이를 인수한 13일(현지시간) 임직원에게 보낸 글에서 이같이 표현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모빌아이는 카메라나 레이더 등에서 수집된 정보를 자동으로 분석해 차량 운행을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GM 폭스바겐 혼다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300여대의 자율주행차에 솔루션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러재니치 CEO는 “자율주행차는 ‘달리는 서버’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앞으로 자동차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도 과거 마력에서 컴퓨터 연산능력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이번 모빌아이 인수는 2015년 반도체 회사인 알테라 인수(167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모바일 칩셋 시장을 퀄컴에 내준 뼈아픈 실책을 자율주행차 시장에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텔은 지난해 11월 자율주행그룹(ADG) 조직을 신설해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 1월에는 유럽 최대 지도 서비스 회사인 히어의 지분을 인수했다. 올 연말까지 BMW와 손잡고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40대를 시험할 계획이다.
◆치열해지는 M&A 전쟁
인텔의 최대 라이벌 기업인 퀄컴도 작년 10월 가속기, 브레이크 페달을 컨트롤하는 칩셋을 개발한 NXP반도체를 390억달러에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차량용 음향기기 제조사인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했다.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다. 자율주행차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구글은 2013년 이스라엘 내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웨이즈를 11억달러에 샀다. 구글은 올해 초 연구개발 조직이던 웨이모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시키며 조만간 우버와 비슷한 자율주행차 택시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인 GM과 포드도 각각 지난해와 올해 초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10억달러씩 투자하면서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규제 완화로 멍석 깔아주는 미국
미국에서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 완화가 업계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내년부터 일반도로에서 운전자가 동승하지 않고도 자율주행차 운행이 가능하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운전대나 페달을 부착하고 운전자가 탑승해야만 자율주행차 운행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구글 우버 등 기업이 긴급 상황 시 정지 버튼만 누르면 멈출 수 있도록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교통 법규에 맞게 프로그램을 짠다면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연구 목적으로만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기본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의 기술 개발 속도가 워낙 빨라 자칫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자율주행차 기술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라며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키워지지 않는 만큼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한 해결책은 M&A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