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올해 중국·유럽 판매 5%대 증가 예상…멕시코 공장도 본격 가동"
최근 3년간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판매 성장률 하락과 환율의 부정적 흐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기아자동차도 2011~2014년 출하 증가율은 연평균 6%였지만 2015년과 지난해는 각각 0%, -1%로 크게 둔화됐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에서의 점유율 하락과 신흥국 수요 부진, 국내 공장 파업 등 때문이다. 중국에서 출하는 2014년 64만6000대에서 2015년 61만6000대로 감소했다. 2016년 신차 출시로 65만대로 회복했지만 최근 3년간 판매가 정체된 상태다. 이 기간 중국 시장의 수요는 1923만대에서 2404만대로 25% 증가했고 기아차의 점유율은 3.4%에서 2.7%로 하락했다. 시장 수요가 레저용자동차(RV) 위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한 적응이 늦어졌다. 현지 브랜드들과의 경쟁도 심해졌다. 신흥국 부진은 기아차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문제였다. 러시아와 브라질 시장 수요가 최근 3년간 48%, 44%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신흥국 수요가 부진했고 신흥국 비중이 높은 한국 완성차가 타격을 입었다. 기아차도 최근 2년간 아프리카 중동 러시아 동유럽 등 신흥국에서 13만대의 판매 감소를 겪었다. 신흥국 수출 부진과 파업의 영향이 더해져 국내 공장 출하는 2016년 10% 줄었다.

올해도 세계적으로 수요 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기아차를 둘러싼 업종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중국은 구매세가 2.5%포인트 인상되는 영향으로 시장 성장률이 2016년 15%에서 2017년에는 4%로 하락할 것이다. 미국은 대기수요가 소진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어 시장 수요가 1% 감소하고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변수다. 한국은 상반기까지는 전년 동기의 높은 기저가 부담이다.

이런 어려운 시국에 기아차는 2017년 사업계획으로 출하 317만대(+5.0%), 판매 315만대(+4.3%)를 제시했다. 중국(+7.7%)과 멕시코(+138.0%) 공장 위주로 전체 출하가 늘어나고, 소매 판매는 한국을 제외한 미국, 유럽, 중국, 기타 지역이 각각 7.9%, 5.6%, 5.0%, 5.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신차 출시와 멕시코 공장의 가동이다.

우선 기아차는 1분기 한국에서 신형 모닝과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유럽에서 모닝과 프라이드 후속, 중국에서는 중국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한다. 2분기에는 한국에서 신형 고성능 차량인 스팅어, 미국에서는 프라이드 후속 등을 출시한다. 3분기에는 한국에서 프라이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과 쏘렌토 F/L, 유럽에서는 스팅어와 프라이드 CUV, 그리고 중국에서는 모닝급 신형 소형차를 투입하고 4분기에는 한국에서 신형 프라이드와 미국에서 스팅어, 중국에서 신형 포르테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차들이 대부분 기아차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SUV와 소형 세단 모델들인 만큼 기존 신차 대비 성과가 기대된다.

멕시코 공장의 본격 가동도 주요 성장동력이다. 지난해 5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멕시코 공장은 총 생산능력 28만대(최대 40만대까지 확장 가능) 규모로 포르테 위주로 10만대 생산되고 올해부터 현지 전략 소형차종 등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멕시코 내수와 중남미 수출까지 염두에 둔 공장이다. 생산·운송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북미 시장에 대한 대응력이 커졌고 그동안 직접 대응이 힘들었던 중남미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현지생산 체제 구축으로 멕시코 내 주력 승용차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용이해져 현지 점유율 상승에 기여할 것이고 생산 물량의 10% 수준인 수입 쿼터를 통해 고사양 SUV 수입도 늘릴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멕시코 공장의 미국 수출 물량에 대한 국경세 부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경세가 현실화되면 멕시코 공장 내 생산물량의 가격 경쟁력이 훼손되면서 출하 부진과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Cover Story] "올해 중국·유럽 판매 5%대 증가 예상…멕시코 공장도 본격 가동"
과거 몇 년간 기아차를 괴롭혀온 신흥국의 수요 부진은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의 상당수가 원자재 가격에 대한 경기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고생했다. 지난해를 바닥으로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면서 해당 국가들의 소비 경기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기아차 주가의 기조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수가수익비율(PER) 5배 초반,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대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주가 반전 가능성이 있다. 이를 현실화하는 동력은 출하 회복이 될 것이고 이는 신차 투입과 신공장 가동을 통해 가능하므로 현재의 낮은 주가 수준에서 일정 부분의 주가 회복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송선재 <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sunjae.song@hanaf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