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보석·시계업체 까르띠에가 지난해 중국 위챗에 온라인 상점을 개설했다. 위챗은 ‘중국판 카카오톡’이라 불리는 모바일 메신저다. 오프라인 매장 판매만을 고집하던 명품 업체가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글로벌 명품 업체들이 위챗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워낙 온라인 쇼핑을 즐겨해 명품도 온라인을 통해 팔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업체 L2의 리즈 플로라 아시아태평양 담당 에디터는 “중국은 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시장”이라며 “중국에선 명품도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2에 따르면 월간 활동자 수가 8억5000만명에 달하는 위챗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명품 판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까르띠에는 위챗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해 핑크골드 러브 팔찌 150개를 위챗에서 판매했는데 3일 만에 다 팔렸다. 까르띠에는 2만7600위안(약 450만원)짜리 ‘끌루 컬렉션’을 포함해 60여개 제품을 위챗에서 팔고 있다. 앞으로 상품 종류를 더 늘릴 계획이다.

명품은 아니지만 덴마크 귀금속 업체인 판도라도 작년 10월 알리바바의 T몰에 온라인 매장을 열었다. 케네스 매드슨 판도라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장은 “정가에 팔고 있지만 T몰에서의 매출이 상당하다”며 “위챗에도 온라인 매장을 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