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광화문 빌딩에서 KT 직원들이 미국 버라이즌 직원과 5G 망 연동을 통해 실시간 홀로그램 국제 영상통화를 테스트하고 있다. / 사진=KT 제공
KT 광화문 빌딩에서 KT 직원들이 미국 버라이즌 직원과 5G 망 연동을 통해 실시간 홀로그램 국제 영상통화를 테스트하고 있다. / 사진=KT 제공
KT가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 5세대(5G) 이동통신 망을 활용해 한국과 미국 간 실시간 홀로그램 국제 영상통화에 성공했다. 서로 다른 나라의 5G 망을 연동해 홀로그램 영상통화를 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와 버라이즌은 3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빌딩에서 양사의 5G 협력 성과를 발표하며 이같은 기술을 시연했다. 광화문에 있는 로웰 맥아담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는 홀로그램 국제 영상통화를 통해 미국의 회사 직원과 대화를 나눴다.

이번 홀로그램 영상통화를 위해 양사는 공동 5G 규격 기반으로 광화문과 뉴저지에 각각 28GHz기반 5G 통신망을 구현해 연동시켰다. 28GHz 기반 5G 기술은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 무선총회에서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KT는 버라이즌과 공통 규격화를 거친 기술을 실제로 구현한 것은 5G 국제 표준화 주도 경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KT 관계자는 "이번 홀로그램 시연은 5G 시대에 통신 서비스가 얼마든지 실감형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전세계에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 5G 시범 서비스들이 고가의 전용 단말기들을 사용해 시연된 것과 달리 이날 영상통화에 쓰인 단말기는 저가 보급형 태블릿PC라는 점이 눈길을 끌어다. 이는 5G 서비스가 상용화 단계에 가까이 왔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KT와 버라이즌은 지난해 6월 5G 기술협력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5G 인프라와 기술 개발 연구를 함께 진행해 왔다. 주파수, 전송방식 등 단말기와 기지국 간 연동을 정의하는 핵심 기술 '5G 무선접속기술' 규격을 공동으로 제정하는 작업 등을 이어왔다.

양사는 기존 기술 협력을 이어가며 향후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5G 상용 서비스 개발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KT의 목표인 2019년 5G 상용화는 한 기업이나 국가의 힘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다"며 "글로벌 모바일 생태계에서의 선도 기업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강조했다.

이날 KT와 버라이즌은 가상화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자동화 시스템인 '오케스트레이터'의 연동을 통한 국제 회선 구성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과거에는 평균 10여일에 걸쳐 구축됐던 국제 전용회선이 단 10분만에 자동으로 구성된 것이다.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기반 인프라(SDI)' 기술이 핵심 역할을 했다.

KT 측은 "이번 시연을 통해 KT와 버라이즌은 5G 핵심 기술인 SDI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증명했다"며 "시간과 인력, 비용 절감 혁신을 가져와 국제회선 시장에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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