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인도 뉴델리 타지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마이스 로드쇼 참가기업들이 현지 바이어와 상담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지난달 29일 인도 뉴델리 타지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마이스 로드쇼 참가기업들이 현지 바이어와 상담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중국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역풍에 된서리를 맞은 관광·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업계가 12억 인구의 거대시장 인도에서 시장 다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달 29일 뉴델리 타지팰리스호텔에서 열린 마이스 로드쇼에서다. 한국관광공사와 서울 경기 인천 컨벤션뷰로(CVB)로 구성된 수도권 인센티브 협의회가 중국, 동남아에 편중된 기업회의·포상관광 시장 다변화를 위해 마련한 행사다.

인도 로드쇼는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금지 조치와 맞물려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반토막 가까이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상태에서 정부가 시장 다변화를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엔 무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강동한 경기관광공사 컨벤션뷰로 단장은 “그동안 인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시장은 비행에 7~8시간 이상 소요되는 데다 식습관, 종교 등을 수용할 여력이 갖춰지지 않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인도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사전 예약을 통해 상담 일정을 잡은 150여명의 현지 기업, 여행사의 추가 상담 요청이 쇄도하면서 상담회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다. 박진혁 서울관광마케팅 컨벤션뷰로 단장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는데 의외로 현지 기업과 여행사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며 “상담 요청이 끊이질 않아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내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구 12억의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하며 연평균 7%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이어오고 있는 유망 시장이다. 가파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2006년 834만명이던 해외여행 출국자는 2014년 1833만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 수도 2012년 9만1700명에서 지난해 19만5911명으로 급증했다.

김현 인천관광공사 마이스사업단장은 “2020년 인도의 해외여행 출국자 수가 5000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인도 기업과 단체들이 이미 기업회의와 포상관광 시장에서 상당한 소비력을 갖추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지에서 뉴델리에 이어 뭄바이, 첸나이 등으로 로드쇼 개최 도시를 확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인도에서 시장 다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미주, 유럽, 중동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박철범 한국관광공사 미팅인센티브 팀장은 “유럽과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터키 이스탄불 로드쇼를 9월 개최할 예정”이라며 “11월엔 미주지역 기업 및 단체의 기업회의, 포상관광 단체 유치를 위해 미국 시카고에서 로드쇼를 연다”고 밝혔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