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SK 뇌물죄 놓고…검찰 내부서도 이견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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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기업수사 어떻게 되가나
특수본, 막바지 법리 검토
"기업 현안과 대가성 연결고리"
"증거관계 명확하지 않아" 고심
"CJ는 뇌물죄 적용 힘들다" 우세
특수본, 막바지 법리 검토
"기업 현안과 대가성 연결고리"
"증거관계 명확하지 않아" 고심
"CJ는 뇌물죄 적용 힘들다" 우세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관련 기업 수사 진행 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롯데 SK 두 그룹의 뇌물죄 성립 여부를 집중 검토 중이다. 특수본으로서는 특검의 수사 결과를 뛰어넘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리 구성이 만만치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뇌물죄 적용을 둘러싼 검찰의 고민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롯데와 SK에 뇌물죄를 적용할지를 두고 막바지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특수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7일 소환해 다음날 새벽 5시45분까지 20시간 넘게 고강도 조사를 했다. 신 회장은 면세점 재인가 등의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45억원을 출연했다는 혐의 등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수사에도 검찰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검찰은 당초 최태원 SK 회장의 2015년 광복절 사면과 관련해 재단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에 주목했다. 이후 면세점 인허가, 계열사 세무조사, 주파수 경매, CJ헬로비전 인수 등 전방위로 조사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굴비 엮듯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잇따른 총수 소환에도 롯데와 SK에 대한 뇌물죄 적용이 만만치 않다는 게 검찰의 고민이다. 특검파견 후 복귀한 검사들의 뇌물죄 적용 가능 주장과, 법리적으로 증거가 명확지 않다는 반대 목소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검찰 특수본은 특검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복잡미묘한 상황이다. 고위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뇌물죄로 구속시킨 마당이라 조직 논리상 뭐라도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법리 구성이 만만치 않아 고민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CJ 등 다른 기업 수사는 어디로
특수본이 롯데와 SK 수사에 주력하다보니 나머지 기업은 한발 비켜난 상태에서 수사가 마무리 단계로 치닫고 있다. 롯데와 SK를 제외하면 CJ 정도가 사정권이다. 검찰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면 과정과 관련, 손경식 CJ 회장 조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CJ가 ‘K컬처밸리 사업’을 주도하며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과정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하지만 CJ에 대한 뇌물죄 적용은 어렵지 않으냐는 관측이 검찰 내부에서 흘러나온다. 최순실 씨 등에 의해 이미경 부회장이 퇴진 압력을 받는 등 CJ를 피해자로 판단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뇌물 공여자라 보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다. 문화사업을 하는 CJ가 정부 정책에 호응해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경영전략이라는 반론이 만만찮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당시 기부금을 낸 53개 기업 중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는 ‘강요에 의한 출연’으로 적시한 바 있다. 롯데·SK·CJ에 대한 뇌물죄 적용 여부가 가닥을 잡고 나면 기업 수사도 막을 내릴 것이란 분석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롯데와 SK에 뇌물죄를 적용할지를 두고 막바지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특수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7일 소환해 다음날 새벽 5시45분까지 20시간 넘게 고강도 조사를 했다. 신 회장은 면세점 재인가 등의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45억원을 출연했다는 혐의 등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수사에도 검찰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검찰은 당초 최태원 SK 회장의 2015년 광복절 사면과 관련해 재단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에 주목했다. 이후 면세점 인허가, 계열사 세무조사, 주파수 경매, CJ헬로비전 인수 등 전방위로 조사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굴비 엮듯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잇따른 총수 소환에도 롯데와 SK에 대한 뇌물죄 적용이 만만치 않다는 게 검찰의 고민이다. 특검파견 후 복귀한 검사들의 뇌물죄 적용 가능 주장과, 법리적으로 증거가 명확지 않다는 반대 목소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검찰 특수본은 특검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복잡미묘한 상황이다. 고위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뇌물죄로 구속시킨 마당이라 조직 논리상 뭐라도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법리 구성이 만만치 않아 고민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CJ 등 다른 기업 수사는 어디로
특수본이 롯데와 SK 수사에 주력하다보니 나머지 기업은 한발 비켜난 상태에서 수사가 마무리 단계로 치닫고 있다. 롯데와 SK를 제외하면 CJ 정도가 사정권이다. 검찰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면 과정과 관련, 손경식 CJ 회장 조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CJ가 ‘K컬처밸리 사업’을 주도하며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과정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하지만 CJ에 대한 뇌물죄 적용은 어렵지 않으냐는 관측이 검찰 내부에서 흘러나온다. 최순실 씨 등에 의해 이미경 부회장이 퇴진 압력을 받는 등 CJ를 피해자로 판단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뇌물 공여자라 보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다. 문화사업을 하는 CJ가 정부 정책에 호응해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경영전략이라는 반론이 만만찮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당시 기부금을 낸 53개 기업 중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는 ‘강요에 의한 출연’으로 적시한 바 있다. 롯데·SK·CJ에 대한 뇌물죄 적용 여부가 가닥을 잡고 나면 기업 수사도 막을 내릴 것이란 분석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