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지난달 역대 2위의 깜짝 실적을 냈지만, 중견기업 10곳 중 3곳은 올해 수출이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3~4월 166개 수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중견기업 2017년 수출 전망·환경’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30.1%가 “지난해와 비교해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2일 밝혔다. ‘감소’(27.7%)와 ‘매우 감소’(2.4%)로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대답한 업체들은 30.1%였다. ‘동일’할 것으로 예상한 중견기업이 46.4%로 가장 많았고 ‘증가’는 22.3%, ‘매우 증가’는 1.2%였다.

중견기업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중국 보복, 미국과 중국의 통상 분쟁 현실화 등 대외 요인에 더해 국내적으로는 탄핵 정국의 경제 콘트롤 타워 부재, 조기 대선 이후 급격한 경제 정책 변화 등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 진출 중견기업의 49.1%는 “중국의 경제 제재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체당 평균 예상 피해 금액은 87억6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진출 중견기업은 비관세장벽 강제규정 신설(14.3%), 비정상적인 통관 지연(10.7%) 등의 통관 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 업체의 절반 수준인 47.6%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 보호무역주의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통상 분쟁이 기업 환경 악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차기 정부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중견기업의 세계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외교·통상 교섭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해외 판로 확보와 신규 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