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몽펠르랭소사이어티 서울총회’가 어제 폐막했다. ‘경제적 자유: 번영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열린 나흘간의 지적(知的) 대향연은 대한민국을 넘어 이 시대 세계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번영의 이정표를 다시 한 번 제시한 뜻깊은 행사였다. 앞당겨진 대통령 선거에 가려진 게 무척 아쉽지만,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밀턴 프리드먼 등 자유주의 경제학 거성(巨星)들의 맥을 잇는 석학들이 인류 발전의 예지를 보여줬다.

25편의 새 논문이 발표된 서울총회의 총의는 결코 어려운 것도, 새로운 것도 아니었다. ‘기업가 정신 재조명’ ‘작은 정부와 규제 혁파’ ‘형평보다 성장’ 같은 메시지였다. 한결같이 경제 성장과 국가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키워드다. 자유주의 지성들은 이 가치를 가짜 경제학이 판쳐온 우리 경제 현실에, 포퓰리즘에 찌든 한국 정치판에 맞춘 듯 풀어 설명했다. “기업가는 아무도 발견 못 한 황금의 가치를 알아채는 사람.”(이즈리얼 커즈너 뉴욕대 명예교수) “한국의 2%대 저성장은 기업가 정신 약화에다 서비스업 생산성을 저해하는 규제 때문.”(랜들 존스 OECD 한·일담당관) “사회적 평등을 놓고 싸우기보다 개인의 번영을 추구해야 파이가 커진다.”(야론 브룩 미국 에인랜드연구소장) “자유무역·이민을 막은 건 큰 오류다. 한국의 복지국가행(行)은 신중해야 한다.”(페드로 슈워츠 스페인 카밀로호세셀라대 교수)

성장과 거시정책만이 아니다. “지금 미국의 적정금리는 연 3%대”(‘테일러 준칙’을 창안한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라는 통화전문가의 진단도 나왔다.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집중해 남중국해에 관심을 두지 못하게 하려는 게 중국의 전략이며, 중국은 한반도의 영구 분단을 바란다”(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는 안보전문가의 통찰도 있었다. 5당5색의 국회, 기득권의 대명사처럼 돼버린 노조세력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귀 기울여야 할 경고요 고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