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등이 공공부문 퇴직자에게 지급하는 미(未)사용 유급병가(病暇) 보상금 때문에 비상이라는 보도(한경 5월12일자 A12면)다. 가뜩이나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주정부들이 공무원 수당 폭탄에 휘청이고 있다는 것이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퇴직자 한 명에게 지급한 미사용 휴가 보상금만 33만달러(약 3억7000만원)를 넘는 등 부담이 크게 늘자 “보상한도를 줄여야 한다”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공공부문 일자리의 기본 급여 외에 숨겨져 있던 수당이나 복지 혜택이 뒤늦게 수면 위로 불거지면서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사례다. 제1호 공약인 ‘공공 일자리 81만개 창출’에 본격 나선 문재인 정부가 챙겨봐야 할 대목이다. 5년 동안 21조원을 투입해 공무원만 17만4000명을 더 채용하겠다는 새 정부가 기본 월급과 수당 외에 이런 숨은 비용을 계산했을지 궁금하다. 한국납세자연맹은 “기본급 외에 다양한 수당 등을 포함하면 새 정부 추계보다 연간 세 배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정부는 이런 문제제기에 대한 답부터 내놔야 한다. 안 그래도 매년 공무원연금 적자(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 적자는 3조8000억원)를 국민세금으로 메우고 있는 마당이다.

대부분 정년이 보장되는 공공부문 일자리는 한 번 늘어나면 줄일 방도가 거의 없다. 미래 세대에 막대한 비용부담을 떠넘기는 정책이 될 소지가 크다. 비대해진 공공부문이 민간 일자리를 구축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