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8개국 197개 기업이 한국 인재를 찾기 위해 왔다. 지난 11~12일 이틀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7 글로벌 취업 상담회’에는 사전 면접 신청자만 1만4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구직자의 관심이 높았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세계 18개국 197개 기업이 한국 인재를 찾기 위해 왔다. 지난 11~12일 이틀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7 글로벌 취업 상담회’에는 사전 면접 신청자만 1만4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구직자의 관심이 높았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지난 11일 오전 11시 경기 고양시 킨텍스 ‘2017 글로벌 취업’ 상담회장. “왜 은행에서 일하고 싶은가요?” “은행 신용카드 가입을 권유한다면?” 캐나다 몬트리올은행의 저스틴 김 매니저는 면접 지원자에게 자기소개부터 지원동기, 지원자의 강·약점, 팀워크 등 10가지 질문을 영어로 20분에 걸쳐 쏟아냈다. 그는 “한국인은 성실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선호한다”며 “채용 땐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사상 최대로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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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8개국 197개 기업이 한국인 인재를 뽑기 위해 KOTRA ‘글로벌 취업 상담회’를 찾았다. 일본 기업 91곳, 북미 기업 37곳, 유럽·호주 기업 32곳, 아시아·중동 기업 32곳 등에서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참석했다. 고용노동부가 KOTRA·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이 행사는 올해로 8회를 맞았다. 2013년 시작돼 지금까지 476명이 27개 국가로 취업했다.

이 행사를 통한 취업자의 평균 연봉은 3200만원으로 전체 해외 취업자 평균(2686만원)보다 높다. 구직자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이번 킨텍스 상담회엔 사전 현장면접 신청자만 1만4000명에 달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서류전형을 통해 이뤄진 온·오프라인 면접은 1만5000건을 넘었다. 2014년부터 매년 두 차례 열리는 이 행사는 오는 10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정혁 KOTRA 글로벌 일자리사업단장은 “197개 기업에서 모두 505건의 모집공고를 냈다”며 “채용 규모도 예년과 달리 구체적이고 한국 인재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는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청년은 열정적”

이번 상담회엔 채용 수요가 많은 일본 기업이 절반을 차지했다. 글로벌 기업 아마존재팬은 이번 상담회에서 물류관리직 신입직원 10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니치 후나키 채용담당자는 “고객지향적 사고와 가치관을 지녔다면 누구든 입사할 수 있다”며 “지원자의 경력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인은 공통적으로 리더십이 출중한 장점이 있고 결단력, 문제해결력 또한 일본인보다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일본 미용건강 제조기업 MTG 면접장. 모토무라 가오르 신입채용 담당자는 “인생의 꿈과 비전이 무엇인가” “회사의 경영이념을 잘 알고 있는가” 등을 물었다. 그는 “지난해 이 행사를 통해 한국인 4명을 채용했는데 모두 회사의 경영이념과 지원자의 가치관이 일치했다”며 “한국 청년은 일본인보다 열정적이어서 적극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MTG는 시의 적절한 시장 맞춤형 상품 개발로 매년 110%씩 성장하는 알짜 중소기업이다. 초봉은 350만엔(약 3480만원)이며 도쿄 오사카 근무자에게는 월 2만4000엔의 주택보조금을 지급한다. 이 밖에 도토루커피는 점포 운영, 기획·영업관리자 35명을 채용하고 소프트뱅크는 엔지니어, 영업·비즈니스 기획자 28명을 뽑을 예정이다.

ICRC·블룸버그도 참여

미주·유럽과 호주 기업도 다수 참여했다. 금융시장의 뉴스와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하는 미국 미디어그룹 블룸버그가 한국인 인재를 뽑기 위해 왔다. 박선엽 분석마케팅 차장은 “회사에서 일 잘하는 후배들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라며 “논리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금융정보와 금융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영어실력과 관련해서 그는 한국지사에선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이면 되지만 해외 근무를 원한다면 좀 더 유창한 언어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년 전 한국지사를 연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한국인 실무자 채용을 위해 이번 박람회장을 찾았다. 마틴 운터내러 인사마케팅 담당관은 “재난, 전쟁 지역 식수 시스템 설비 관리감독관 2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며 “영어 이외에 아랍어, 러시아어, 스페인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계 H마트는 구매, 회계, 물류담당자 12명을 채용 중이며 미국연방정부에 정보기술(IT) 서비스를 하는 PSI인터내셔널은 자바·웹 개발자, 사이버 보안관리자 등 6명을 선발 중이다.

공태윤 기자/조아라 JOB인턴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