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사회적 경제’가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시민단체의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상호금융, 비영리조직 등이 수행하는 사회적 경제에 대한 육성과 지원을 약속했다. 입법이나 행정 조치를 통해 이들 사회적 경제 조직이 생산한 제품 및 서비스의 공공기관 의무 구매를 늘리고 이들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일자리를 늘리면서 공동체 역할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조직 개편을 통해 일자리수석실 산하에 사회적경제비서관(1급) 자리를 신설하기도 했다. 사회적경제비서관은 사회적 경제와 공유경제 육성을 위한 각종 정부 정책 도입을 주도하게 된다.

관가 안팎에선 사회적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 출신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시민단체들은 전국에 퍼져 있는 사회적 경제 조직과 깊은 유대를 맺고 있거나 스스로 지역의 사회적 경제를 주도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사회적 경제 분야에 대한 전문성도 높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선 시민단체 소속 인사가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거나 사회적경제비서관을 통해 정책을 제언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제품의 조달청 구매 비중을 확대하거나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사회적 경제 기여도가 클수록 배점을 높이는 등 사회적 경제를 우대하는 정책이 도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정부 지원을 받는 ‘준공기업’으로 변질되면서 국내 경제 전반의 효율성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