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조직을 대거 육성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정책 실행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회적 경제조직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 효과도 얻는다는 게 취지다. 일각에선 정부 지원금만 타내면서 연명하는 ‘좀비’ 기업이나 조합이 난립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정책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회적 기업' 키워 일자리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
◆이달 TF 구성

24일 기재부에 따르면 부 산하 정책조정국은 이달 안에 협동조합정책과를 중심으로 인원 10명 안팎으로 ‘사회적 경제 TF팀’을 구성한다. TF팀은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맞춰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 경제조직을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해 하반기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내놓는다는 목표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회적 경제조직이 일반 기업에 비해 고용 창출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 기재부 판단”이라며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하는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경제기본법’은 이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 두 개다. 기재부는 민주당 발의 법안을 토대로 정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 법안에 적시된 사회적 경제조직에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상호금융 등이 포함된다.

◆사회적 기업으로 일자리 창출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경제를 새 아젠다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11일 청와대 조직 개편에서는 일자리수석실 산하에 사회적경제비서관(1급) 자리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은 일자리 창출에 소극적이니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동시에 시민 생활, 복지 서비스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도 문 대통령과 사회적 경제 관련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기재부 차관 시절인 2013년 협동조합정책심의위원회에서 “협동조합은 일자리, 복지,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맞춤형 정책’”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사회적 경제조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가 2015년 실태조사를 한 결과 협동조합의 취업계수(산출액 10억원의 생산에 유발되는 취업자 수)는 21.4명으로 전체 산업 평균인 6.4명보다 높았다. 평균 종사자 수도 2013년 7.1명에서 지난해 8.2명으로 증가했다.

◆실효성 의문도

경제계에서는 사회적 경제조직의 일자리 창출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지금도 사업성이 떨어져 폐업하거나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지원으로 연명하는 사회적 경제조직이 많다는 지적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2년 말 이후 설립된 협동조합 가운데 운영을 하지 않거나 폐업한 곳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44.5%에 달했다.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조직은 중소기업청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과 지자체에서 각각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창업지원 등 명목으로 받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적 경제조직의 손실은 결국 각종 지원금과 세금으로 메워져 국가적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회적 경제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등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사회적 경제조직이 상호협력과 사회연대를 바탕으로 사업체를 통해 수행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 사회적 경제조직에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이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