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IT쇼(WIS) 2017’에는 29개 대학의 38개 연구센터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등의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신기술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이들 대학 연구센터는 미래사회 안전·보안, 콘텐츠·미디어, 지능형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주제로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을 맞았다.

한국교통대 ICT융합연구센터는 도로 위에서 차량 간 통신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연구센터의 우상우 씨(27·석사 과정)는 “주변 차량이 일정 범위를 넘어서 가까워지면 경보를 울리는 시스템”이라며 “내 차와 주변 차량의 속도에 따라 안전 범위가 실시간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주변 차량이 갑자기 핸들을 확 꺾는 상황 등도 곧바로 인지하게끔 설계됐다.

한국교통대는 실시간으로 도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블랙박스 앱(응용프로그램)’도 공개했다. 주변에서 차량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최근 2분치 블랙박스 영상이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전송되고, 사고 정보 등은 곧바로 차량 운전자들 사이에서 공유된다. 블랙박스 영상은 언론 보도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전남대 도시재난재해 대응 스마트시스템 연구센터는 화재 현장 등에 투입할 수 있는 드론(무인 항공기)을 전시했다. 연구센터의 김종인 연구원(30)은 “360도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사고 현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항공대 ICT항공군수 융합 연구센터는 인터넷 중계와 정찰·감시용으로 쓸 수 있는 ‘태양광 드론’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페이스북의 인터넷 중계용 대형 드론 ‘아퀼라’와 비슷한 제품이다. 김병욱 연구원은 “기류가 강한 저고도에서도 비행할 수 있는 무인기”라며 “낮에 태양광으로 충전해 밤에도 떠 있을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재활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도 전시됐다. 단국대 웨어러블 싱킹연구센터는 게임을 하면서 손가락 재활치료 등을 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콘텐츠와 글러브 등을 선보였다. 가상 키보드 입력 플랫폼도 공개했다. 특수 카메라를 내장해 손가락 움직임만으로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단국대 컴퓨터공학과의 김태현 씨(21)는 “일반적으로 재활치료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환자들이 지루해한다는 점”이라며 “VR 게임이나 증강현실(AR) 콘텐츠 등을 웨어러블 기기에 접목해 재활 치료에 도움을 주기 위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