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 견인한 수출·건설경기 꺾일 듯… 신산업 육성 서둘러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18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
전문가들 경제 진단
보호무역주의 확산 빨라져
수출증가율 10%P 하락할 듯
규제 강화로 부동산 위축
'추격형→선도형'으로 산업혁신 전략 다시 짜야
전문가들 경제 진단
보호무역주의 확산 빨라져
수출증가율 10%P 하락할 듯
규제 강화로 부동산 위축
'추격형→선도형'으로 산업혁신 전략 다시 짜야
2018년 한국 경제는 수출·투자 부진 등의 여파로 성장세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과 통상 마찰이 심해지면서 한국 경제의 주축인 수출 증가세가 꺾일 것”이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의 전망이다.
수출과 함께 올해 한국 경제 회복을 이끈 건설·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정부에 신(新)산업 육성 등 강력한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또 “기업은 수출 시장 다변화 등 새로운 발전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 증가율 둔화 가능성 커
한국경제신문이 21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연 ‘2018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3.1~3.2%)보다 낮은 2.9~3.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3% 안팎의 성장세는 이어가겠지만, 수출 실적이 악화되면서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한국의 최대 수출처인 중국의 수입이 줄고 있는 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수출 증가율이 올해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한국 경제와 기업들은 그동안 수출에 의존해 성장해왔기 때문에 세계 교역 부진에 따른 타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석유화학 등 세계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가진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부원장은 “디스플레이 철강 석유화학 등 반도체와 함께 올해 수출 증가를 이끌었던 제품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거나, 상승세가 주춤해졌다”며 “내년 수출 증가율은 올해(15.6%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5.3%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통화 긴축 움직임과 북한 리스크(위험)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기업에 부담 요인이다.
◆건설·설비투자 ‘뚝’
2015년 이후 3년간 국내 경기 회복세를 이끈 건설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공급 과잉 등으로 신규 주택 착공이 줄고 있고, 경기선행지수도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을 대폭 축소했다”며 “도로 철도 항공 등 신규 인프라 투자가 위축되면서 전체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두 자릿수에서 내년에 3% 안팎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강 부원장은 “정보기술(IT)산업을 제외한 제조업체들의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해 전체 설비투자 증가분 가운데 반도체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77%였다.
강 부원장은 “조선·철강 기업은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고 자동차업체는 업황이 좋지 않아 투자를 본격 확대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부진했던 민간 소비가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에 힘입어 내년에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다변화 시급”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막으려면 경제 기초체력과 기업 내실을 키우고, 신산업 육성에 주력하는 게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 원장은 “한국의 서비스업 경쟁력은 제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고용 부진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부원장은 “주력 산업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추격은 한국 기업에 위협 요인인 동시에 신시장 개척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며 “인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으로 수출처를 다변화하고 의약품 화장품 등 차세대 유망 수출 상품을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IT 기업들은 기존 ‘추격형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 선도자로서 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은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신속한 대응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일관성 있는 경제·금융정책을 통해 위기가 발생해도 흔들림 없이 맞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수출과 함께 올해 한국 경제 회복을 이끈 건설·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정부에 신(新)산업 육성 등 강력한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또 “기업은 수출 시장 다변화 등 새로운 발전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 증가율 둔화 가능성 커
한국경제신문이 21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연 ‘2018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3.1~3.2%)보다 낮은 2.9~3.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3% 안팎의 성장세는 이어가겠지만, 수출 실적이 악화되면서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한국의 최대 수출처인 중국의 수입이 줄고 있는 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수출 증가율이 올해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한국 경제와 기업들은 그동안 수출에 의존해 성장해왔기 때문에 세계 교역 부진에 따른 타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석유화학 등 세계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가진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부원장은 “디스플레이 철강 석유화학 등 반도체와 함께 올해 수출 증가를 이끌었던 제품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거나, 상승세가 주춤해졌다”며 “내년 수출 증가율은 올해(15.6%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5.3%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통화 긴축 움직임과 북한 리스크(위험)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기업에 부담 요인이다.
◆건설·설비투자 ‘뚝’
2015년 이후 3년간 국내 경기 회복세를 이끈 건설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공급 과잉 등으로 신규 주택 착공이 줄고 있고, 경기선행지수도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을 대폭 축소했다”며 “도로 철도 항공 등 신규 인프라 투자가 위축되면서 전체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두 자릿수에서 내년에 3% 안팎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강 부원장은 “정보기술(IT)산업을 제외한 제조업체들의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해 전체 설비투자 증가분 가운데 반도체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77%였다.
강 부원장은 “조선·철강 기업은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고 자동차업체는 업황이 좋지 않아 투자를 본격 확대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부진했던 민간 소비가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에 힘입어 내년에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다변화 시급”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막으려면 경제 기초체력과 기업 내실을 키우고, 신산업 육성에 주력하는 게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 원장은 “한국의 서비스업 경쟁력은 제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고용 부진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부원장은 “주력 산업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추격은 한국 기업에 위협 요인인 동시에 신시장 개척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며 “인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으로 수출처를 다변화하고 의약품 화장품 등 차세대 유망 수출 상품을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IT 기업들은 기존 ‘추격형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 선도자로서 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은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신속한 대응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일관성 있는 경제·금융정책을 통해 위기가 발생해도 흔들림 없이 맞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