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이 오픈한 세븐프레쉬(7FRESH). 사진=바이두
징둥이 오픈한 세븐프레쉬(7FRESH). 사진=바이두
'슥~'

지난 4일 베이징에 위치한 한 마트 내 수입과일 구역. QR코드가 부착된 과일을 집어 들고 천장에 갖다 대자 거대한 유리판에 원산지, 당도 등 정보가 자동으로 뜹니다.

매장 구석에는 장바구니 대신 작은 로봇처럼 보이는 카트가 눈에 띕니다. 상품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있네요. 마트 관계자는 "이건 '스마트 카트'로 탁월한 충돌 방지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며 "적외선 감지 기능 등을 통해 장애물을 맞닥뜨리면 즉각 브레이크가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중국 마트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거래가 둔화되면서 알리바바, 징둥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및 첨단 물류 등을 융합한 '신유통'에 적극 뛰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4일 오픈한 이 마트의 이름은 '세븐프레쉬(7FRESH)'로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업체 징둥이 선보인 신선식품 전문마트입니다. 총 면적은 4000㎡(1210평)이며, 세부적으로 야채·과일·육류·주류·해산물·화훼류 등을 취급하고 있죠.
젋은이들 사이에서 인기인 신선식품 매장. 사진=바이두
젋은이들 사이에서 인기인 신선식품 매장. 사진=바이두
정식 오픈전 일주일도 안되는 짧은 시범 운영 기간에 하루 평균 방문 고객수는 1만명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시범 운영한 첫날 앱(APP) 가입자 수는 앱 출시 첫날에 비해 3000% 폭증했습니다.

이토록 현지인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곳에서는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알리바바가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통합형 마트 체인점 '허마셴성'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는 점도 주목 요인이죠.

알리바바그룹이 앞세우고 있는 '허마셴성'은 전통적인 대형마트가 아닌, 신기술과 첨단 물류를 활용한 신개념 마트입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쇼핑을 동시에 할 수 있고, 3km 이내 거주자들에겐 30분 이내로 배송하는 등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 식재료를 조리해 완제품으로 판매하는 코너가 별도로 있습니다. 신선식품을 눈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고, 빠른게 접할 수 있으니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뒤늦게 뛰어든 징둥 역시 유사한 신선식품 마트 '7FRESH'를 선보이며 추격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징둥에서 물류를 책임졌던 이가 '허마셴성' 첫 매장을 냈다고 하네요. 이후 알리바바가 인수했다고 합니다.
셀프 결제가 가능하다.(왼쪽) 매장내 로봇이 시범 작용되고 있다.(오른쪽) 사진=바이두
셀프 결제가 가능하다.(왼쪽) 매장내 로봇이 시범 작용되고 있다.(오른쪽) 사진=바이두
7FRESH 매장내 과일코너에 가면 QR코드를 통해 과일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이곳에서는 카트를 끌지 않아도 됩니다. 팔찌 하나만 차면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스마트 카트'가 졸졸 따라다니기 때문이죠. 마트 관계자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온 고객들을 위해 이 서비스를 고안했다고 합니다.

계산대 줄이 길면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면 됩니다. 마트 앱을 다운로드한 이후 휴대폰 번호로 계정등록만 하면 상품을 스캔한 뒤 결제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위쳇페이를 통해 안면인식 결제도 가능합니다.

온라인 쇼핑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새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보입니다. 체험을 극대화하고 편리성을 높여 온오프라인으로 고객을 유인하겠다는 게 이들의 전략인 셈이죠.

알리바바는 현재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 13개인 허마센셩 마트를 1년 안에 중국 전역에 2000개로 늘린다고 합니다. 징둥 역시 3~5년내 전국 1000여개의 매장을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얼핏 보면 평범할 수 있는 O2O(online to offline) 현장이지만 중국 대표적인 IT업체들은 체질 개선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마트는 과연 어느 수준까지 진화할까요?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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